■ 화물연대 협상 타결… 파업 7일 깊은 생채기

정부와 컨테이너운송사업자협의회(CTCA)가 19일 컨테이너 운송료 인상에 잠정 합의하면서 물류대란의 큰 고비를 넘기게 됐다. 화물연대와 CTCA는 이날 부산해양항만청에서 재개된 협상에서 ‘운송료 19% 인상’에 전격 합의, 파업에 나섰던 화물운송업자들이 속속 산업현장에 복귀하고 있다.

이번 화물연대 파업은 국내 산업 전반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한국무역협회는 파업 첫날인 12일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접수된 직접적 피해규모를 수출 148개사 1억230만 달러, 수입 73개사 4,081만 달러로 집계했다. 수출입 차질액은 79억 달러로 추산됐다. 2003년 5월 물류대란 당시 주요항만 및 장거리화물 운송재개 등 원상복구에 일주일이 걸린 전례를 볼 때 수출은 2억500만 달러, 수입은 9,000만 달러 정도 차질액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청와대 전·현 주인 촛불집회 '盧심李심'

이명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19일 “청와대 뒷산에 올라 촛불을 바라보며 자신을 돌아봤다”라고 말한 게 화제다. 2004년 탄핵정국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에 반대하는 촛불을 바라보며 마음을 추슬렀던 것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김종민 전 국정홍보비서관은 최근 노 전 대통령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2004년 3월 노 대통령이 탄핵됐다. (이에 반대하는) 촛불이 밤을 밝혔다. 직무가 정지된 노 대통령은 한밤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그 거대한 촛불의 물결을 바라봤다. 노 대통령은 두렵다고 했다. 저렇게 수준 높은 시민들을 상대로 정치를 하려면 앞으로 누구라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라며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심경을 전했다. 노 전 대통령에게 촛불은 두렵지만 큰 힘이 되는, 경외(敬畏)의 대상이었던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이 대통령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6월 10일 광화문 일대가 촛불로 밝혀졌던 그 밤에 캄캄한 산중턱에 앉아 시가지를 가득 메운 촛불 행렬을 바라봤다. 국민을 편하게 모시지 못한 제 자신을 자책했다. 촛불로 뒤덮였던 거리에 희망의 빛이 넘치게 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노 전 대통령과 달리 이 대통령에게는 촛불이 자성을 촉구하는 자극제이자 회한과 각오를 담아내는 투지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을 법하다.

■ 이상득, 알고 보니 정두언 후원회장

요즘 한나라당 안팎에서는 이상득 의원이 정두언 의원의 후원회장이라는 사실이 새삼스레 회자되고 있다. 최근 정 의원의 ‘권력 사유화’ 발언을 계기로 두 사람이 격한 갈등을 빚은 터라 참 묘한 인연이라는 점에서 입방아에 오른 것이다.

이 의원은 정 의원이 17대 국회에 입성하면서부터 후원회장을 맡았다. 통상 후원회장을 맡으면 각종 행사가 있을 때 참석해 축사도 하는 등 해당 의원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게 된다. 후원금 모금 안내장을 발송할 때도 후원회장 명의로 나가게 된다. 현재 정 의원의 홈페이지에도 이 의원이 후원회장으로서 인사말을 올려 놓았다.

당 안팎에서는 두 사람의 이런 관계를 두고 “참 난감하겠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두 사람이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관측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뭐 그런 것까지 신경 쓸 필요 없다”는 반응이다. 이 의원 측은 “이 의원은 후배들이 후원회장을 부탁해 오면 대부분 맡는 편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해오던 일인데 난감할 게 없다”고 했고, 정 의원 측도 “불편해질 일이 아니다”고 했다. 이 의원은 현재 정 의원을 비롯해 정병국 권영진 황영철 의원 등 모두 4명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 '친재벌' 백용호 공정위원장 마음 바꿨나

취임 이후 친재벌 정책으로 일관하던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의 자세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백 위원장은 3월 취임하자마자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상호출자제한제도 축소 등을 서두르며 ‘대기업 프렌들리’의 중심에 섰다. 이에 공정위가 본분을 망각했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사실상 일을 하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는 질타도 쏟아졌다.

그런데 최근 백 위원장의 행보에 뚜렷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규제 완화’만 강조하던 그가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한 엄단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들이 공기업을 인수해 독과점을 강화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우려가 크다”고 지적하는가 하면, 중소기업들이 원자재값 인상에 따른 납품단가 인상분을 대기업에 요청할 수 있는 제도도 발표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금융전문가 출신인 백 위원장이 초기에는 공정위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졌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듣고, 공정위 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점차 높이면서 제 역할을 찾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촛불 집회 등으로 정부의 친재벌 정책에 대한 비판이 확산된 것도 공정위 역할을 다시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 대우조선, 초대형 유조선 건조 100척 돌파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초대형 유조선 100척 이상 건조 기록을 세웠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초대형 유조선 ‘시리우스 스타’(Sirius Star)와 ‘베가 스타’(Vega Star) 명명식을 연 뒤 선주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벨라사(社)에 인도, 초대형 유조선 101척 인도 실적을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1988년 홍콩 월드와이드사에 초대형 유조선을 처음 인도한 뒤 20년 만에 인도 실적이 100척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초대형 유조선은 25만 톤 이상의 원유를 실을 수 있는 거대한 선박으로, 대우조선해양은 75년부터 전 세계에서 건조된 506척의 초대형 유조선 중 20%인 102척을 건조했다.

■ 이 튀어야 매출이 뛴다?

지난해 광고업계를 강타한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효과가 여전한 듯, 음식료 업계에 이색 제품명이 쏟아지고 있다.

현대약품의 건강기능성 음료 ‘호박에 빠진 미인’은 출시 2개월 만에 50만병 이상 팔렸다. 노폐물 배출을 도와 붓기를 완화시켜주는 기능을 강조하기 위한 작명이 웰빙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롯데칠성음료가 최근 내놓은 녹차제품 ‘봄 녹차 비 오기 전에’도 인기를 끌고 있다. 우전차(봄의 마지막 절기에 내리는 비를 뜻하는 ‘곡우’ 전에 딴 찻잎)를 일부 재료로 썼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작명이다. 풀무원이 내놓은 냉장주스의 이름은 재료 자체의 맛과 영양을 그대로 살렸다는 뜻을 담은 ‘I’m Real’(아임리얼)이다.

남양유업은 최근 주원료인 콩을 상징하는 ‘豆 대리’라는 가상 인물을 제품명에 등장시킨 ‘豆(두) 대리의 맛있는 아침’을 출시, 연간 1조 원대를 바라보는 직장인 음료 시장을 겨냥했다. 스트레스와 격무에 가장 시달리는 직급인 ‘대리’를 전면에 내세워 직장인들의 공감대를 자극한 것.

현대약품 관계자는 “요즘 젊은 소비자들은 제품의 소재나 기능성만큼 제품명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짧고 간결한 단어로 제품 이미지를 집약하는 것은 적어도 식음료 쪽에서는 구시대 유물이며, 제품 소재나 기능성을 서술적으로 그대로 풀어 쓰는 것이 더 참신한 이미지를 준다”고 설명했다.

■ 이문열 "촛불집회는 불장난" 발언 논란

촛불집회를 “위대하면서도 끔찍한 디지털 포퓰리즘”이라고 규정했던 소설가 이문열씨가 17일 “불장난을 오래 하다 보면 결국 불에 데게 된다. 촛불장난도 너무 오래 하는 것 같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씨는 이날 라디오 시사프로에 출연해 ‘광우병국민대책회의’가 20일까지 정부의 재협상 발표가 없을 경우 정권퇴진 운동도 불사하겠다고 한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배가 암초쪽으로 다가가면 바른 길로 이끌어야 하는 것 아니냐”, “지나친 발언과 표현”이라며 비판하는 등 인터넷을 중심으로 거센 논란이 일었다. 이씨는 2001년 진보시민단체들의 활동을 ‘홍위병’에 비유했다가 ‘책 장례식’, ‘책 반납운동’ 등으로 홍역을 치른 뒤 정치적 발언을 자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 남아공 중국계 주민 '흑인 꿈' 이뤘다

“우리도 흑인이 되고 싶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 고등법원이 남아공중국인협회(CASA)의 주장을 수용, 중국계 남아공인을 ‘법률상 흑인’으로 분류하는 판결을 내렸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8일 보도했다.

이번 판결로 약 20만 명으로 추산되는 남아공 중국계 주민은 흑인, 인도계, 컬러드(흑백혼혈)에게 부여되는 사업계약, 취업, 승진 등과 관련한 경제적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CASA는 중국계가 수십 년 동안 극심한 차별을 받아왔다며 2000년부터 정부에 차별 해소책을 요구해 왔다.

중국계는 과거 백인정부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시절 유색인종이란 이유로 투표권을 박탈당하고 공공장소 출입이 일부 제한됐다.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가 폐지되고 흑인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는 백인으로 분류돼 정부가 유색인종을 위해 마련한 법적 혜택을 받지 못했다. 흑인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차별이 해소되지 않자 중국계는 자신들을 흑인으로 분류해 달라는 소송을 냈고 마침내 승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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