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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인환의 '고종시대의 리더십'을 읽고







박용배 언론인



그는 6월24일 미 백악관 데이너 페리노 대변인의 발표- “부시 대통령은 다음달 서방선진7개국과 러시아의 G8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할 때 한국을 방문하지 않는다”-를 어떻게 느꼈을까.

그는 6월16일자 한국일보 학술담당 이왕구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명박 정부는 실용주의를 내세웠지만, 일제시대 훼절한 실력양성론자들처럼 민족정체성을 거스를 수 있다는 실리론의 부정적인 면을 간과해 ‘쇠고기정국’을 자초했다. 높아진 국민의 자주의식을 고려하지 못하고 20~30년 전에나 볼 수 있었던 일방적인 대미의존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이명박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의 문제점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그는 누구인가. “민주화와 산업화의 결합을 통해 나라가 부강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 김영삼 정부에 들어갔는데 외환위기 초래로 그 노력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됐다”는 오인환 전 공보처 장관<1939년 서울출생. 한국외국어대 졸(65), 한국일보 입사(64), 사회부장(80), 정치부장(85), 편집국장(88년), 주필(90년), 김영삼 민자당 총재 정치특보(92), 공보처장관(92~2003.2월)>이다.

YS와 임기를 같이 한 그는 퇴임 후 두 번째 역사비평서인 ‘고종시대의 리더십’-위기관리의 관점에서 본’을 6월20일 냈다. 첫 번째 비평서인 ‘조선왕조에서 배우는 위기관리의 리더십’은 2003년 10월 냈다.

필자와 함께 한국일보 견습17기 동기인 그는 28년간, 그 후 오늘까지 ‘우리’ 사이로 지내고 있다.

나는 2003년 10월 28일호 ‘어제와 오늘’에 그의 첫 번째 책 ‘조선왕조에서 배우는’에 관해서 썼다.

그는 첫 번째나 두 번째 책에서 이조 시대에 리더가 ‘만약 이렇게 했으면…’이라는 가정법을 많이 썼다. 그는 이를 ‘역사적 상상력’이라고 했다. 또 이를 추적하고 분석하는 것은 신문기사 중 ‘심층취재’ 스타일을 따랐다고 했다. ‘역사적 상상력’과 ‘심층 추리력’의 결합은 “ … 생각했을 법 하다”는 결론을 내게 했다. 두 번째 책- ‘고종시대의 리더십’에는 이 말이 잦다.

이번 책에서 그는 YS 문민정부 5년과 그 후 이명박 정부까지를 분석했다.

그 분석의 첫머리는 이명박 정부의 ‘창조적 실용주의’는 최근세인 이조 말 고종 시대의 산물인가, 독자적인 것인가에 대한 ‘상상’이요 ‘추리’였다.

그는 1636년 12월의 병자호란 때 주화(主和)파 최명길과 척화(哲和)파 김상헌과의 대립에서 원천을 찾는다. 주화파를 그는 ‘실용’, ‘실리’로 부른다. 척화파는 ‘명분’, ‘보수’라고 했다.

그가 2백~3백권의 책과 논문을 찾아보며 내린 건국 60년 부문만 요약한다.

<<광복을 맞고 나서 정국을 주도한 쪽은 실용주의 노선이었다. 보수 우파가 된 이 노선은 진주한 미군에 협조하며 대한민국 건국에 참여했고 경제개발을 주도했다. 명분파는 반독재 민주화 투쟁의 원류가 되어 한국민주화를 추진하는 동력을 제공했다.

김영삼의 문민정부는 민주화 추진 세력과 경제발전 세력이 그간의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 상호 협조 보완을 시도한 정치실험이었다. 그 뒤 김대중, 노무현 등 좌파정권의 출현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문민정부의 정치실험이 거둔 성과가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두 좌파 정권의 실정(失政)이나 보수우파의 부진 등 시비로 초점이 흐려져 있으나, 좌파의 등장으로 양 날개가 균형을 갖추게 된 것은 병자호란 이후 3백 수십년 만의 일이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좌우 노선의 어느 쪽이 이기고 지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다. 좌우 이데올로기에 매달려 있을 것이 아니라 ‘양 날개’로 국난을 극복했던 선조들의 정치적 지혜를 깊이 연구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그것이야말로 한반도에만 있었던 독특한 위기관리 방식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데올로기의 양극화를 극복하고 공존공생하는 통합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은 한반도의 통일을 준비하는 민족의 위기 대응 방식으로 통하게 될 것이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미국, 중국과 관계를 어떻게 전개해 나가야 하는가를 조언했다. 이를 요약한다.

<<…전통적인 친미노선을 지키는 가운데 1980년대 이래 중국과의 수교, 무역확대 등 새로운 중국과의 관계를 추진해왔다. 예상치 못한 변화가 오기 시작한 것은 김대중, 노무현의 좌파 정권이 들어선 뒤부터이다. 중국과는 더 가까워지고 미국과는 더 멀어졌다. 한미 관계가 냉각기에 들어갔다는 소리가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그러나 2007년 보수 우파인 이명박 정권이 등장하면서 한미 관계는 복원되고 대신 중국과의 관계는 미묘해지는 국면을 맞게 되었다. …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한 뒤 미국을 향해 ‘NO’라고 외치면서 한미 관계에 변화가 왔다. 그때까지 지구 상에서 가장 반미 성향이 없었던 한국의 그 같은 급변은 미국인들을 놀라게 했다.

이명박 정권의 출범으로 한미 간에 형성된 먹구름은 걷혀 가고 있으나 과거와 같은 일방적인 친미 시대는 다시 오지 못할 것이다. 그 점에서 반미 노선을 부추겼다는 비난을 보수 쪽으로부터 받고 있던 노무현 대통령이 역설적으로 대외 위기 관리의 균형을 찾게 해준 공로자라는 소리를 듣게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오인환의 두 책을 일독하기 바란다. 또한 신임 청와대 비서관들과 오인환 전 공보처 장관과의 토론회를 마련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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