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와 진보 언론의 '외눈박이 저널리즘'

최근 촛불시위 등에 대해 보수와 진보 성향의 언론들이 극단적인 보도행태를 보이며 미국산 쇠고기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가 사실에 근거하기보다는 주의ㆍ주장에 바탕을 둔 ‘주창 저널리즘’(Advocacy Journalism)으로 그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언론학자들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의 언론이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공론장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언론들의 극단적인 보도 태도는 신문의 얼굴인 1면 머릿기사의 제목만 봐도 금세 알 수 있다. 정부의 쇠고기 추가협상에 대한 발표 직후인 23일자 신문들의 1면 제목은 극과 극이다.

조선일보는 ‘법 위에 시위대’, 중앙일보는 ‘주말 촛불 다시 폭력으로 변질’, 동아일보는 ‘미국산 소 내장도 사실상 수입금지’인 반면 한겨례신문은 ‘국민불안 여전한데 정부ㆍ여당 정국전환 총공세’, 경향신문은 ‘등뼈ㆍ곱창 등 그대로 수입, 강제성 없는 검역 민영화’였다.

언론의 극단적인 보도행태를 바라보는 학계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각 언론사의 입맛에 따라 독자가 알아야 할 사실은 정작 실종되기 일쑤라는 비판이다. 손영준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보수와 진보)언론을 보면 우리가 몸 담고 있는 세상에서 과연 무슨 일이 왜 어떻게 벌어지고 있는지 종잡을 수 없다”며 “한국언론이 저널리즘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언론이 갈등만 더 부추긴다는 쓴 소리도 쏟아지고 있다. 장호순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쇠고기 협상처럼 대립적 이슈가 발생하면 언론은 양쪽의 의견과 정보를 최대한 공정하게 전달, 독자가 시시비비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특정 진영 시각으로 보도를 일관하면 독자들이 감정적 판단을 하게 되고, 결국 사태 해결에는 전혀 도움을 못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 검찰, PD수첩 수사 '첩첩산중'

검찰이 ‘PD수첩’ 사태 관련자들을 속속 소환하면서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적, 실무적 측면에서 걸림돌이 많아 수사가 신속, 정확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는 단언하기 어려워 보인다.

우선적인 부담은 역시 정치적 논란이다. 촛불집회 지지자들과 일부 언론, 야당 등에서는 이번 수사를 ‘정치적 수사’로 단정한 상태다. KBS에 대한 감사원의 특별감사, 검찰의 정연주 KBS 사장 수사, 방송사 PD들에 대한 연예기획사의 금품로비 내사 등과 함께 방송사 압박용 수사로 낙인 찍었다는 얘기다.

PD수첩 측의 수사협조 여부도 미지수다. 정연주 KBS 사장이 그랬듯이 PD수첩 관계자들도 소환에 불응하거나 미국 현지취재 테이프 등 관련자료를 제출하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명백한 혐의도 없이 이들을 체포하거나 방송사를 압수수색할 수도 없다.

무엇보다 힘든 작업은 ‘왜곡보도’와 ‘명예훼손’ 여부에 대한 도덕적, 법적 판단이다. 870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PD수첩의 미국 현지취재 테이프 내용 중 실제로 방송 취지와 어긋나는 취재 내용이 담겨 있는지, 그 분량은 어느 정도인지, 그 분량이 어느 정도 돼야 왜곡보도라고 볼 수 있는지 등에 대해 판단을 내린다는 것은 쉽지 않다.

설사 일부 왜곡보도가 있었다 해도 명예훼손 처벌이 가능한지 여부는 또 다른 문제다. 당장 수사의뢰 주체인 농림수산식품부 전체가 명예훼손의 피해자가 될 수 있느냐는 부분부터 논란이 될 수 있다. 검찰로서는 수사와 판단의 어려움은 물론, 결론도출 이후의 논란까지 각오해야 할 쉽지 않은 수사다.

■ 박수근 '빨래터' 과학 감정서도 진품 판정

진위논란에 시달려온 박수근(1914-1965) 화백의 작품 ‘빨래터’가 과학감정에서도 진품으로 판정됐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는 2일 “서울대와 일본 도쿄예술대에 ‘빨래터’의 과학감정을 의뢰한 결과, 진품이라는 감정 결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사용된 물감, 캔버스 등을 비교ㆍ분석하기 위해 박수근의 다른 작품들을 입수해 과학감정에 사용했으며, 분석은 서울대 기초과학공동기기연구원 정전가속기연구센터와 도쿄예술대 보존수복유화연구실에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는 방사선탄소연대측정과 물감성분의 비파괴 원소분석을 통해 작품에 사용된 캔버스 천을 1950년 전후의 것으로 추정했으며, 도쿄예술대는 자외선 촬영, X선 촬영, 휴대형 형광 X선 분석 등의 기법을 동원한 물감 성분분석을 통해 ‘빨래터’에 사용된 물감이 박수근의 다른 작품에 사용된 것과 동일한 재료임을 밝혔다.

서울옥션을 통해 국내 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인 42억2,000만 원에 낙찰된 ‘빨래터’는 미술격주간지 <아트레이드>가 위작 의혹을 제기함에 따라 올 1월 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에서 안목감정을 받았으나, 연구소의 진품 판정에도 불구하고 과학감정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 고강도 구조조정 스타벅스, 성공신화 끝인가

1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연내 미국에서 실적이 부진한 600개 매장을 폐쇄하고, 내년 3월까지 미국 전체 임직원의 8%에 해당하는 1만 2,000명을 정리한다고 발표했다. 내년 미국 신규 매장 개설도 200개 이하로 제한하기로 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한 해 동안 미국에서 1,788개의 매장을 신설했다.

이 같은 스타벅스의 대규모 구조조정은 1971년 회사 설립 이래 처음이다. 구조조정 발표의 직접적인 배경은 미국 내 스타벅스 매장이 제살깎기 경쟁을 할 정도로 과포화 상태에 돌입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9월 현재 스타벅스가 라이선스(위탁 계약) 방식을 포함해 전 세계에 보유하고 있는 매장 1만5,011개 중 71.2%에 해당하는 1만684개가 미국에 있다.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에서는 스타벅스 매장이 도로를 마주하고 들어설 정도다.

미 경제주간지 포브스는 구조조정의 이면에 보다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한다. 스타벅스는 그간 ‘커피가 아니라 향취와 경험을 판다’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난공불락의 요새를 쌓아왔지만, 최근 맥도널드와 던킨 도너츠의 집요한 공격에 밀리기 시작한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최근 소비자 테스트에 따르면 맥도널드의 커피가 스타벅스의 커피보다 더 맛있다고 평가됐다. 경기침체로 주머니가 얇아진 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맥도날드가 저렴하고 맛있는 커피 상품을 잇따라 내놓은 게 먹혀 들고 있는 것이다. 스타벅스 측은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나, 해외에서도 맥도널드, 던킨 도너츠와 경쟁해야 하는 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 평양 국제도시화 박차 가한다

14년째 공사가 중단돼 흉물로 변한 평양의 랜드마크 유경호텔이 3월부터 외자유치로 공사를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지난해 연말부터 평양의 ‘국제도시화 계획’을 추진, 상업거리 조성 등 대규모 공사를 진행 중이며 유경호텔도 이집트 통신회사인 오라스콤사의 자금 지원으로 내부공사를 재개했다.

유경호텔은 1987년 8월 착공됐으나 합작파트너인 프랑스 기술진이 북측의 대금체불 등을 이유로 철수함에 따라 89년 5월 외부 골조공사 완료 이후 공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높이 323m, 105층으로 설계된 유경호텔은 부지 면적 43만여㎡에 객실 3,700개, 2,000석 규모의 국제회의장 등을 갖춘 피라미드 형태의 초대형 빌딩이다. 유경은 평양의 옛이름이다.

또 평양 낙랑구역 통일거리의 상업거리 조성계획은 인근 대동강변에 50층짜리 트윈타워 호텔을 비롯해 무역센터, 백화점, 오피스텔 등을 건설하는 것으로 지난해 12월 시작돼 현재 기초공사 중이다. 평양 만경대 인근 청년영웅도로 주변지역에서는 아파트 10만 가구 건설도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佛 대통령 부인은 '21세기 앙투아네트'

프랑스 시사주간 마리안느가 자국의 퍼스트 레이디인 칼라 브루니(40)를 18세기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와 비교해 꼬집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가 보도했다. 마리안느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보수적 의제로 프랑스 개혁을 추구하고 있지만 브루니는 진보를 추구하는 자신의 삶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떠들어대면서 멋대로 활동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마리안느는 “브루니가 자신을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으로 여기고 있다”면서 “이렇게 철없는 모습은 사치와 허영을 일삼다 결국 프랑스혁명 때 처형된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와 꼭 닮았다”고 꼬집었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지나친 애정표현도 도마 위에 올랐다. 마리안느에 기사를 쓴 니콜라 도므나슈는 “대통령은 틈만 나면 ‘예쁘죠?’ ‘똑똑하죠?’ ‘노래도 참 잘하죠?’라며 부인을 치켜세우는데, 국민들은 이런 모습에 피곤해 하고 있다”면서 “신혼부부에겐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지만 대통령과 영부인 신분으로는 저속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브루니가 몸치장하고 뽐내는 모습에 이제는 지쳤다. 브루니는 향수가 아니라 공공장소의 악취를 가리는 강력한 방향제에 불과하다”고 화살을 날렸다.

■ 정부 '대북 상호주의' 정책 접을까

정부의 대북정책이 선회하고 있다. 강경 일변도에서 이제는 남북관계 개선 추진에 무게가 확실히 실리고 있다. 북핵 국면의 급물살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도 다급해졌다. 기존의 엄격한 상호주의론은 대부분 사라졌다. 일단 옥수수 5만 톤 등 식량지원과 관련, 정부는 “북한의 요청이 있어야 식량을 지원할 수 있다”(4월)에서 “별도의 남북대화가 없어도 지원할 수 있다”(6월30일)로 바뀌었다.

개성공단과 10ㆍ4 정상선언에 대한 입장도 달라졌다. 한 고위당국자는 1일 “앞으로 개성공단 사업의 안정적 발전 방안을 적극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3월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북한의 핵 포기 없이는 개성공단 확대도 없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을 때에 비하면 뉘앙스가 확 달라졌다.

또 북측이 “6ㆍ15 공동선언, 10ㆍ4 선언에 대한 이행 의지를 밝히라”고 요구하는 데 대해서도 정부는 “일단 회담 테이블에만 나오면 10ㆍ4 선언 합의사항도 100% 이행할 수 있다”는 식으로 유연해졌다. 원론적 수준의 입장 표명이기는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 취임 초기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문제는 정부 태도가 논리적 뒷받침이 없고 실천력에서 한계를 보인다는 점이다. 옥수수 문제만 해도 공개 시점이나 내용에 의도가 엿보인다. 북핵 합의에 따라 미국이 북한에 지원키로 한 식량 50만 톤이 북한 항구에 도착하기 시작하자 다급해진 정부가 북한에 식량을 주려고 매달린 것으로 비친다. 또 유연해진 대북정책에도 불구하고 실행 수단을 확보하지 못해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고 있다.

특히 ‘통미봉남’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안이하다는 비판이 많다. 정부 당국자들은 “북미관계가 개선되면 남북관계도 자연스레 풀릴 테니 통미봉남이라는 말은 틀렸다”고 주장한다. 미국이 북미관계에 비해 한미관계를 중시하기 때문에 남북관계 개선을 나 몰라라 하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한반도 상황 관리의 주체가 돼야 할 한국이 한편으로 밀려난 채 미국의 조력으로 남북대화를 끌어내려는 것은 아주 옹색하다. 한국 정부의 역할이 줄어들고 북미관계 부침에 따라 정부가 휘둘릴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많다.

그래서 북한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정부가 조금 더 긴 호흡을 갖고 적극적인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우리 정부에게는 정말 중요한 시기인 만큼 대통령부터 결단을 내려 꾸준히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고, 당국간 채널을 확보해 타이밍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며 “북한도 곧 깨질 통미봉남 구조에 매달리지 말고 자신들이 중시해온 민족공조 문제에 고개를 돌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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