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이트 펀드 ‘바이코리아’ 악몽 되살리나

1999년 전국을 뒤흔들었던 바이코리아 열풍이 일장춘몽으로 끝난 지 9년, 그 아픈 기억이 투자자들 뇌리 속에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10월 4조 원의 시중자금을 빨아들이며 바람을 일으켰던 인사이트 펀드의 수익률이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엔 ‘바이코리아’와 ‘인사이트’의 닮은 꼴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미묘하게 둘의 투자시점은 고점에 다다랐다는 시장의 경고가 곳곳에서 쏟아져 나올 때였다. “저평가된 한국을 사겠다”던 바이코리아는 정보기술(IT) 업종에 집중했다가 IT 거품이 꺼지자 무너졌다. 다양한 자산으로 나눠 투자하겠다던 약속과는 달리 지난해 말 고점에 다다른 중국에 ‘몰빵’하는 ‘바이 차이나’로 손실을 키운 인사이트 펀드와 오버랩된다.

둘 다 ‘묻지마 펀드’라는 점도 비슷하다. 애국심에 기댔든(바이코리아) 펀드 광풍을 이용했든(인사이트), 투자자의 탐욕을 부추긴 금융 회사의 무책임한 행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는 반 토막 나면서 몰락한 바이코리아보다 현재 손실이 계속되는 인사이트의 파괴력이 더 크다고 지적한다.

박승훈 한국투자증권 자산전략부장은 “바이코리아 펀드는 여윳돈 있는 사람들이 은행이나 장롱 속에 모아둔 돈을 꺼내 투자했지만, 인사이트 펀드는 전세 사는 사람도 대출 받고 마이너스 통장 만들어 발을 들였다”며 “(인사이트의) 수익률은 곤두박질하고 대출 금리까지 오르니 이중, 삼중고에 빠져 가계 살림살이에 끼치는 충격파는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운용사 탓만 하기도 어렵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시장에 대한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비중을 대폭 높인 미래에셋도 문제지만, 대박 꿈만 꾸고 달려든 투자자 잘못도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인사이트 사태를 통해 투자자들이 새겨야 할 점이 많다고 말한다. 박승훈 부장은 “현재 해외 펀드 대부분이 이머징 마켓으로 쏠려 있는데, 앞으로는 미국 등 선진국 투자자들처럼 유럽 일본 등 수익률은 높지 않지만 안전한 투자처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 정부, 론스타 외환은행 매각승인 의혹 솔솔

금융당국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건에 대한 입장을 갑자기 바꿔 매각 승인절차에 돌입한 배경을 놓고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한 달 전만 해도 외환은행의 대주주 론스타에 대한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 즉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사건에 대한 법원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매각승인 심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 주 돌연 입장을 바꿔 승인심사에 착수키로 했는데, 이에 대해 설득력 있는 설명을 내놓지 않아 의구심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시장의 추측 중 하나는 ‘론스타 압박설’이다. 론스타가 전광우 금융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7월말까지 매각승인 심사를 시작하지 않으면 HSBC와의 매매계약을 파기하고 한국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벌일 거라고 사실상 협박했다는 것이다.

만일 론스타가 소송에 착수할 경우 정부가 승소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 판단이다. 이 경우 정부가 물어야 할 손해배상액이 20억달러(약 2조원)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융위는 패소할 경우 정부가 감수해야 하는 금전적 피해와 국제적 위신추락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테고, 이 때문에 갑작스럽게 입장을 바꿨을 거라는 주장이다.

또 다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것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다. 부시 대통령의 고향인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론스타는 미국 공화당의 큰 손 후원자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정부가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일종의 ‘선물’ 차원에서 론스타 문제를 풀어줬다는 것이다.

시민단체인 ‘론스타 게이트 의혹규명 및 외환은행 불법매각 중지를 위한 국민행동’은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갑자기 외환은행 매각승인 심사에 착수한 것은 3월 이명박 대통령이 방미해 ‘론스타의 먹튀’를 약속했다는 소문이 사실임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이는 부시 대통령 방한에 맞춘 조공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최근 이명박 대통령 앞으로 HSBC의 원만한 외환은행 인수를 촉구하는 내용의 서신을 보내 지원사격에 나선 것도 중요한 동기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입장 번복에 대해 금융당국의 책임 있는 설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 우주개발 전공 NASA, 부전공은 ‘발명’

소방관용 산소호흡기, 휴대용 혈압측정기, 음성인식 휠체어, 위성TV…. 편하고 안전한 일상생활을 돕는 이 모든 기기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미 항공우주국(NASA)의 발명품이라는 것이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창립 50주년을 맞은 NASA가 우주개발 과정에서 개발한 발명품 50가지를 소개했다. 면면을 살펴보면 우주탐험은 나사의 공헌 중 일부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휴대형 진공청소기는 아폴로 달 탐사 계획을 앞둔 NASA가 블랙앤데커사에 의뢰, 개발했다. 원래 목적은 달 표면의 암석 등을 채취하기 위함이었다. 위성TV 역시 NASA의 발명품이다. 1969년 달 표면에 꽂힌 성조기가 휘날리는 장면을 전 세계 시청자들이 볼 수 있었던 것은 1962년 7월 10일 NASA가 발사한 세계 최초의 통신위성 텔스타 덕분으로, 이는 위성TV의 시초다.

미술품 보존 기술도 NASA 덕을 봤다. 튼튼하고 열에 강한 소재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폴리아미드 소재를 발명했는데, 이는 청동으로 만들어진 진귀한 미술품의 부식을 방지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요즘은 복잡한 심장 바이패스 수술을 대신해 고성능 레이저를 통한 동맥경화 치료가 이뤄지는 추세다. 이 레이저 기기는 원래 대기층 관찰을 위해 NASA가 발명한 것이었다.

가정용 혈압계 역시 NASA의 작품이다. 1971년 아폴로 14호를 타고 알란 세퍼드가 우주로 떠날 당시, NASA의 과학자들은 로켓 발사가 인간의 혈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내고자 했다.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이 휴대용 혈압측정기다. 중증장애인의 손과 발이 되는 음성작동 휠체어도 NASA가 개발한 로봇 음성인식 기술 덕분에 탄생했다.

■ ‘미국 독도 중립’ 불씨는 샌프란시스코 조약

독도 영유권 문제에 대해 미국이 ‘중립’을 내세우는 배경은 뭘까. 그 근거 중 하나로 제시되는 것이 1951년 연합국과 일본 사이에 체결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일명 대일강화조약)이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은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전승국들이 일본 처리 방안에 대해 협의한 뒤 체결한 것이다. 이 조약은 일본의 한국에 대한 독립 인정과 영토 처리 방안을 담고 있는데, 특히 2장 2조에서 한반도 제주도 거문도 울릉도 등을 한국의 영토로 규정하고 있다. 일본은 이 조항에 독도가 한국 영토로 명기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을 독도 영유권 주장의 한 근거로 삼는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분석은 다르다. 당시 조약 체결 과정에서 독도는 1~5번째 초안까지는 한국 영토로 표시됐다고 한다. 이후 일본 정부의 항의로 6차 초안에서 일본 영토로 수정된 뒤 한국 정부를 비롯해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의 반대로 최종안에서는 다시 일본 영토라는 표시도 삭제됐다.

물론 연합국들이 독도가 분명한 한국 영토라는 초안을 채택하지 않는 바람에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미국이 6차 초안 작성과정에서 일본 지지 쪽으로 선회했다가 이후 중립으로 돌아선 것이 현재 미국의 독도 영유권 중립 입장의 시초라는 것이다.

그러나 연합국들이 한국의 독도 영유권을 지지했다는 증거는 많다. 46년 1월 연합국이 일본 임시정부에 전달한 최고사령부지령 677호는 한국에 귀속시키는 섬에 독도를 명기했고, 49년 연합국이 체결한 ‘구 일본 영토 처리에 관한 합의서’에도 독도 반환은 명시돼 있다. 또 52년 이승만 대통령이 평화선을 선포,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는 데 대해 미국이 한 번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점이 사실상 ‘독도=한국영토’라고 묵인해 왔다는 근거가 되고 있다.

■ 중국발 보이스피싱 범죄단 ‘한국이 만만해’

“한국에서 한몫 건질 수 있다고 해서 순번을 기다리다 보름 만에 입국했는데….”

지난 6월 경기 광명에서 전화 금융사기(보이스피싱)로 빼돌린 돈을 인출하려다 붙잡힌 대만인 A씨의 어이없는 하소연에 경찰도 말문이 막혔다. 중국ㆍ대만발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하려는 외국인이 그만큼 줄을 섰다는 얘기다. 하지만 A씨는 점조직화된 범죄 조직의 윗선을 모르는 단순 인출책에 불과했다. 경찰 관계자는 “몸통들이 중국 현지에서 전화 사기를 치는 통에 추적할 길이 막막하다”며 답답해 했다.

중국ㆍ대만발 보이스피싱 범죄가 국내에서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이 무더기 검거에 나섰지만 국내에서 돈을 수거해가는 단순 인출책들만 잡힐 뿐 몸통은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 달에 100~200건이었던 보이스피싱 실제 피해건수가 올 들어 매월 600건 대로 급증했다. 2006년 이후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액은 8,600건, 860억 원에 달한다. 사기 수법도 “건강보험공단에서 보험금을 환급해준다”, “아이를 납치했다”, “은행 거래가 중지됐다” 등으로 다양하다.

최근에는 발신번호를 우체국 전화번호로 위장한 뒤 우체국 직원을 사칭한 전화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에 접수된 우체국 사칭 건수만 최근 3개월 동안 10만건이 넘었다.

특히 주민번호와 이름 등 개인정보를 먼저 알고 유인 전화를 걸어오는 것으로 파악돼 중국 해커에 의한 개인정보 유출이 보이스피싱 범죄로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중국 현지의 몸통 조직이 국내로 사기 전화를 걸어 타인 명의의 대포통장으로 계좌이체를 유도한 뒤 국내로 잠입한 인출책이 은행에서 수거해 가는 식인데, 경찰이 단속을 해봐야 깃털만 붙잡는다는 얘기다.

우리나라가 중국, 대만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의 주 타깃이 된 데는, 중국에서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재중동포를 쉽게 구할 수 있고 한국이 인터넷 전화망 등이 잘 구비돼 있다는 점이 주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에는 한국인도 중국으로 건너가 재중동포를 고용해서 범죄단을 구성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계좌이체를 유도하는 전화는 모두 사기라고 보고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 지구온난화가 반갑기만(?) 한 러시아

북극해가 원유와 천연가스의 최후 보고라는 사실이 실증되면서 북극해 부근에 가장 넓은 영토를 가진 러시아가 최대 수혜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북극 심해 개발을 놓고 인접국의 경쟁이 불붙고 있다”며 “북극 유전 개발이 성사되면 러시아가 가장 큰 이익을 챙길 것”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미국 지질조사소(USGS)가 북극지역의 원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을 정밀 조사,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북극권에는 900억 배럴의 원유가 매장돼 있다. 전 세계에 남아 있는 원유의 13%에 해당하며 전 세계가 3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천연가스는 전 세계 매장량의 30%에 달하는 47조3,000억㎥가 북극권에 묻혀 있다.

북극권에는 러시아, 미국, 캐나다, 덴마크, 노르웨이 등 5개국의 영토가 물려 있다. 러시아 영토인 서부 시베리아 유역에 원유와 천연가스 등 1,326억 배럴 분량의 에너지가 매장돼 있으며, 러시아 동부 바렌츠해 부근에도 618억 배럴의 에너지가 묻혀 있다. 반면 2위인 미국은 알래스카에 728억 배럴이 매장돼 있을 뿐이다. 하지만 원유 및 천연가스 매장지역 중 여러 곳이 국경 미확정 지역이어서 개발권을 선점하려는 각국의 투자와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러시아는 지난해 8월 잠수정을 파견, 북극점 수면 아래 4㎞ 지점에 자국기를 꽂고 이 해저지역에 자국 과학자 로소모프의 이름을 붙이는 등 북극지역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도 북극 심해 유전 개발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북극해의 얼음이 얇아지면서 심해 유전에 대한 접근 가능성이 점점 더 현실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북극해 얼음이 2013년 여름 모두 사라질 것”이라는 충격적인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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