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 전당대회가 8월24~28일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린다.

CNN의 20일 여론조사에서는 지지률이 오바마45%, 매케인 44%로 나타났다. CNN의 정치분석가 빌 슈나이더는 그 이유를 풀었다.

“어떤 후보가 러시아 문제를 처리하는데 더 적합한가에 매케인이 2대1로 우세한 것이 그 이유다. 오바마는 덴버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만 한다.”

이런 여론 조사를 다른 측면에서 반영하는 비교도 있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논픽션 부문에서 오바마를 벗기는 책들이 ‘오바마 역풍’을 일으키고 있으나 오바마를 도와주는 ‘훈풍’의 책도 여전하다.

‘역풍’의 책으로는 8월 초에 나온 제롱 코시의 ‘오바마의 나라’(37만5천부 판매)가 있는데, NYT에 2주째 1위다. 5일 나온 데이비드 프레도소의 ‘버락 오바마에게 불리한 사례’는 처음 NYT 랭킹에 올라 5위다.

7주째 NYT 랭킹에 오른 딕 보리시의 ‘사기’(Fleeced)는 6월에 나와 지난주 8위에 올라 있다.

눈 여겨 볼만한 것은 이런 ‘역풍’을 불러 일으키는 책에 맞서 오바마에 ‘훈풍’을 주는 책도 NYT 10위권 내에 2권이나 있다는 것이다.

제인 메이어의 ‘어두운 면’(7월15일 발간)은 NYT 10위권 안에 4주째 올라있고, 7위 빈센트 불리오시의 ‘조지 W 부시를 살인죄로 기소하다’(5월26일 출간. 8월17일 ‘대통령을 기소하다’로 번역되어 나옴>는 8주째 베스트셀러 10위 안팎에 있다.

두 책 모두 9.11 이후 부시 대통령의 테러와의 전쟁, 이라크 침공 전쟁의 실체를 파헤치는 책이다. 미국이 새 대통령을 선출해 부시를 넘어서 ‘미국의 이상’을 실현해야 한다고 쓰고 있다.

빈센트 불리오시<1934년 미네소타 출신. UCLA법대 졸. LA 지방검사. 69년 사론 데이트 살해범 찰스 맨손 사건 등 21건 기소해 20건 성공.> 2권의 베스트셀러 논픽션 작가이기도 한 그는 ‘부시를… 기소하다’에서 책을 쓴 이유를 요약했다.

<<2005년 8월 13일 토요일 부시는 텍사스 크로포드에서 휴가를 맞았다. 8월8일까지 이라크에서 1,812명의 미군이 전사했다. 10일에는 바그다드에서 43명의 미군과 124명의 이라크인이 죽었다. 부시는 몰려온 기자들에서 13일의 스케줄을 밝혔다. “라이스 국무장관과 점심을 들며 몇 가지 의논한다. 텍사스 친구를 만나고 낮잠을 자고 밤에는 엘리노 레오나드의 책을 읽을 작정이다. 오후에는 낚시를 간다. 바니(부시의 개이름)에게는 볼게임을 시킨다. 취침 밤 9시30분. 기상 새벽 5시. 그렇다 이게 완벽한 하루다.”

(불리오시는 이 브리핑을 듣고 분노의 필치로 썼다.) 내가 만약 ‘미스터 프레지던트’라고 당신을 부를 수 있다면 나는 그렇게 부르지 않겠다. 당신은 ‘선오브 비치’다. 당신은 ‘완벽한 하루’를 살아있는 동안 보낼 수 없는 사람이다. 왜냐면 ‘당신의 전쟁’ 때문에 관에 담겨, 병 속의 재가 되어 돌아온 미국의 젊은이, 무고하게 죽은 수 천명의 이라크의 부인, 어린아이들, 갓난아이들을 마음에 새긴다면 죽을 때까지 ‘완벽한 날’은 없다. ‘선 오브 비치’라고 하는 것은 최소한의 나의 예의다>>

불리오시는 ‘책의 곳곳에서 이제는 4천여 명에 이른 젊은 미군의 전사의 애절함을 고발하고 있다. 21건의 살인기소에서 20건을 성공한 검사로서의 논리로 “부시를 기소하자”고 주장했다.

<<형사 피고인이 반드시 자신의 신체를 이용해 살인을 저질러야 유죄 판결을 받는 것은 아니다.… 미국인을 죽인 이라크인들은 부시가 저지른 살인의 ‘결백한 피이용자’이며 부시가 책임이 없다는 것은 “내 공모자들은 그 희생자들을 절대 죽이지 않았어 그들의 총이 그렇게 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불리오시는 “체니, 라이스 등도 공동정범으로 기소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불리오시는 젊은 병사들의 죽음에 기소의 칼을 들이댔다.

제인 메이어<1955년 뉴욕태생. 예일대, 옥스포드대 학사. 월스트리트저널 백악관 출입기자(82년), 뉴요커 대기자(95년부터) ‘크래렌스 토머스를 팔다’의 공저자.> 그녀는 부시, 체니, 그의 참모장 데이빗 아딩톤 변호사 등이 테러와의 전쟁을 치르기 위해 얼마나 무리한 인권유린을 저질렀는가를 고발했다. 그 고발의 글발이 너무 분노스럽기 때문에 독자를 계속 끌고 있는지 모른다.

메이어의 책에는 6개월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물고문 하숙’이라 불리는 CIA 비밀아지트에 잡혀있던 레바논계 독일인 칼레드 엘 마스리에 관한 대목도 있다. 마스리가 2004년 5월 납치되었다가 다시 돌아왔을 때 아내와 세 아들은 레바논으로 가고 없었다.

마스리는 메이어에게 말했다. “고문이라구요. 나는 변호사가 아니기에 무엇이 고문인지 모르겠소. 그러나 나는 고문을 당했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내가 당한 게 고문이 아니라고 말하는 변호사는 자신이 한번 당해 봐야 합니다. 마음과 몸에 깊은 상처를 받아 보아야 합니다. 나는 그곳에(비밀아지트)에 있는 동안 공포에 쌓여 있었소. 다음 번에는 또 무슨 일이 있을까 늘 두려웠소.”

마스리는 자동차 외판원으로 2004년 크리스마스 휴가로 마케도니아에 갔다가 알카에다 요원으로 의심을 받아 CIA에 6개월 동안 잡혀 있었다.

제인 메이어는 마스리가 고문으로 정신불안 상태에 빠져 있다며 이런 억류자가 상당히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광신자나 바보들이 공포와 불안을 조작한다.” 그녀는 이번 미국 대선에서는 ‘광신자’나 ‘바보’가 “대통령이 되지 말아야 한다”고 쓰고 있다.


박용배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