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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대환과 앙리 레비가 본 좌파





박용배 언론인



“열정과 진보 그리고 유혹의 미디어”라는 타이틀을 걸고 있는 ‘레디앙’은 9월15일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와 긴 인터뷰를 했다.

주대환<1954년생. 서울대 철학과(73-85년), 광화문 시위사건으로 구속(78년), 국민승리21 마산.창원지구 공동대표(1999- ), 민주노동당 정책의 의장(2004-2005), 탈당, 사민연 대표(2008년)>은 ‘시대정신’ 여름호(6월 나옴)에 자신이 쓴 <민주노동당 분당사태와 좌파의 진로>가 던진 파문에 대해 말했다. 인터뷰 내용을 요약한다.

<<주대환은 “김철순(80년대 노동운동할 때 주대환은 ‘김철순’이란 필명을 썼다)과 주대환의 차이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웃으며 답했다.

“그건 진리의 근원이 인간의 이성이라고 믿었던 30대 이상주의자와 진리의 근거가 경험이라고 믿는 50대 실용주의자의 차이다. 막스-레닌 주의자와 페이비안 사회주의에 깊이 공감하는 사람의 차이다.”

그는 뉴-라이트 계간지 ‘시대정신’에 기고한 이유를 댔다.

“뉴- 레프트 계간지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 첫 준비호가 이번에 나온(8월8일) <한국사회와 좌파의 재정립>이다. 나는 그 책과 동시 게재를 염두에 두고 ‘시대정신’의 기고 청탁에 응했다. 그러나 <한국사회와 >가 너무 늦게 나와서 동시성이 떨어진다는 편집진의 의견에 따라 <민주노동당 분당사태와 좌파의 진로>를 보완하는 다른 글 <한국 사회민주주의의 오래된 미래, 여운형과 조봉암>을 새롭게 써서 싣게 되었다”>>

<민주노동당 분당사태는 …>는 9월2일자 조선일보 유근일 컬럼에서 “어느 좌파 지식의 ‘커밍아웃’”에서 요약되면서 진보그룹 내에서 찬반이 일었다.

주대환은 이 논문에서 썼다. <<이제 좌파는 대한민국을 긍정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독립운동시절부터의 광범한 합의를 할 수 있는 토지개혁을 실시하여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평등한 사회경제적 토대 위에 건국된 위대한 나라다. 결코 세계에서 뒤떨어졌다고 볼 수 없는 보통선거권을 실시한 현대 민주주의 국가였다.>>

앞서 그가 말한 것처럼 이 논문은 뉴 레프트의 <한국사회와 좌파의 재정립>에 쓸 것이었다. 그 후 그는 “한국사회주의의 오래된 미래”라는 논문을 썼다. 앞으로 뉴 레프트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이를 요약 한다.

<<한국좌파는 ‘민족주의 유전자를 제거한 좌파’로 거듭나야 한다. 또한 이제 가슴을 열고 민주주의를 받아들이고, 민주주의야말로 좌파적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프롤레타리아 독재론을 철저히 비판 극복하고, 그 실천적 귀결인 스탈린 체제, 공산당 1당 독재, 가까이는 북한의 1인 독재체제와 그 아래 벌어지고 있는 인권유린과 민생파란을 적극적으로 비판해야 한다. 우리는 철인 정치론-프롤레타리아 독재론의 잔재인 진리를 독점한듯한 태도를 버리고 국민을 계몽하고 가르치려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 “진리는 결코 하나가 아니다. 그리 단순 하지도 않다. 그리고 대중은 어리석지 않다. 어리석은 것은 대중을 가르치려는 자들이다” 이것은 우리가 세워야 할 새로운 진리관이요, 대중관이다. 우리는 공동체의 구성원에게 충분한 정보가 주어지고 자유로이 다양한 의견이 제출되고 토론된다면, 공동체 전체는 그 공동체가 살아 남기 위해서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를, 어떤 길로 가야 하는지를 판단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주대환 대표가 쓴 두 논문을 읽고 난 후 느낀점은 색달랐다. 그가 7월25일 번역되어 나온 프랑스의 철학자며, 문명비평가며 사상가며 저널리스트인 베르나르 앙리 레비의 31번째 책 ‘그럼에도 나는 좌파다’를 읽었을까 였다. 논문을 쓴 시점으로 미루어 볼 때 주 대표가 프랑스어로 된 원서(2007년 7월 출간)로 보았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그 책을 아마도 읽지 못했을 것이다.

베르나르 앙리 레비의 책은 9월16일 미국에서 ‘암흑시대의 레프트-새로운 야만에 맞서며’로 번역돼 나왔다.

레비는 77년 ‘인간의 얼굴을 한 야만’을 냈고 이는 78년 상명여대 박정자 교수가 번역해 내었다가 이번 7월 새로 옮겨져 나왔다.

레비는 30세에 쓴 책을 30년 후 다시 전체주의, 공산주의, 사회주의, 반민주의, 아랍 파쇼 전체주의에 대한 현란한 비평을 가해 새로 냈다.

이 책을 낸 출판사 프로네시스의 책 소개를 요약한다.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에도 여전히 좌파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전체주의의 망령, 자민족 중심주의나 인종주의 같은 이데올로기가 반제국주의나 반미주의와 결탁한 채 좌파라는 이름을 걸고 야만을 자행하는 한 미래는 절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몸에 각인된 유전자, 제국주의와 나치즘과 권위주의 등 모든 압제에 저항하며 억압받는 자의 편에 서온 좌파의 진정성으로 미래를 희망한다. 이 두 생각이 길항하는 지점에서 끊임없이 질문하고 온몸으로 대답하기, 이것이 레비가 날 선 독설로 쏟아 낼 수 있는 힘이다.>>

레비가 쓴 ‘진리’, ‘프롤레타리아 독재’, ‘사회주의’, ‘스탈린 주의’에 대한 날카로운 ‘독설’은 현란하고 어렵다.

레비의 책을 읽어 보고 싶은 이들은 먼저 주대환의 논문을 읽어 보길 바란다.

또 주대환 대표 등 뉴 레프트를 만들고 사회민주주의 연대를 꾸리려는 이들은 꼭 ‘그럼에도 나는 좌파다’를 필독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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