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빛 복숭아꽃·새하얀 배꽃의 향연… 박연 선생 고향서 국악기 체험도

분홍빛 복숭아꽃과 순백의 배꽃이 낮은 언덕을 따라 눈부시게 피어나는 영동.

양지 바른 곳에서는 복숭아꽃과 배꽃을 합쳐 놓은 듯한 사과 꽃이 수줍게 몽우리 지기 시작하고 머지않아 꽃을 피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포도나무가 지천으로 널려 있는 영동의 봄은 과일 꽃 향기로 가득하다. 지금 영동군을 찾아가면 화려한 과일 꽃이 벌이는 카드섹션 같은 화려한 봄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도시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항상 과일로만 만나게 되는 복숭아, 사과, 배가 어떻게 시작되는지를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여행, 아이들과 함께 떠난다면 소중한 생태 체험 여행도 겸할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의 한 가운데 있는 충북 영동은 소백산 추풍령 자락과 금강 상류에 자리 잡고 있어 아직도 때 묻지 않은 청정지역이다.

준령에 가까이 있는 탓에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크고 해가 내리쬐는 시간이 길어 과일이 맛있는 곳이기도 하다. 낮에 높은 기온과 일조량으로 광합성에 의한 당분이 많이 만들어지고 밤의 서늘한 기온은 식물의 호흡을 최소화하여 당분 소모를 줄여준다.

이런 지리적인 이점 때문에 조금 과장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영동을 과일의 성지(聖地)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전국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 포도를 비롯하여 사과, 복숭아, 배, 자두 등 여러 가지 과일이 생산되고 있다.

과일 천국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영동군에서는 메이빌(May Vill)이라는 농산물 공동 브랜드를 내세우고 있다.

‘오월의 따사로운 햇살을 듬뿍 받는 고장, 고품질 과일의 생산지 영동’을 상징하는 메이빌은 과일 꽃을 단순화하여 만든 심볼도 있는데 지금 영동군을 여행하게 되면 아름답게 피어나는 과일 꽃 심볼이 지천으로 널려있는 풍경을 쉽게 만날 수 있다.

4월 중순 쯤 작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한 과일 꽃들은 5월 초순까지 영동을 꽃으로 물들이므로 지금 당장 영동군으로 여행을 떠나면 과일 꽃이 한창인 아름다운 마을을 만날 수 있다.

배꽃, 국악기 제작 체험

지금 영동군에서 과일 꽃을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곳은 매천리 배꽃단지 일대. 영동 와인코리아의 와인 저장고인 토굴 근처다. 영동읍내에서 황간으로 나가는 국도 변에 있는 공설운동장을 지나면 왼쪽으로 내려서는 작은 길이 나타나는데 이 길이 매향리 배꽃단지로 가는 길이다.

4월 하순경의 배꽃단지는 흰 함박눈이 펑펑 내리고 있는 듯, 순간적인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십 수 년 된 어린 나무부터 백 년이 더 된 나이 든 나무까지 다양한 배나무들이 낮은 구릉을 가득 메우고 있는 풍경만 해도 장관인데 여기에 흰 배꽃이 가득 피어있는 광경은 이 봄에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배꽃 단지 중간 중간에는 분홍빛 복사꽃도 한창이어서 흰색과 분홍색의 화사함을 만끽할 수 있다.

영동 과일 꽃 나들이 길에 국악기 만들기도 곁들여 체험할 수 있다.

영동은 우리나라 국악의 3대 악성(樂聖)이라 불리는 난계 박연 선생의 고향으로, 영동 사람들은 난계 선생의 사당을 손보고 국악기 박물관(043-742-8843)과 국악기 체험전수관도 만들어 그의 음악적인 업적과 정신을 기리고 있다.

그리고 그 옆에 국악기 제작촌(043-742-7288)도 만들어 우리 전통 음악을 보급하는데 힘쓰고 있다. 국악기 제작촌은 크게 현악기와 타악기 공방으로 나뉜다. 가야금, 거문고, 해금 등 현악기를 주로 제작하는 현악기 공방과 장구, 북 등을 제작하는 타악기 공방에서는 국악기를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국악기 체험전수관(043-740-3891)에서는 4월부터 12월까지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국악기 연주 체험 프로그램 등을 무료로 진행한다.

누구나 10분 정도만 배우면 신나는 사물놀이에 참여할 수 있을 정도로 쉽고 편하게 우리 가락을 알려주는 국악기 체험코너는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과일 꽃구경을 즐긴 후 난계 박연 선생이 즐겨 찾아 피리를 불었다는 옥계폭포와 국악기 체험에 참여하는 일정을 준비해 보면 의미 있는 영동 가족여행이 될 것이다.

■ 와이너리에서 즐기는 특별한 경험 '와인 족욕'

와이너리에서 즐기는 특별한 경험'와인 족욕'

‘샤토마니’라는 토종 브랜드로 와인을 생산하는 와인코리아는 영동군과 민간 기업이 출자해 만든 국내 유일의 와이너리. 영동 사람들이 직접 재배한 포도를 발효시켜 오크통 속에 담고 화약저장고였던 토굴에서 숙성시키는 과정을 구경하고 잘 숙성된 와인을 시음해 보는 것도 영동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와인을 테마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와인코리아에서는 최근 와인족욕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한 잔의 와인을 곁에 두고 와인 스파에 발을 담그며 여행의 피로를 풀 수 있는 와인족욕은 와이너리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들에 한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문의 와인코리아(www.winekr.co.kr 043-744-3211)

■ 정보상 약력

1960년생. 자동차전문지 카라이프 기자를 거쳐 여행과 자동차 전문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여행작가협회 회장을 지낸 후 현재는 협회 감사로 있다. 여행전문포털 와우트래블(www.wawtravel.com), 자동차전문 웹매거진 와우(www.waw.co.kr)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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