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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 해치는 한국가정의 양극화 현상







유태우 교수



한국문화의 전통은 부모가 자식에게 헌신하고,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을 근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어머니들의 자식, 특히 아들에 대한 사랑은 세계 어느 민족에 비해서도 월등하지요.

문제는 아들이 결혼을 했을 때 입니다. 아들이 받아야 할 사랑이 자연스럽게 며느리에게 넘어가, 균형이 맞을 때는 별 문제가 없습니다만, 어머니가 결혼한 아들 사랑의 대부분을 지속한다면, 며느리는 자연히 소외되게 마련입니다. 이렇게 소외되었던 며느리가 출산을 하여 아기를 키우게 되면 다시 같은 현상이 반복되게 됩니다.

시부모와 남편으로부터 소외되었던 사랑을 온통 자식에게 다 쏟는다는 것이지요. 이것이 바로 한국 가족의 특징 중의 하나인 2극화 현상입니다. 어머니와 아들이 한편, 며느리와 자녀가 다시 한편이 되는 것이지요. 생성되는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2극화 현상은 자연히 세대에서 세대로 전달되게 됩니다.

서양문화가 도입되면서 우리의 가족형태가 부부중심의 핵가족화되고 있기는 합니다만, 아직도 많은 가정에서 2극화현상은 전반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2극화는 많은 갈등과 아픔, 화병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세대간을 이어주는 끈으로 작용하는 순기능도 있습니다. 지나치면 2극화이지만, 그나마 없으면 세대간 단절도 지금은 흔히 보는 현상이니까요!

부부 중심의 핵가족에도 2극화가 있습니다. 다름 아닌 아버지가 홀로 한편, 엄마와 자녀가 다른 한 편이라는 것이지요. 이 현상은 아버지가 일과 직장에 올인 하고, 엄마는 자녀교육에 올인 할 때 흔히 발생합니다.

아버지는 자나깨나 일에 바쁘고 이렇게 해서 돈을 벌어야만 가족을 위하는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일하다 보면 시간도 없지만, 시간이 있더라도 쌓였던 피로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 자녀를 보거나 대화할 시간은 거의 없게 되지요.

자녀들은 성장하면서, 동 시대의 문화와 가치관을 배우고 습관화해 갑니다. 이런 모습이 치열하게 경쟁 사회를 겪어 온 아버지의 눈에 어쩌다 뜨이면, 아버지는 문화적 충격을 받는 경우가 생기고, 자녀들은 대화에 큰 장벽이 있는 아버지를 만나게 됩니다. 충격과 벽은 서로에게 큰 상처로 남게 되지요.

한편, 자녀의 양육을 책임지고 있는 엄마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면서, 자녀의 변화를 이해하게 되고, 또한 익숙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또 하나의 2극화, 즉 ‘아버지 홀로, 엄마와 자식 따로’ 가 만들어지는 과정입니다.

2극화이던 세대간 단절이던, 근본 문제는 서로 다른 사람끼리 의사를 잘 소통하고, 서로의 차이를 포용하는 능력에 대한 훈련이 잘 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전통적인 교육과 문화가 차이를 인정하는 것보다는, 모두를 동질화하는 사상에 더 중점을 두었기 때문이지요. 한편, 부모-자식 간에는 부모의 책임이 더 큽니다. 성장하고 있는 자녀의 책임은 거의 없다고 봐야겠지요. 많은 엄마들이 아버지와 자녀 사이를 잘 중재하고 있습니다만, 자식에게는 아버지를, 남편에게는 자식을 좀 더 직접 만나고, 대화하게 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엄마 자신의 중재 50%, 직접 만나게 하기 50% 정도가 적절하다고 할까요? 아버지들은 자녀와 만나고 대화하는 시간을 늘여야 합니다. 자녀는 잘 다가오지를 않습니다. 아버지가 다가 갈 수 밖에는 없는 것이지요.

힘드시다고요? 가족은 일 못지 않게 소중한 가치입니다.

■ 유태우 교수 약력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원격진료센터 책임교수

MBC 라디오닥터스 진행

KBS 건강플러스‘유태우의 내몸을 바꿔라’진행

<저서> 유태우교수의 내몸개혁 6개월 프로젝트

가정의학 누구나 10kg 뺄 수 있다

내몸 사용설명서, 김영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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