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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으로 살아 있는 '폼페이 최후의 날'
우마차 길·아폴로 신전·목욕탕·대극장 등 2천 년 전 고대 유적도 볼거리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서서 듣는'돌아오라 소렌토로'





정보상 webmaster@waw.co.kr



(위) 세계3대미항 나폴리




'이태리에 가서 뭘 보시려구요?' 누군가 물으면 '고대인들의 생활을 보러가죠.' 그리고 덧붙여 한마디, '살아있는 고대인들의 모습을 정녕 보기 원한다면 폼페이로 가야겠지요.'라고 답하게 된다. 이태리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폼페이를 찾는 이유는 유물 유적을 되살려 음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때의 그 모습이 재현되는 현장을 만나기 위해서다. 이태리 남부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나폴리 여행을 떠난다면 살아있는 유적의 현장 폼페이도 꼭 다녀오자.

베수비오 산 자락이 지중해로 내려오는 길목에 폼페이가 있다. 베수비오 산은 화산 분출로 폼페이를 흔적도 없이 집어삼켰지만 우아한 곡선의 산세는 기품 있고 우아해 보인다. 베수비오 산이 폼페이를 집어삼킨 때는 AD 79년 8월 24일 새벽. 열어젖힌 창문 너머로 베수비오 산이 불꽃을 번쩍이고 타는 듯한 유황 냄새와 연기로 호흡이 어렵고, 날아드는 죽음의 재로 공포와 절망의 두려움를 느낀 순간 그대로 폭발해버린 용암 불덩어리와 화산재 속에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이 죽음의 도시에 대한 이야기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츰 잊혀져갔다.

이후 1594년에 폐허가 처음으로 발견되었으나 많은 사람들이 보물찾기를 하기 위해 이곳으로 몰렸고, 1754년 명문의 발견으로 이 지역은 본래의 이름 폼페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당시 유럽의 정치적 혼란 속에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발굴을 여전히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세계적 문호 괴테는 <이탈리아 여행기>에서 도적 같은 자들에 의해 함부로 파헤쳐져 고대의 예술품이 다량으로 파괴 또는 분실되었다고 쓰고 있다. 그러다 1860년 젊은 고전연구가 주세페 피오넬 리가 발굴책임자가 되면서 합리적인 발굴 시대가 도래 했고, 기원전 10세기부터 형성되어 번영을 누렸던 도시 폼페이는 점차 그 실체를 드러내게 된 것이다.



(왼쪽부터) 폼페이 대극장, 폼페이 아폴로신전, 화산재에 깔려 사망한 사람


굵은 쇠창살로 접근을 막아놓은 자료관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그 날의 참변을 말해준다. 양편으로 늘어서 있는 것은 대부분 가재도구들로서 그릇이나 화로 같은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중앙에는 순간적으로 화석이 되어버린 사람들의 모습이 드문드문 진열되어 있었다. 엎드려 있는 모습, 누워 있다 일어나려다 굳어진 모습, 무릎을 껴안고 웅크린 모습, 재난을 피해보려고 두 팔로 머리를 감싸안고 엎드려 웅크린 모습 등, 집 안에서 혹은 거리에서 만난 재난의 순간이 상상만 해도 소름끼친다.

폼페이 유적을 구경하다보면 많은 것에 놀라게 된다. 2천 년 전에 벌써 우마차가 다니기 편리하고, 비가 오면 사람들의 발이 젖지 않도록 길을 만들었다. 비너스 신전과 법정 역할을 했다는 바실리카나 아폴로 신전 등에 남아 있는 바닥과 벽면, 원주의 건축물과 여기에 남아있는 조각, 그림으로 그들의 종교생활을 짐작할 수 있다. 로마의 법 등의 영향으로 기강도 바로 서있었을 뿐 아니라 낙천적인 그들의 기질 로 신과 더불어 즐기는 생활의 질서도 확립되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해시계, 물시계에 의해 근무 시간을 맞추고 법정의 개정 시간을 공고했다는 설명을 듣게되면 상당히 앞선 문명의 혜택을 누린 도시국가였다는 점도 발견하게 된다.

한 여름에 작열하는 태양아래 발굴된 것만이라도 둘러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중앙대광장 목욕탕을 둘러보면서는 목욕하고 쉬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고, 온탕 세면대 위 둥근 천창에서 햇빛이 쏟아지고 차가운 물이 뿜어져 나온다는 대리석 탕에서는 그 당시 폼페이 사람들에게 목욕탕은 정말 필수적인 시설물이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거리에 설치된 수도시설이나 완벽에 가까운 음향 효과로 지금도 훌륭하게 제 구실을 할 수 있다는 대극장 등을 둘러볼 때 그들의 앞선 문명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파란 바닷물, 파란 하늘, 찬란한 태양 아래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해안선 곳곳에는 바다의 향기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언덕 위로 빼곡히 들어선 건물들. 그리고 요트들이 가득한 항구가 있는 풍경은 나폴리 항구의 대표적인 풍광이다. 그러나 멀리 보이는 산세와 잘 어울리는 해안가의 멋진 풍광이 아니라면 나폴리는 전반적으로 낡은 도시라는 느낌이 든다.

이곳에서 베수비오 순환 전철이나 자동차를 타고 나폴리만의 해안선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면 소렌토를 만날 수 있다. 소렌토가 내려다보이는 깎아 내린 듯 가파른 절벽에 서면 멀리 카프리 섬에서 돌아오는 배가 보이고 어디선가 전설 속의 바다 요정이 부르는 ‘돌아오라 소렌토로’의 선율이 들려오는 듯하다. 남국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소렌토는 고대 로마시대부터 귀족들의 휴양지로 각광받아 온 곳이다. 깨끗한 거리와 품위 있는 건물 등에서 소렌토가 ‘있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휴양지라는 점을 실감하게 한다.

■ 정보상 약력

1960년생. 자동차전문지 카라이프 기자를 거쳐 여행과 자동차 전문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여행작가협회 회장을 지 낸 후 현재는 협회 감사로 있다. 여행전문포털 와우트래블 (www.wawtravel.com), 자동차전문 웹매거진 와우 (www.waw.co.kr)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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