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그늘 속에서 피서를... 산디민속마을과 장동 삼림욕장계족산성 역사탐방 · 장동삼림욕장 체험 산디마을 구경 등 즐거움 가득

산등성이를 따라 에메랄드 빛 하늘이 활짝 열려 있는 성곽 길. 그 아래 철 따라 다양한 옷을 갈아입는 넉넉한 숲. 짙은 숲 향기를 뿜고 있는 휴양림. 맨발로 흙길을 걸을 수 있는 산책로. 언제나 대전의 계족산에 가면 만날 수 있는 대자연의 선물이다. 그리고 그 산 아래 머루처럼 숨어 있는 산디민속마을 구경을 덤으로 할 수 있어 계족산 하루 나들이는 더위를 피해 가족들과 함께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계족산은 시내 동북쪽에 있는 작은 산으로 대전 시민의 발길이 잦은 곳으로 등산로도 잘 정비되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등산코스는 연화사를 거쳐 봉황정으로 가는 코스. 달랑 등산을 하는 사람들은 연화사 코스를 이용하지만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끼리 여유 있는 하루 나들이를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계족산 북쪽 자락에 있는 장동에서 시작되는 코스를 더 선호한다. 장동에는 삼국시대 때 격전장이었던 계족산성과 장동삼림욕장, 산디민속마을 등이 있어 한 번 나들이로 여러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디민속마을은 계족산 산속의 아름다운 계곡 머루 다래골 조성지에서 시작된다. 장동 산림욕장 옆에 위치한 산디마을 어귀에 있는 다래골은 머루, 다래 나무가 있고 맑은 계곡물이 흐르는 곳이다. 작고 아담한 계곡이라 대전 사람들조차 잘 모르는 곳이지만 숲 그늘이 짙고 평평한 바위가 많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탁족(濯足)을 하기 적당하다.

계족산 북쪽은 골짜기가 좁고 길어서 십리가량 되는데 그 공간 안에 열 두어 개의 마을이 있어 열두 산디라고도 부른다. 그 중에서도 계족산 정상 제일 가까운데 있는 마을이 바로 산디마을이다. 산디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짙은 숲 양편으로 두 개의 돌탑을 만나게 된다. 마을 방향으로 섰을 때 왼쪽 언덕에 돌무더기를 쌓아 놓은 것이 할아버지 탑이고 맞은편 냇가 건너 자리하고 있는 탑이 할머니 탑이다. 마을 사람들은 이곳에서 매년 음력 정월 열 나흗날에 마을의 안녕과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기 위한 탑제를 지내고 있다. 이 탑이 어느 시기에 만들어졌고 또 언제부터 탑제를 지내기 시작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마을이 생기면서 시작되었다고 마을 사람들은 추정하고 있다.

1. 다래골 맑은 계곡물 2. 장동휴양림 숲속의 문고 3. 장동휴양림 주변공원 4. 산디민속마을 할머니탑
1. 다래골 맑은 계곡물 2. 장동휴양림 숲속의 문고 3. 장동휴양림 주변공원 4. 산디민속마을 할머니탑

장동 삼림욕장은 산디마을에서 자동차로 불과 5분 거리에 있는 휴식과 체험의 공간. 95년에 개장한 이곳은 잘 조성된 숲과 다양한 체육시설, 모험놀이 시설과 인공호수가 있어 가족 나들이 장소로도 제격이다. 사철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삼림욕장에 가면 침엽수와 활엽수가 적당히 조화를 이루고 있는 순환등산로를 따라 삼림욕을 하며 가벼운 트래킹을 즐길 수 있다. 최근에는 맨발로 건강한 걷기를 할 수 있는 코스도 새로 개장해 주말 건강나들이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삼림욕장이 끝나는 곳에서 산길로 30여분 정도 오르면 석축산성인 계족산성에 이르게 된다. 계족산이 있는 장동 일대는 삼국시대 백제와 신라의 접경지역으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신라와 백제가 치열한 전투를 치루며 양측 군사가 수없이 희생된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역사적인 사실을 확실하게 증명이라도 하듯 산성 내부에서 건물지, 저수지, 봉수대 등이 존재했던 사실이 최근 발굴 결과 드러났다.

계족산성 성곽에 서면 역동적인 분위기의 풍경화를 만날 수 있다. 고속전철과 경부선 철길, 경부선 고속도로가 나란히 달리는 길 건너편으로는 대덕과학단지가 보인다. 대전 엑스포 때 세워진 아파트 단지 곁으로 흐르는 천변 위로는 백로가 유유히 비행하고 있다. 도시인들이면 누구나 공감하는 여유 없는 생활에서 한 번 쯤 벗어나서 마음을 다잡는 기회가 될 것이다.

■ 맨발 걷기와 달리기 명소 계족산

맨발로 걷거나 달리는 일은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맨발 걷기의 가장 큰 장점은 혈액 순환에 있다. 운동화나 구두를 신고 다니면 혈관 수축과 팽창 작용이 상대적으로 축소될 수밖에 없지만 맨발로 흙과 자갈을 밟으면 자극을 받은 발바닥이 혈액을 힘차게 뿜어 올려 우리 몸의 신진 대사를 왕성하게 한다는 것. 맨발 걷기는 또 숙면, 배변활동, 무좀·발 냄새 제거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족산에 가면 우리나라에서 하나 밖에 없는 맨발 걷기와 달리기 전용 코스를 만날 수 있다. 계족산 코스는 국내 유일의 맨발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총 길이 13km 정도인 계족산 코스는 장동휴양림을 끼고 있어 삼림욕과 건강 달리기를 함께 할 수 있어 맨발 마니아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곳이다.

■ 정보상 약력

1960년생. 자동차전문지 카라이프 기자를 거쳐 여행과 자동차 전문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여행작가협회 회장을 지낸 후 현재는 협회 감사로 있다. 여행전문포털 와우트래블(www.wawtravel.com), 자동차전문 웹매거진 와우(www.waw.co.kr)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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