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불개미 알레르기 생명 위협… 적절한 조치 필요

이번 여름 야외 캠핑에 다녀온 이민호(13·남)군은 온 몸이 모기에 물려 벌겋게 부어 올랐다. 이 군은 물린 부위가 심하게 가려웠지만 물 파스만 바르고 일주일 이상 지냈다. 그런데 모기에 물린 자리가 쉽게 아물지 않고 노란 딱지가 계속돼 병원을 찾았다. 진단결과 농가진이었다.

회사원 최(42·남)모 씨는 지난해 추석 고향에 벌초하러 갔다가 벌에 쏘였다. 그런데 최 씨는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을 일으켜 병원을 찾았다.

모기를 비롯해 송충이와 독나방, 벌 등 벌레에 물릴 일이 잦은 계절이다.

뇌염모기처럼 독성물질을 퍼뜨리는 일부 모기를 제외하면 모기에 물려도 생명에 지장은 없다. 또, 이 군의 경우처럼 물린 자리가 쉽게 아물지 않으면 농가진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벌, 말벌, 불개미 등 일부 벌레에 물리면 심한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진드기에 쏘인 경우에도 수일 혹은 수주 후에 호흡기와 순환기, 신경계, 비뇨기계에 이상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의사조차 피부만을 보고 어떤 곤충이 물었는지를 가려낼 수는 없다.

따라서 교상(咬傷) 증상에 따라 적절한 응급처치와 치료법을 강구해야 한다.

■ 증상에 따라 물린 벌레 찾는다


모기와 같이 날아다니는 곤충의 경우에는 주로 노출된 부위에 산재한 병변이 특징인 반면, 빈대처럼 기어 다니면서 무는 곤충은 어느 부위에나 병변이 생긴다.

개미나 벌에 물리면 흔히 가려움증 또는 통증이 동반된다. 심하면 전신에 피부발진이 생기면서 호흡곤란 등 전신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북한 개성이나 금강산, 우리나라에서 피해가 많은 노랑 독나방은 물린지 수시간에서 수일간 부종과 통증이 지속되며, 심각한 소양증을 동반한 두드러기 양상의 붉은 반점이 특징이다.

나방에 물렸을 때는 바로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어야 하며, 심하면 병원에서 치료해야 한다.

모기나 이, 개미는 대개의 경우 흔히 구할 수 있는 피부 소양증과 염증을 가라앉히는 제품으로 호전되며, 물린 곳을 찬물이나 암모니아수로 씻어주는 것이 좋다. 소양증이 계속되면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 연고제를 발라준다.

벌은 신용카드나 칼 등 편평한 부분을 사용해 침을 긁어서 제거한다. 침을 손이나 핀셋으로 잡을 경우 독을 주입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그런 다음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는지 관찰한다.

가천의대 응급의학과 양혁준 교수는 벌레에 물린 후 ▲호흡곤란 ▲흉부 압박감 ▲침을 삼키기 어렵거나 구역질이 날 경우 ▲어지러움 등을 느낄 경우엔 병원에 가서 응급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 벌레 물림 예방법 및 응급처치요령


벌에 물리지 않으려면 야외로 나갈 때 짙은 향수나 밝은 옷을 피하고, 소매가 긴 셔츠나 긴 바지, 모자를 착용해 피부의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모기에 물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항상 몸을 청결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벌레가 주로 활동하는 밤이나 새벽시간에 야외활동을 줄이고 옷과 신발, 침구류에 해충기피제를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래도 벌레에 물렸다면 집에서 할 수 있는 응급치료법은 없을까.

가천의대 피부과 이종록 교수는 ▲물린 부위를 찬 물수건이나 얼음 등을 찜질해주고, ▲물린 부위를 비누와 물로 깨끗이 씻는다 ▲물린 부위를 손가락으로 쥐어짜거나 긁지 않으며 ▲가려운 경우 항히스타민제를 국소 도포하거나 경구로 복용할 수 있고, 칼라민 로션이나 스테로이드 크림을 발라주라고 조언했다.

도움말: 가천의과대학교 응급의학과 양혁준 교수·피부과 이종록 교수


전세화 기자 cand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