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여러분들은 과거에 가지고 있었거나 현재 가지고 있는 질병에 대해 익숙하시지요? 그런데 앞으로 다가올 병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비하고 계신가요?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고 큰 병이 없다고 하였으니 대비는 끝났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신지요? 이 지면을 통해 여러 번 말씀 드렸던 바와 같이, 건강검진은 현재와 과거의 질병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다가올 미래의 질병에 대해서는 정확한 예측을 하지 못합니다.

미래의 질병에 대한 예측은 신이나 점쟁이 만이 알 수가 있고, 의학은 할 수가 없는 일이라고요? 그렇다면, 보험도 필요 없고 노후 설계도 필요 없는 것은 아닐까요? 그렇게 주장하는 것은 회사에서 과거와 현재의 실적이 좋다고 미래도 똑같을 것으로 예상하는 것과 같지는 않을까요?

그렇다면, 다가올 질병을 가장 정확하게 예측을 하고 미리 감시를 할 수 있는 가장 과학적이고 정확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 방법은 첫째,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질병의 위험요인을 평가하고, 둘째, 그 위험요인에 따라 다가올 질병을 설정하며, 셋째, 설정된 질병을 조기에 가장 정확하게 진단해내는 각 개인별 감시프로그램과 리마인더를 가동하며, 넷째는 이 프로그램에 맞춰, 각 개인에게 맞는 가장 정확한 진단법을 실시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리마인더란 필요한 검사를 제 때 받을 수 있도록 통보하는 시스템을 말하지요. 발달된 컴퓨터와 통신 방법이 어렵지 않게 이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 낼 수 있습니다.

이 질병감시의 핵심은 첫째와 둘째의 과정입니다. 위험요인의 평가와 다가올 질병의 설정은 단순한 설문 평가나 비전문요원이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각 개인의 현재 몸과 마음의 상태, 생활습관, 과거력 및 가족력 등을 모두 통합하여 평가할 수 있는 고도로 숙련된 의사의 판단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지요. 거기에 비하면 셋째, 넷째의 과정은 거의 자동적이고 기계적이라 할 수가 있겠지요.

기존의 건강검진은 일년 또는 2년에 한번씩 거의 같은 종합검사를 반복적으로 받게 하여 불필요한 검사와 함께, 질병이 없는 데도 검사는 양성인 위양성의 위험성이 높습니다. 위양성이 나오면 할 수 없이 추가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그 대부분은 몸에 부담이 더 되는 검사들이지요.

반면에 질병감시시스템은 각 개인에게 다가올 질병을 정확하게 예측하여 필요한 검사만을 제 때에, 그리고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받게 함으로 불필요한 검사와 그에 따른 불안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위험이 큰 사람에 대해서는 그 질병에 한해서만 보다 짧은 간격으로 집중적으로 받게 하고, 위험이 적은 사람에 대해서는 검사의 터울을 좀 더 길게 잡게 하는 등 각 개인에게 최적화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다가올 질병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비해야 할 때가 아닐까요?

■ 유태우 교수 약력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원격진료센터 책임교수

MBC 라디오닥터스 진행

KBS 건강플러스‘유태우의 내몸을 바꿔라’진행

<저서> 유태우교수의 내몸개혁 6개월 프로젝트

가정의학 누구나 10kg 뺄 수 있다

내몸 사용설명서, 김영사 2007


유태우 tyoo@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