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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서울힐튼의 구어메 서클(Gourmet Circle)
계절마다 먼저 맛보는 신메뉴 만찬
칵테일 리셉션후 7가지 코스요리, 중장년층이 단골 고객





글ㆍ사진 박원식기자 parky@hk.co.kr

코코넛 오렌지 만두와 과일 꼬치야생 베리 밑에 보이지는 않지만 만두를 담았다. 민트 잎사귀 밑으로 민트 줄기에 과일을 꽂아내 장식을 살린 것. 토마토를 갈아 만든 토마토 얼음에 토마토 아이스크림도 담겨 있다. (위·오른)


지난 초여름의 어느 날!

주말 저녁이 되면서 밀레니엄 서울힐튼호텔의 로비가 북적대기 시작한다. 저마다 샴페인 잔을 들고 한담을 나누고 있는 이들이 함께한 ‘자리’의 이름은 구어메 서클(Gourmet Circle). 벌써 12년이나 된, 이름 그대로 ‘미식가 클럽’ 모임이다.

1년에 단 4차례 프렌치 레스토랑 시즌즈(Seasons)에서 마련하는 이 저녁 만찬의 평균 참석 인원은 80여명. 한 번에 토, 일요일 두 번씩 열리는데도 매번 자리가 없을 만큼 꽉 찬다. 그런데 이들은 왜 이 만찬에 애써 찾아 올까?

칵테일 리셉션을 마친 후 테이블에 앉으면 제공되는 메뉴는 7가지 코스. 모두 국제적인 요리대회에서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박효남 조리상무(주방장)가 준비한 창작 신메뉴들로만 구성된다. 여기에 음식 하나하나 마다 각각의 와인과 음료도 함께 서빙된다. 그리고 살펴봐야 할 것은 만찬의 주제에 맞게 꾸며진 테이블 세팅과 꽃 장식, 그릇들과 데코레이션, 그리고 조명까지…. 매번 바뀌는 주제에 따라 달라지는 분위기를 확인하는 것도 놓치지 말아야 할 즐거움 중의 하나다.

박효남 셰프가 ‘굳이 이 자리에서’ 창의적인 음식들만을 모아 선보이게 된 데는 이 모임의 유래와 연관이 깊다.

구어메 서클이 처음 시작된 것은 1996년. 시즌즈가 처음 문을 연 것은 1984년인데 10여년이 지나면서 당시 레노베이션에 들어가야 했다. 그리고 다시 오픈하면서 고객들에게 신메뉴들만을 모아 선보이는 자리를 별도로 마련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다. 이후 1년에 4차례씩 열게 된 것. 그래서 지금 구어메 서클은 바뀌는 계절에 앞서 한 시즌 동안 선보일 신메뉴들을 선보이는 자리로 자리매김돼 있다.

그래서 구어메 서클은 일반적으로 생각하기 쉬운 ‘미식가 모임’하고는 성격이 다르다. 맛을 좋아하는 이들이 모여 여러 레스토랑들을 찾아 다니는 동호회라거나 특정인들만의 폐쇄적인 ‘맛 집합체’는 아니기 때문이다. 간혹 ‘회원제 아닙니까?’라고 묻는 이도 있지만 당연히 그렇지 않다. 다만 새로운 맛을 느끼고 확인해 보려는 이들을 위해 시즌즈가 기회를 마련하는 형식에 가깝다.

구어메 서클을 찾는 ‘회원 아닌 회원’들의 면면을 보면 조금 놀랍다. 보통 4~6명 단위로 가족, 친지, 친구들과 찾는데 80여명의 참가자 중 매번 80% 이상이 고정 고객들이다. 부부동반으로 빠짐없이 참여하는 IT업체들의 CEO 모임과 지방에서도 꼬박꼬박 올라 오는 의사 모임 등 ‘로열(Loyal) 멤버’만도 각각 20여명에 육박한다.

어떨 때는 처음 참여하는 회원이 단 2~3개 테이블에 불과할 경우도 있다고.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멤버’ 대부분이 40대 이상의 중장년 층이라는 점.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연인 단위 회원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럼 ‘미식’을 위한 비용은 얼마나 들까? 구어메 서클의 평균 가격은 15만~20만원을 받는다. 일반적으로는 결코 만만하지 않은 비용. 하지만 내용을 살펴 보면 사정이 조금 다르다.

우선 7가지 정찬 코스는 박효남 상무가 마련하는 최고 셰프의 최고 수준 음식들. 더욱이 계절별로 그의 창작 아이디어가 가장 먼저 선을 보이는 기회이다. 여기에 매 코스마다 달리 따라주는 와인과 음료들. 그것도 양에 제한은 없다. 또 결코 쉽게 볼 수 없는 실내 장식이나 주제에 따라 달라지는 분위기까지….

실제 지난 5월의 구어메 서클 참가비는 19만6,000원. 그런데 이 코스 그대로 시즌즈에서 지금 주문을 하면 음식 값만 18만원이다. 당연히 구어메 서클 때 제공됐던 7가지 와인과 음료를 제외한 가격이다.

때문에 구어메 서클은 비즈니스 모임이나 연인들의 만남 기회로도 애용된다. ‘크게 신경 쓰이는’(?) 상대(연인이나 거래처)를 배려해 메뉴를 고르거나 와인을 매칭시키는데 아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서다. 두말할 나위 없이 음식과 와인도 최고 수준인데.

“구어메 서클의 테이블 자리를 채우려고 고민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대신 ‘매번 새롭고도 환상적인 만찬 자리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하는 문제에 항상 고심해 오고 있습니다.” 시즌즈 안용현 지배인은 “항상 회원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드리기 위한 부담감이 결코 작지 않다”고 털어 놓는다. 그리고 그가 즐겨 듣는 소리. “오길 잘 했네!” “확실히 여기 오면 틀림 없어…!”. 구어메 서클의 목표는 항상 ‘고객 만족 120%’다.

지난 5월 여름 메뉴를 선보이는 51회 자리를 가졌던 구어메 서클은 52회 모임을 9월 27, 28일 두 차례 갖는다. 역시 박효남 상무가 개발한 가을철 신메뉴를 선보이는 기회. 그 전까지는 여전히 여름 신메뉴를 맛볼 수 있다. (02)317-3060

■ 51회 구어메 서클 여름 신 메뉴




1. 송로버섯 가스파초 드레싱의 바닷가재 요리

스페인식 차가운 토마토 수프인 가스파초를 응용, 송로버섯을 넣은 드레싱을 사용했다. 삼각형 모양의 덩어리는 바닷가재를 갈아 뭉쳐 놓은 테린, 오렌지 색깔 역시 바닷가재를 곱게 갈은 덩어리다. 그리고 토마토와 파슬리 샐러드.

2. 아보카도와 오이 카푸치노

아보카도와 오이만을 갈아 카푸치노처럼 거품을 만들어 냈다. 물이나 우유 오일 등 액체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오이와 아보카도에서 우려낸 액즙이다. 옆에 잎사귀는 바질잎. 장식용 만이 아니라 먹어도 된다.

3. 시금치 치즈와 파인애플

샌드위치처럼 보이는데 3겹이 모두 치즈다. 겉에 2가지는 비교적 딱딱한 하드 치즈. 안에 내용물은 시금치와 잣을 갈아 넣은 치즈. 맨 위는 샐러드 장식.

4. 쇠고기 안심과 바질 소스

안심 스테이크 옆 왕관 모양은 파마산 치즈를 뿌려 구워낸 필로 패스트리다. 안에 꼽혀져 있는 것은 프렌치 프라이 감자가 아닌 하얀 아스파라거스 튀김.

5. 오리 콘핏 버섯 카스타드

콘핏은 오리를 기름에 넣고 은근히 익힌 것. 계란 버섯을 함께 넣어 계란찜처럼 부드럽게 익혔다. 안에 들어 있는 내용물은 거위간. 길다란 과자처럼 보이는 것은 설탕이 안들어간 비스킷 종류. 그리신이리가 부른다.

6. 오렌지 샤벳과 상어알

오렌지는 노란색 만이 아니다. 붉은 색상의 오렌지로 셔벳을 만들고 그 위에 캐비아(상어알)을 올렸다.

7. 상무와 조리사들의 인사

박효남 상무(맨오른쪽)가 만찬을 마친후 고객들에게 조리사들과 함께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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