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의료장비 이용 환자 진료· 혈관 상태따라 양·한약 함께 처방

과학적인 검사와 임상정보를 바탕으로 치료하는 양방 병원과 오랜 세월을 거치며 경험에 의한 치료를 제공하는 한방 병원 중 어디를 가야 치료효과가 높을 지를 두고 고민하는 환자들이 많다. 양쪽의 장점을 합친 양·한방 협진 병원을 찾아가 보지만 실망하기 일쑤다. 양방과 한방의 시각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실제로는 협진 의료가 제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예풍혈관클리닉 백태선 원장은 “진정한 의미에서 양·한방 협진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우리병원이 유일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아산병원에서 의사생활을 시작한 그는 현대의학의 한계를 느꼈다. 각종 검사 결과는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두통, 생리불순 등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과학과 통계에 얽매이는 현대의학만으로는 환자를 제대로 치료할 수 없다고 판단한 그는 경희대 한의대에 편입했다.

한방에도 한계와 문제점은 많았다. 한의학은 생리와 병리 등의 이론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렵고, 임상정보도 쉽게 제공하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인체 내의 세밀한 생명현상에 대해 정확한 해답을 구하는데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한방의 진단법은 양방에 비해 정밀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특히, 철분 부족이나 귀 평형기관의 이상, 뇌신경 이상 등에 의해 생기는 어지럼증과 같은 인체의 기질적 이상에 대해서 한의학은 그 원인을 찾아내지 못한다.

그래서 백 원장은 양쪽 의학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상호 보완하는 방향으로 양·한방 협진 클리닉을 개원했다.

예풍혈관클리닉은 진단은 양방으로, 치료는 질환에 따라 양방과 한방 중 더 효과적인 것을 택해 제공하고 있다.

“대체로 만성질환에는 한방치료가, 갑자기 의식을 잃는다든가 외상으로 인한 출혈이 심할 때 등 급성 치료에는 양방치료가 효과적입니다. 또, 한방은 눈에 보이지 않는 기능성질환을, 양방은 눈으로 보이는 기질성 질환에 적합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X-ray나 CT 등 현대적 장비로 검사해도 아무런 이상도 발견되지 않지만 환자 스스로 고통을 느끼는 원인불명의 만성통증과 퇴행성 질환에는 양방보다 한방이 더 잘 낫는다. 반면, 자궁기형이나 난관 폐쇄, 선천적 무월경 등 구조적인 원인에 의한 질병은 양방으로 치료해야 한다.

또, 자연과의 조화를 비롯한 올바른 생활습관을 강조하는 한방은 질병의 예방에 효과적이다.

백 원장은 이런 점에서 양·한방 협진 의료가 뇌졸중 예방에 매우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예풍혈관클리닉에서는 먼저 CT나 MRI, MRA, 경동맥 초음파, 뇌혈류 검사, 동맥경화 측정기 등 현대 의료장비를 이용해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한다. 그런 다음, 환자의 혈관상태에 맞게 양약과 한약을 함께 처방한다. 그는 “양약만으로는 뇌졸중을 예방하기 어렵지만 단삼, 천궁, 홍화, 도인 등 혈관에 좋은 한약재를 함께 처방해 예방률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환자의 상태에 맞게 운동과 음식 처방도 하고 있다.

뇌졸중 예방에 현대의학이 부적합 하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이 같은 새로운 시도의 예방법은 참신할 수 있다. 그러나 백 원장이 제공하는 치료는 아직까지 치료효과나 과학적 근거 가 입증되지 않은 것들이다. 따라서 병원 선택 시 환자 스스로 보다 신중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 백태선 원장이 제안하는 '병원 선택 법'


좋은 치료를 받으려면 좋은 병원에서 좋은 의사에게 치료 받아야 한다는 사실에 공감하지 않을 환자는 없다. 문제는 그런 병원과 의사를 어떻게 고르는가 이다. 좋은 물건을 사려면 여러 물건을 깐깐하게 따져보고 골라야 하는 것처럼 병원과 의사 역시 의료소비자의 적극적인 정보수집과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예풍혈관클리닉 백태선 원장은 최근 양·한방 종합 의료 가이드북이며 환자에게 맞는 병원을 찾는 법 <양·한방 똑똑한 병원 이용>을 펴냈다. 어떤 경우 양방 병원에 가고, 어떤 경우 한방 병원에 가야 할지 그리고 어떤 의사와 병원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해 오목조목 짚고 있다.

책에서 백 원장은 ▲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고가의 비보험 진료를 위주로 하는 병원 ▲ 응급 상황이 아닌데도 당장 수술이나 입원을 강요하는 의사 ▲ 자세한 설명도 없이 많은 검사를 받게 하는 의사 ▲ 진단과 치료 과정 전반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의사 ▲ 새로운 검사, 수술 약 등 최신 치료법을 위주로 하는 병원 등은 피하라고 조언했다.


전세화 기자 cand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