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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조기 발견하면 막을 수 있다
강동성심병원치매예방센터
정신과·신경과 등 협진 정확한 진단 후 통합적 치료 해야





전세화 기자 candy@hk.co.kr

강동성심병원 치매예방클리닉 연병길 센터장(위)
1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2008치매극복의 말'행사에서 치매환자 가족 및 참석한 어르신들이 서울광장에 마련된 치매조기 검진 등 다양한 부스에서 치매검사의 필요성을 체험하고 있다. 조영호기자 voldo@hk.co.kr




경기도 일산에 사는 주부 최 모 씨는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 때문에 삼년 째 외출조차 거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십 여년 전부터 건망증과 언어 감각이 떨어지기 시작했던 최 씨의 시어머니는 치매증세가 점점 악화돼 갔다. 삼년 전부터는 시도 때도 없이 집안에 가스 불을 모두 켜 놓거나, 말 없이 훌쩍 집을 나갔다가 길을 잃는 등 심각한 치매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성을 잃어버리는 무서운 병 치매. 우리나라 전체 노인 인구 가운데 약 10%가 치매 환자로 추산되고 있고, 치매 환자 수는 노인인구의 증가와 함께 날로 급증하고 있다. 치매가 고령화시대의 사회적 공포로 떠오르자 정부까지 '치매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많은 이들은 치매를 노화로 인한 불가역적인 병으로 여긴다. 하지만 치매환자의 10~15%는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치료가 가능하고, 나머지도 적절히 치료해주면 진행속도를 늦추거나 더 이상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강동성심병원 정신과 연병길 교수(치매예방센터 소장)는 치매에 대한 인식개선이 치매의 조기발견 및 조기치료를 위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치매를 불치의 병으로 여겨 치매 환자를 집안에서 감시하거나 치매환자 수용시설에 보내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치매도 얼마든지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병입니다. 치매에 걸리기 쉬운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분들은 젊어서부터 위험인자를 관리하는데 힘써야 하고요. 건망증, 우울증 그리고 전화 사용을 못하거나 대소변을 제대로 못 가리는 등의 치매 전조증상을 보이는 분들은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진행 단계나 치매의 원인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치료가 가능합니다. 특히, 치매의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경우엔 조기치료를 통해 완치에 가까운 치료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연 교수는 치매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정신과, 신경과, 재활의학과, 영양학과, 사회치료사와 복지시설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력해 보다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통합적으로 치료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여러 과간 협진이 이뤄지는 치매예방 클리닉을 세웠다.

일반 치매 클리닉이나 기억장애 클리닉에서는 정신과 혹은 신경과 전문의가 치매가 진단되면 약물치료를 하는 것에 그친다.

그에 비해 강동성심병원 치매예방센터는 보다 정밀한 진단을 바탕으로 환자 개개인에 맞는 영양치료와 다양한 인지재활치료, 예술치료, 운동치료 등의 맞춤형 치료를 제공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 합동진단으로 60가지 넘는 치매원인·진행단계 정확히 파악해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은 노인 우울증, 당뇨나 고혈압, 치매 유전자, 알츠하이머병, 엽산과 비타민B12 등 특정 영양소의 부족 등 60가지가 넘는다.

원인에 따라 치매환자는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첫째는 우울증, 알코올중독, 갑상선기능저하 등이 원인이 된 치매환자다. 이들은 조기치료하면 완치에 가깝게 회복할 수 있는 가역성 환자로, 전체 치매 환자 중 약 10~15%를 차지한다. 둘째는 당뇨, 고혈압 등에 의한 혈관성 치매환자로 조기치료를 통해 더 이상의 진행을 막을 수 있으며, 치매 환자 가운데 약 30%를 차지한다.

셋째는 알츠하이머나 전두측두엽 등 퇴행성 뇌질환에 의한 치매 환자로, 전체 환자 중 절반 가량을 차지하며, 조기 약물치료 등을 통해 진행속도를 늦추는 것이 가능하다.

또, 치매는 어느날 갑자기 찾아오는 병이 아니라 20여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병이다. 따라서 초기에 치료해주면 치매를 완치하거나 진행을 억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진행단계를 파악하면 보다 적절한 치료법을 강구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위해 강동성심병원 치매예방센터는 먼저 MRI로 뇌 상태를 보고, 신경심리 검사와 영양검사, 유전자 검사 등 다양한 치매검진을 실시한다. 그런 다음 정신과와 신경과, 영양학과 교수들이 모여 검사 결과를 놓고 회의를 거쳐 진단을 내린다.

연 교수는 "각 과의 전문가들이 검사결과를 함께 논의하면 보다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고, 치료효과를 높이려면 정확한 진단이 필수"라고 설명한다.

제1회 치매극복의 날(21일)을 앞두고 19일 서울 계동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열린 치매조기검진체험 행사장에서 한 노인이 인지능력검사를 받고 있다. 최흥수기자choissoo@hk.co.kr


■ 약물 만으로는 치매치료 한계, 운동, 영양, 인지재활 등 다양한 맞춤형 치료 필요

정밀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이 내려지면 치매예방센터 의료진들은 맞춤형 치료를 위해 다시 협력한다.

치매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로 나뉜다. 약물치료는 초기, 중기, 말기 등 진행단계와 원인에 따라 실시된다.

"현 단계에선 치매를 완치시키는 약물이 없습니다. 따라서 약물치료와 함께 환자에 맞는 영양치료와 인지재활치료, 운동치료 등을 병행시켜야 인지기능 개선 등 치료효과가 높아집니다."

연 교수는 약물처방 외의 치료를 병원에서 실시하는데는 여러 가지 한계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지역 치매지원센터 등 다양한 전문가 및 사회 시설과 연계한 치료활동을 펴오고 있다.

그는 강동구 치매지원센터에서도 진료를 해오고 있다.

"병원은 장소가 협소해 미술치료나 음악치료 같은 인지재활치료나 운동치료를 시행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지역 치매지원센터가 필요하죠."

얼마 전 강동구 치매지원센터는 개소 1주년을 맞아 인지재활치료를 통해 효과를 거둔 치매환자들의 수기 발표회를 가졌다.

발표자들은 인지재활치료를 통해 완치 등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뒀다며 즐거워 했다.

■ 치매예방 수칙

치매는 발병 원인이 알려진 만큼 예방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당뇨나 고혈압, 고지혈증을 앓는 사람은 혈관성치매의 위험이 높다. 따라서 운동과 식이요법, 약물치료로 혈당을 조절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200이하로 낮춰야 한다.

과음과 흡연도 치매의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므로 피해야 한다.

연병길 교수는 또한 소식하는 습관을 기르라고 강조한다. 음식을 섭취하면 소화 시키기 위해 산소가 필요한데, 산소가 결합하면서 산소 유리기가 나와 세포를 망가뜨린다. 그런데 과식을 하면 이러한 몸 속의 산화 작용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울증 관리와 균형 있는 식사도 중요하다.

녹색 채소에 많이 들어 있는 엽산이 부족해도 치매가 올 수 있으므로,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치매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독서 등의 적당한 지적활동으로 인지기능을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연 교수는 "최근 들어 운동의 치매 예방 및 치료효과가 속속 입증되고 있다"며 운동의 필요성도 강조한다.

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대단위 조사를 했더니, 일주일에 30분씩 2회 이상을 운동한 사람은 거의 치매에 걸리지 않았다"며 "운동이 치매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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