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Mission To Mars'에 숨은 과학

SF 영화를 보면 우주선이나 우주기지에는 항상 식물이 자라는 하우스가 존재한다. 햇볕으로 식물을 키워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하며, 인간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식량을 얻을 수 있다고 설정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화성에서 비닐하우스를 만들어서 산소와 식량을 생산할 수 있을까?

일단 식물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조건은 온도, 습도, 햇볕이다. 온도와 습도는 인위적으로 맞춰 준다고 하더라도 햇볕은 그럴 수 없다. 그렇다면 화성에서 식물이 성장할 만큼 충분한 햇볕을 확보할 수 있을까?

화성은 거리상 태양에서 지구까지의 거리보다 1.5배 더 떨어져 있어 44% 정도의 햇볕을 받는다.

이 정도로만 해도 식물이 죽지 않고 살 수 있는 수준이 된다. 거기다가 지구에서는 대기가 약 35% 정도의 햇볕을 흡수하고, 화성에서는 대기가 거의 햇볕을 흡수하지 않을 것이므로 지구에서보다 햇볕이 2/3 정도가 될 것이다. 이 정도라면 식물이 충분히 생존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희망적이게도 비닐하우스를 만들 수 있을 가능성은 '그렇다'이다. 그러나 화성 온실을 비닐로 지을 수 있을까?<그림5>

화성의 대기는 지구 대기압의 7%밖에 되지 않는다. 보통 실생활에서 보자면 진공에 해당하는 저압으로 보온병의 내부에 해당하는 압력이다.

그래서 화성에 찢어지지 않을 정도로 튼튼한 비닐로 짓는다면 사방으로 빵빵하게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모습이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화성에 강풍이 불어도 밀도가 지구 대기보다 7%밖에 되지 않을 것이므로 지구에서보다 훨씬 약한 저항을 받을 것이다.

그래서 영화에서처럼 펄럭이는 소리가 나는 비닐하우스는 화성에 존재할 수가 없다. 완전히 빵빵한 비닐하우스를 갖는 화성기지를 영화에서 만들었다면 훨씬 더 재미있는 영화 장면이 되지 않았을까?

ⓖ우주선에서는 왜 액체로 채울까?<그림6> 각종 만화영화나 일부 영화를 보면 우주선 내부를 액체로 채우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마도 우리 몸과 밀도가 완전히 같게 조절된 액체일 것이다. 이 영화에서도 화성인이 만든 우주선을 타면 우주선 내부를 액체로 채우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액체로 우주선 내부를 채울까? 우주선이 가속을 하는 동안 우리 몸은 심한 힘을 느낀다. 가속은 중력과 동일하게 우리가 느낄 수 있는데, 상대성이론에서는 중력과 가속을 같은 물리적인 현상이라고 이야기한다.

반면 우리가 물에 들어가면 부력을 느껴서 힘을 거의 느끼지 못하게 된다. 부력은 물체에 의해서 밀려난 액체의 질량만큼 액체가 물체에 가하는 힘을 말한다. 우리 몸은 물과 밀도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물속에 들어가면 중력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몸과 밀도가 완전히 같은 액체 속에 우리 몸이 들어가게 된다면 매우 큰 가속을 받더라도 뒤로 밀리는 힘을 받지는 않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주선을 만드는 각종 장치들, 가속에 필요한 연료문제, 숨 쉬는 문제 등등 중요한 문제들만 해결될 수 있다면 영화에서처럼 매우 빨리 가속하는 우주선에서라도 사람이 무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옛날 60년대 만화영화의 주인공이었던 로보트태권V를 만든다면 탑승자는 엄청난 가속을 느껴야 하는데, 조종석을 액체로 채운다면 훨씬 작은 힘을 느끼게 될 것이므로 적과 싸우기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그러나 재미있는 기능이 될 것 같기는 하지만.... 기술적인 장벽이 너무 높아서 언제 실현될지는 도저히 알 수가 없다.

이 영화에서는 여러 가지 잘못된 점들이 눈에 띈다. 내가 보기에는 영화를 만들면서 검증을 받지 않고, 제작자들이 생각나는 대로 만든 영화인 것 같아 아쉬움을 느낀다.

SF(Science Fiction)란 것은 가상의 이야기를 만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과학적인 문제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장르를 말한다. 단순히 생각나는 대로 만들면 SF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영화 《Mission To Mars》는 SF로 만들어졌지만, 실질적으로 SF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직관적인 부분이 많다.

그래서 SF라고 할 수 없다.미국 할리우드에서 만든 영화들을 살펴보면 옛날에 만든 SF들이 최근에 만들어진 SF들보다 훨씬 논리적이고 현실적이다. 최근 SF들은 특수효과와 비주얼을 바탕으로 볼거리를 제공해 주지만 깊이 있는 줄거리와 과학적 사색을 위한 탄탄한 구조는 사라지고 있어서 많이 아쉽다.

심지어 리메이크되고 있는 영화들조차도 기술적으로는 훨씬 더 과학적 타당성에 바탕을 두고 만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작의 치밀함은 사라지고 볼거리에만 치우치고 있기 때문에 할리우드 SF들에 금방 식상하는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다만.....이 영화의 이야기는 재미있다. 영화는 그저 재미있으면 그뿐인 것은 아니지만 이 영화는 본 시간이 아까울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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