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IBM 한판 붙자" HP의 대반격
139억 달러에 대형 IT업체 EDS 인수
서비스 경쟁력 강화로 업계지존과 정면대결







김상범 블로터닷넷 대표블로터 ssanba@bloter.net



HP CEO 마크 허드, EDS CEO 로날드 리튼마이어
자고 일어나면 주인이 바뀌는 게 IT업계 일상사가 돼 버렸다. 거대한 인수합병이 하루가 멀다하고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황제 마이크로소프트가 인터넷 업체 야후를 인수한다고 해서 한바탕 요란을 떨더니, 결국 ‘없던 일’로 싱겁게 끝났지만 정보기술 업계를 흔들 대형 인수합병은 곳곳에 잠재해있다.

지난 13일, MS와 야후의 ‘빅딜’ 성사 가능성에 온통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사이, 또 다른 한 쪽에서 조용히 거대한 ‘빅딜’이 준비중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HP가 일렉트로닉데이터시스템즈(EDS)를 인수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두 회사가 합의해 공식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HP가 EDS 주식을 주당 25달러에 현금으로 인수하는 형태다. 인수 총액이 약 139억달러에 이른다. 우리 돈으로 약 14조원 규모다. 야후 인수 예상가 약 500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빅딜’이라 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다.

EDS는 IT 기반의 컨설팅 및 서비스 업체다. HP 역시 서비스 사업부분을 운영하고 있다. 경쟁사를 인수한 셈이다. HP가 서비스 부문의 경쟁업체인 EDS를 전격 인수하게 된 배경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야후를 인수하려는 의도와 비슷하다. 인터넷 황제 구글과 결전을 치르기 위해 야후를 인수하려했던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이 HP는 EDS 인수를 통해 결국 업계 지존 IBM과 한판 승부를 치르겠다는 속셈이다.

IBM과 HP는 컴퓨터 서버 및 PC 사업 부분에서 영원한 숙적이었다. 물론 IBM이 늘 한발 앞섰다. HP는 2002년 '빅블루' IBM과 결전을 위해 당대 최대의 PC업체 컴팩을 189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이를 통해 HP는 하드웨어 시장에서 IBM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업계 지존의 자리를 IBM에게서 빼앗아오지는 못했다. 서비스 사업 부분 때문이다.

단순히 장비를 파는 것이 아니라, 장비와 소프트웨어 등을 경영전략에 맞춰 어떻게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좋은지를 자문해주고 실제 구축 작업까지 한꺼번에 해결해주는 ‘IT 서비스’ 사업은 고부가가치 영역이자 핵심 사업이다. 바로 이 IT서비스 영역에서 IBM의 위치가 독보적이다. IBM이 2000년 대형 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를 인수한 이후 더욱 지존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IBM의 전체 매출 가운데 50% 이상이 바로 서비스 부문에서나온다. IBM이 ‘우리는 서버업체가 아니라 서비스 업체다’라고 말하는 근거다.

HP는 전체 매출의 16% 정도만이 서비스 사업에서 나온다. HP가 EDS를 인수한 이유는 바로 이 IT 서비스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해 IBM과 한판 벌이겠다는 것이다.

EDS는 제너럴 모터스(GM), 로열 터치 셸 등 유명 대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지난해 221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IT 서비스 전문기업이다. 같은 기간에 HP는 서비스 사업에서 166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번 인수합병으로 HP와 EDS 두 회사의 서비스 부문을 합치면 매출 연 380억달러 이상, 직원수 약 21만명, 세계 80여개국에 진출한 세계최대 규모의 IT서비스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이로써 HP는 IT서비스 시장에서 지난해 매출 200억달러를 올렸던 액센추어를 추월하는 것과 동시에 IBM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서비스 전문업체 인수에 대한 HP의 관심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HP는 지난 2000년 당시 CEO였던 칼리 피오리나가 주도해 컨설팅 및 서비스 전문업체 PwC를 인수하고자 했다. 실적 부진이라는 악재를 만나 HP는 결국 막판에 PwC 인수를 포기했는데, 공교롭게도 HP가 포기한 PwC를 IBM이 낼름 인수해버렸고, 이후 서비스 기업으로 거듭난 IBM을 바라보며 분루를 삼켜야 했다.

HP는 이번 EDS 인수에 따라 IT 및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을 비롯, 애플리케이션 사업, 컨설팅, 기술서비스 등 IT 서비스 전 영역에 걸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명실상부한 서비스 기업으로의 재탄생이다. 서버 시장에 이어 서비스 시장에서 IBM과 HP의 한판 승부가 본격적으로 무르익었다.

한편 HP는 올 2분기(2008년 2~4월) 실적을 발표했다. 각 부문에서 양호한 실적을 올려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1% 증가한 283억달러에 달했다. 주당 순이익은 23%증가한 80센트에 이를 전망이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카카오
배너
2020년 05월 제2829호
  • 이전 보기 배경
    • 2020년 05월 제2829호
    • 2020년 05월 제2828호
    • 2020년 05월 제2827호
    • 2020년 05월 제2826호
    • 2020년 04월 제2825호
    • 2020년 04월 제2824호
    • 2020년 04월 제2823호
    • 2020년 04월 제2822호
    • 2020년 03월 제2821호
    • 2020년 03월 제2820호
  • 이전 보기 배경
저번주 발행호 다음주 발행호
  • 지면보기
  • 구독안내
  • 광고문의
  • * 지면문의
    전화 : 02-6388-8088
    팩스 : 02-2261-3303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 온라인 광고
    전화 : 02-6388-8019
    팩스 : 02-2261-3303
    메일 : adinfo@hankooki.com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많이 본 기사

주간한국 유튜브 채널

서진의 여행 에세이

이탈리아 피렌체 이탈리아 피렌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