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2배 빠르고 가격은 절반 휴대전화 가능한 내 손안에 PC7월 11일 22개국 동시 출시… 삼성전자 '옴니아'와 경쟁 주목

스티브 잡스와 그가 이끄는 애플컴퓨터는 늘 업계의 요주의 대상이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참신한 디자인으로 시장의 절대 강자들을 바짝 긴장시켜왔기 때문이다.

절대다수는 아니지만 탄탄한 애플 매니아층은 ‘윈도우’로 PC 시장을 제패한 마이크로소프도 애플에 일정 지분을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급기야 MP3 플레이어 ‘아이팟’으로 시장 1위에 오른 바 있는 애플이기에 이제 ‘작지만 강한 2인자’라는 수식어도 머쓱해졌다.

그런 애플이 PC와 MP3 플레이어에 이어 지난해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휴대전화까지 넘보고 나서자 전세계 휴대전화 제조업체들과 통신업체들은 애플의 행보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애플 매니아들은 일제히 환호를 하고 나섰다.

애플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가 드디어 ‘3G 아이폰’을 공개했다. 지난해 처음 출시한 ‘아이폰’의 다음 버전인 ‘3G 아이폰’을 두고 그동안 업계와 사용자들은 출시 시점과 디자인, 기능, 가격 등을 저울질해왔다.

아이폰은 운영체제와 웹브라우저를 내장해 PC처럼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고 여기에 휴대전화 기능까지 갖춘 전천후 모바일 단말기다.

스티브 잡스는 1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에서 3G 아이폰을 공개하면서 기대(?)했던 대로 파격적인 강수를 소개했다. 기존 아이폰보다 인터넷 다운로드 속도는 두배 빨라졌고, 가격은 절반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을 발표한 것.

이날 스티브 잡스가 밝힌 바에 따르면 3G 아이폰의 가격은 저장용량 8GB짜리가 199달러다.(16GB 제품은 299달러) 그동안 400달러였던 아이폰과 비교해 절반 가격이다. 가격은 반으로 줄었지만 기능은 더욱 향상됐다. GSM 방식의 이동통신 규격을 지원했던 기존 아이폰과 달리 3G 아이폰은 3세대 이동통신 규격인 HSDPA(High-Speed Downlink Packet Access)방식을 적용해 다운로드 속도가 2.4배 빨라졌다.

또, GPS 기능을 내장하고 구글이 제공하는 지도서비스 ‘구글맵’을 지원해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메일 소프트웨어인 ‘익스프레스’를 지원, 이메일 송수신도 가능하다.

이밖에 480 X 320 해상도의 3.5인치 터치스크린을 채택해 화면도 기존 아이폰보다 넓어졌고 두께도 조금 더 얇아졌다. 200만 화소급 디지털카메라도 내장돼 있고 배터리도 통화대기시간 기준으로 300시간을 버틸 수 있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오는 7월11일 전세계 22개국에서 동시 출시할 것”이라고 밝히고 “올 연말까지 총 70개국에 공급, 1000만대의 판매를 달성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스티브 잡스의 호언은 세계 휴대전화 단말기 업체들을 바짝 긴장하게 만들만 하다. 무엇보다 예상보다 훨씬 낮게 정해진 가격 때문이다. 휴대전화가 가능한 손안의 PC가 우리 돈으로 20만원 수준이라면 긴장할 만한 가격이다.

한 가지, 이 가격은 휴대전화 서비스 가입 약정이 빠져있어 실제 구매가는 조금 다른 계산이 필요하다. 애플은 3G 아이폰에 이동전화 서비스 2년 약정제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AT&T에 2년간 의무 가입을 했을 때 3G 아이폰을 199달러에 구매할 수 있다는 말이다. 가입시에는 월 40달러의 통화요금 상품을 구매해야 월 30달러짜리 데이터 정액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다. 3G 아이폰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월 70달러 정도의 서비스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이는 이전 아이폰과 비교하면 월 10달러 가량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3G 아이폰이 기존 휴대전화 단말기 업체들을 긴장시킬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출시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노키아나 삼성전자 같은 휴대전화 단말기 업체들은 물론 스마트폰 ‘블랙베리’로 틈새시장을 장악해오던 캐나다 RIM사 등도 아이폰을 예의 주시하는 이유다.

한편 애플이 오는 7월11일 동시 출시할 22개 국가 명단에 한국과 중국이 빠져있어, 국내 출시 시점을 놓고 국내 사용자와 업계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3G 아이폰의 대항마로 전격 발표한 ‘옴니아’가 아이폰과 어떤 경쟁을 벌일 지도 국내 사용자들에겐 주목되는 관심거리다.


김상범 블로터닷넷 대표블로터 ssanba@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