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진컵 2008서 '네잎' 팀 우승… '곰즈' 팀은 게임 개발 부문 3위 올라

북경 올림픽을 한달여 앞둔 지난 3일 프랑스 파리에서는 또 하나의 올림픽이 열렸다. 세계 61개국에서 각국을 대표하는 학생들이 모여 정보기술(IT) 솜씨를 겨루는 '이매진컵 2008(ImagineCup 2008)' 대회가 열린 것.

이매진컵은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가 2003년부터 전세계 16세 이상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IT 경진대회로 매년 나라별로 예선을 거쳐 선발된 각국 대표 학생들이 다시 세계 최고를 겨루는 방식으로 진행돼 ‘IT 올림픽’이라고 불린다.

3일부터 5박6일간 진행된 ‘이매진컵 2008’은 61개국에서 선발된 124개팀 370여명의 학생들이 모여 소프트웨어 설계, 임베디드 개발, 게임 개발, 호시미 프로젝트(프로그래밍 대결), 정보기술, 알고리즘, 사진, 단편 영화 및 인터페이스 디자인 등 총 9개 분야에서 여러 가지 도전 과제를 수행하면서 치열한 경합을 펼쳤다.

지난해 대회에서 세종대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엔??05’ 팀이 소프트웨어 설계 부문 2위를 수상한 바 있는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에서는 단편영화 부문에서 우승을 거머쥐고, 게임 개발 부문에서 3위에 오르는 쾌거를 거둬 주목을 받았다. 본선에 진출했던 또 다른 분야,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과 소프트웨어 설계 부문에서는 각각 6강과 12강에 오르며 선전했다.

단편영화 부문에서 우승을 거머쥔 우리나라 대표팀은 아주대학교 미디어학부 학생들로 구성된 ‘네잎’팀(정일진, 안성란, 추연준, 이성욱). 캔을 재활용하는 과정과 의미에 대한 내용을 코믹하게 표현한 작품 ‘캔(CAN)’으로 당당히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단편영화 부문은 현지에서 새롭게 주어지는 주제로 36시간 내에 작품 기획과 촬영, 편집, 완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부문에는 전세계 270개 팀이 예선에 응모한 바 있다.

네잎팀의 정일진 학생(24)은 “지난 1년 동안의 준비 기간이 짧게 느껴진다”며 “전세계 학생들과의 경쟁에서 우승을 차지해 이매진컵 시상식 무대에 올랐다는 것이 꿈만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게임 개발 부문에서 3위를 수상한 곰즈팀(아주대 김동훈, 성균관대 김기환, 한양대 박민규)은 ‘클린건’을 이용해 환경을 정화하는 액션 게임인 ‘클린 업’을 세계 무대에 선보였다.

곰즈팀 김기환(25) 학생은 “수상을 한 것도 기쁘지만, 전세계 다양한 학생들의 아이디어와 열정을 나눌 수 있어 특히 좋았다”며 “세계 대회라고 너무 어렵게 보지 않고 작은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고 노력한 것이 주효했다”고 수상비결을 소개했다.

게임 개발 부문에서 3위를 차지한‘곰즈’팀
게임 개발 부문에서 3위를 차지한'곰즈'팀

임베디드 개발 부문의 ‘히어로즈’팀(서강대 소아람, 인하대 임현)은 동물들이 자주 나타나는 도로를 모니터링하고 경고해주는 로드킬 방지 솔루션으로 결승까지 진출했으며, 소프트웨어 설계 부문의 “트리토크”팀(한성대 이동섭, 고려대 이한욱, 홍익대 오만석)은 나무가 보내는 신호를 소프트웨어로 분석한다는 독창적인 주제로 준결승까지 오르는 등 선전했다.

단편영화 부문 1위 수상팀인 네잎팀에게는 미화 8천달러, 게임개발 부문 3위를 수상한 곰즈팀에게는 미화 5천달러가 수여된다.

한편, 이매진컵의 공식 후원사인 브리티시 텔레콤 (British Telecom, 이하 BT)은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독립적인 심사위원단을 구성해 소프트웨어 개발 결선 진출 팀 중 혁신성과 실용성을 갖춘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소프트웨어 설계 부문 우승 3팀(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팀)과 주목할 만한 3개팀(슬로바키아, 헝가리,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총 6 개의 팀을 선정, 기업가 양성 프로그램인 ‘이노베이션 액셀러레이터 (Innovation Accelerator)’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을 펼칠 예정이다.

매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앞으로도 계속 IT 강국의 위상을 떨쳐주길 기대한다. 내년에 열릴 이매진컵 2009는 ‘기술이 우리 시대 난제를 해결하는 세상을 상상하라’는 주제로 이집트의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참가 학생들은 새천년 개발 목표(MDG: Millennium Development Goals) 가운데 하나를 정해 이를 위한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하게 된다. 새천년 개발 목표는 빈곤 해결, 에이즈 확산 방지, 초등 교육 보급 등 총 여덟 가지이다.

이매진컵 2009 대회 참가 등록(http://www.imaginecup.com)은 이미 7월8일부터 시작됐다.


김상범 블로터닷넷 대표블로터 ssanba@blot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