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명색이 강남인데… 이렇게 싸게 팔아도 괜찮아?

서울 강남 우성아파트 4거리 코너.

입구에 영어로 ‘Amiro’(아미로)라고 쓰인 곳이 눈에 띈다. 그리고 이 곳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이들이 한번쯤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나누는 대화.

“그렇게 싸게 받아도 괜찮나?”

“그래도 강남인데 그 가격이 어떻게 가능하지?”

이 곳은 씨푸드 레스토랑, 스시 뷔페 집이다. 지난 해 말 문을 연 이후 강남 주부들 사이에 새로운 ‘사랑방’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곳 중 하나다. 아미(Ami)는 불어로 ‘친구 우정 사랑’ 등을 뜻하는 단어. ‘길 방향’ 등을 가리키는 ‘로(ro)’를 붙여 부르기 편하게 이름붙여졌다.

입구를 거쳐 2층에 올라서면 눈에 띄는 것은 3면이 확 트인 전망. 바깥으로 강남 거리와 빌딩, 오가는 행인들, 차량들이 한 눈에 들어 온다. 그래서 손님들은 항상 창가 자리를 먼저 찾기 일쑤다.

실내 홀 가운데 놓여진 주방과 음식 진열대. 각종 스시와 횟감 어패류 등 각종 씨푸드와 즉석요리, 한식, 샐러드, 디저트 등이 종류별로 놓여져 있다.

스시(초밥)만 해도 도미 문어 새우 북방조개 새조개 한치부터 새송이 김 계란말이 치즈새우 등 10여가지. 장어 크랩 스위트치즈 날치알 새우크런치 등 롤 메뉴도 바로 옆에 마련돼 있다. 횟감으로는 다금바리와 광어 숭어 참치 연어 멍게 개불 등. 석화(굴)와 소라 과메기 등도 항상 대기중이다. 모두 세어 보면 기본 가짓수만 대략 100~110여가지. 코너별로 나눠져 있어 언뜻 작아 보이지만 웬만한 있을 것은 다 갖춘 셈이다.

그리고 주방을 낀 진열대 마다 바로 뒤에는 조리사들이 버티고 서 있다. 이들은 손님의 요구에 따라 음식을 썰거나 끓이거나 담느라 항상 분주해 보인다. 음식을 미리 가져다 놓기 보다는 손님이 보는 바로 앞에서 음식을 담아 주기 위해서다.

한 마디로 ‘바로바로 뷔페’. 많은 종류의 음식들을 한 자리에 내놓는 뷔페이지만 바로바로 갓 조리된 신선한 음식을 따끈하게, 혹은 신선하게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조리사의 ‘바로바로’ 역할은 굳이 횟감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우동, 샐러드 등 다른 메뉴들에도 모두 마찬가지다. 그래서 게찜도 쪄 놓은 대게나 차가운 상태로 내놓는게 아니라 찜통에서 바로 쪄낸 것만을 즉석에서 꺼내 준다.

스시나 횟감 진열대 건너편에 놓여진 또다른 코너의 메뉴들은 색다르다. 간장게장 대하장 마늘소스해파리냉채 생굴보쌈 갓김치 곰소항직송 낙지젓 등. 오곡밥이나 흰 밥과 잘 어울리는 반찬거리로는 손색없다. 주인이 전주 출신이라 전주식으로 차린 한식 메뉴들만 모아 놓아서다. 이 집을 찾는 이들 중에 주부나 어르신들이 적지 않아 이들을 위해 마련한 상차림들이다.

무엇 보다 이 집을 인상 깊게 만드는 것은 가격 때문이다. 씨푸드나 스시 뷔페 치고는, 그것도 강남 지역에서는 파격적인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성인 점심은 1만9,000원, 저녁은 2만7,000원. 하지만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는다.

여기서 20% 할인된 가격에 손님 대부분이 식사를 한다. 그래서 점심 1만5,200원, 저녁 2만1,600원이다. 처음 주변 직장과 아파트 단지 주민들만을 대상으로 할인 행사를 벌이다 찾는 이들이 계속되다 보니 할인 가격이 아예 고정 가격이 돼버렸다. 조만간 메뉴판에 적힌 가격도 ‘손 볼’ 예정이라고.

홀은 4각형 모양으로 넓게 트인 형태라기 보다는 가운데 주방을 두고 사방면으로 분리돼 있다. 때문에 돌이나 생일, 직장 회식 등 소모임을 갖기에는 더 효과적이다. 그래도 언뜻 보아 넓어 보이지 않지만 합치면 230여석이나 된다.

■ 찾아가는 길

강남 우성아파트 4거리 우성13차 대각선 건너편 하이얀 빌딩 2층. (02)585-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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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