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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나무' 복사꽃 자태에 시인은 넋을 잃고 봄은 깊어갔다







이유미 국립수목원 연구관 ymlee99@foa.go.kr







갑작스레 다투어 피어나기 시작하여 사방에 꽃이 지천이다. 잎도 없이 꽃부터 피기 시작한 꽃들은 더욱 눈길을 끈다. 그리고 이내 마음 깊은 곳까지 마음을 들어 깨운다. 어느 꽃 하나 부족함이 없지만, 매번 화사하고 밖엘 표현하지 못하는 복사꽃이 피기 시작하면 터질듯 솟아나는 봄의 흥취를 더 이상은 주체하기 어려워진다.

복사나무는 누구나 알고 있는 과실나무로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성 나무이다. 우리나라 어느 시골마을엘 가도 복숭아 과수원이나 집 가에 서너 그루 서 있는 복사나무를 볼 수 있다. 복사나무가 바로 복숭아나무이기도 하다. 도(桃), 도화수, 선과수, 선목 등 수많은 이름이 있다.

이 복사나무는 우리와 오랫동안 친숙하여 우리의 나무로 마음속에 있지만 엄격히 말하면 우리 주변에 심겨진 복사나무의 원산지는 우리나라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지리산에도 야생으로 자라나는 복사나무가 발견되어 세계의 학계에 주목을 받았지만 이 우리나라 자생의 나무는 열매의 크기가 작은 우리가 우리 주변에 심어 열매를 즐기는 복사나무와는 그 종류가 다른 것이다.

예전에 복사나무는 페르사아를 통해 유럽에 소개되어 원산지로 알려져 있지만 자생지는 중국 화북의 협서성과 감숙성의 해발 600미터이상의 고원지대라는 것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복사나무의 열매, 복숭아는 꽃의 화사함 만큼이나 달콤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게 과실을 그대로 먹는 것이 보통이나, 외국에서는 통조림용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복사나무는 약용으로도 그 이름이 높다. 보통 씨라고 이야기하는 과실의 과육을 제외한 딱딱한 부분을 핵이라 부르는데 한방에서는 이를 도인이라하여 이용한다.

중국의 고사에 등장하는 복사나무는 대부분 장수와 힘과 연결된다.



손오공은 백년에 한번씩 열리는 하늘나라의 복숭아 천도를 훔쳐먹고 괴력을 얻었는가 하면 중국 한나라때 동박삭이라는 사람은 서왕모가 한무제에게 가져다 주는 복숭아 세개를 먹고 삼천년을 살았다는 이야기이고 보면 이 복사나무가 몸에 좋은 것만은 틀림이 없다. 꽃잎으로 술을 담군 도화주는 약주가 되고 씨에서 뽑은 담황색 기름은 편도유라하여 약이나 비누제조에 쓰아묘, 목재의 질 또한 연해서 이러저런 세공품으로고 쓰였다고 하니 버릴 것 하나 없는 나무이다.

같은 나무이건만 복숭아나무라 하면 탐스러운 열매가 생각나고 복사꽃하면 우리나라 산골의 소박하고 환한 꽃나무가, 도화라 하면 중국의 요염한 꽃이 느껴진다. 나는 그 가운데 복사꽃으로의 그 화사함에 마음을 빼앗긴다. 두보를 비롯하여 얼마나 많은 시인들이 그 꽃의 자태를 노래했던가.

이 복사꽃이 촉촉한 봄비에 젖어, 겉으로 드러나던 화려함이 빗물에 젖어들고, 하나 둘 떨어진 꽃잎이 흙바닥에 어지러진 산골의 비오는 봄, 그 고적함이 마음을 더 없이 맑게 할 듯 싶다. 이제 봄비라도 내리면 가까이 있다는 복사골이라도 한번 찾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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