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 2주의 3일짜리 휴일 ‘보너스’도 이제 동이 났다. 월요병에 다시 잘 적응하셨는지? 날씨 변덕까지 다시 극성이다. 아침엔 선선한 봄, 낮엔 여름. 이미 떠난 듯 하던 한기가 아직도 오락가락한다.

산보하기 좋은 날이 늘면서 거리를 산책하는 인파도 늘고 있다. 대로의 가로수 풍경도 마음의 여유만 있으면 대자연 못지않게 아름답다. 5월도 어느덧 네째주. 신록으로 물드는 5월 문화가에도 손바닥 한번씩 찍고 오자.

바이올린을 턱으로부터 해방시킨 연주기법 눈길
■ 연주회 <지그스발트 쿠이켄 & 라 프티트 방트>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지그스발트 쿠이켄이 자신의 동료 및 제자들로 이루어진 그룹 ‘라 프티트 방드’와 함께 한국무대에 오른다. 벨기에 출신인 그는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 교육가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시대악기 연주운동의 선구자로 일컬어지는 인물이다.

젊은 시절 고음악에 매료돼 독학으로 17-18세기 연주법을 연구, 바이올린과 비올라 다 감바를 익힌 그는 1969년 무렵 턱받침이나 어깨받침을 사용하지 않고 바이올린을 턱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 연주하는 18세기 연주스타일을 부활시킨 주인공으로도 유명하다.

이 주법은 1970년대 모든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들에 혁신적인 영향을 끼쳤다. 현재의 첼로와는 달리 어깨나 가슴 위에 올려놓고 연주하는 ‘비올론첼로 다 스팔라’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도 이 비올론첼로 다 스팔라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제1번’ 을 비롯해 여러 명곡들을 연주할 예정이다.

그가 연주할 악기 비올론첼로 다 스팔라는 오늘날의 일반적인 첼로와 다른 것으로, 고악기 연주자들 사이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대상이다. 지그스발트 쿠이켄은 이 밖에도 최소한의 편성으로 모든 곡을 연주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최근 녹음한 비발디 음반에서도 연주자의 수를 최대한 줄여 연주 녹음한 경력이 있다.

이번 공연에서도 그의 독특한 ‘최소 편성’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바흐의 ‘음악의 헌정’과 ‘관현악 모음곡 3번’, 비발디의 리코더 협주곡 3번 ‘붉은 방울새’ 등 다채로운 바로크 음악을 선사한다. 2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 586-2722

오페라 서정성과 뮤지컬 경쾌함의 하모니
■ 오페라 <아멜리아 무도회에 가다>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오페라 작곡가로 손꼽히는 메노티(G.C Menotti)의 출세작인 <아멜리아 무도회에 가다>가 공연된다.

<아멜리아 무도회에 가다>는 국내에서는 비교적 생소한 작품으로, 사교계의 예절과 도덕을 재치 있게 풍자한 현대 오페라다. 작곡가인 메노티는 당시 유럽 사교계 파티에 빠진 부인들의 모습을 보고 이 작품을 구상하였으며, 1937년 필라델피아에서 초연한 후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주인공인 아멜리아가 무도회에 가기까지 벌어지는 코믹하면서도 극적인 상황은 뮤지컬의 경쾌함을 닮았고, 아멜리아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는 남편과 내연남의 아리아는 푸치니의 서정성을 담고 있다.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채 쾌락만을 추구하는 아멜리아의 캐릭터를 통해 날카로운 사회 풍자 또한 보여준다. 22일부터 내달 7일까지. 서울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 (02) 2203-2231

카퍼필드와 비견되는 세계적 마술사의 환상 특급
■ 릭 토마스 마술쇼 대구공연

세계적 마술사 데이비드 커퍼필드와 비견되는 라스베가스의 정통 마술사 릭 토마스의 한국 순회공연 중 일부다. 지난 서울과 과천 공연에 이어 이번 대구 무대에서도 14가지의 일루전 마술 퍼레이드를 벌인다.

인간의 몸을 9등분하거나 톱으로 자르는 인체 분리 및 절단 마술을 비롯해 아름다운 여인을 6m 높이의 공중으로 띄워올리는가 하면 릭 토마스 자신도 날아올라 공중에서 여인을 사라지게 하는 등 다양한 공중부양마술을 펼친다. 또한 관객의 손목시계를 즉석에서 깜쪽같이 공간이동하게 하는 등 깜짝쇼를 선사하기도 한다.

EBS의 인기 영어강사 썬 킴이 통역을 맡아 동반 출연, 릭 토마스와 호흡을 맞춘다. 초대형 블록버스터로 불리는 데이비드 커퍼필드와는 또달리 ‘스테디셀러’형 복고풍 마술로 감탄과 웃음을 이끈다. 23일부터 25일까지. 대구시민회관. (02) 548-4480

미술계 이머징마켓서 주목받는 작품 감상
1부-러시아 작가전

미술계의 이머징 마켓, 즉 떠오르는 시장의 주역으로 거대한 잠재력을 가진 러시아와 인도의 작가들의 작품이 국내 화랑가를 찾는다. 이들 작품은 꾸준히 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화제작들로, 자국의 문화적 유구성과 전통을 반영하는 동시에 현대성과 철학 및 사회의 다층구조와 맞물리는 독특한 색채를 뿜어내며 남다른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4월에 시작돼 오는 7월말까지 릴레이로 이어질 전 중 제 1부인 러시아 작가전이 현재 진행중. 이번 1부에서는 작가 AES+F와 BLUESOUP의 작품들이 나와 있다.

4명으로 구성된 AES+F는 모스크바에서 활동하는 러시아의 유대인 아티스트 그룹으로, 건축을 전공한 타티아나 아자마소바, 레브 에브조비치, 그래픽 아트를 공부한 에프게니 스비야스키와 사진작가 블라디미르 프리케스가 모여 각자의 이름 이니셜을 붙여 만든 작가집단이다.

출발때부터 꾸준히 세계시장의 시선을 받아온 이들은 특히 작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출품하면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켜 더욱 입지를 굳혔다.

각기 다른 분야의 구성원들이 모여 만들어 낸 이질적인 소재와 표현법, 러시아 작가만이 가질 수 있는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색다른 미술양식을 구축해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BLUESOUP는 1996년에 결성된 젊은 아티스트 그룹. 비디오 매체를 미술에 접목시켰다. 알렉스 도브로프, 다니엘 레베데프, 발레리 포트코넨, 알렉산더 로바노프 등으로, 사진과 영상을 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냉전시대와 반전, 전쟁, 개인의 정체성 상실 등 많은 시대적 화두를 청년다운 파격과 대담한 표현방식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표현법뿐 아니라 소재, 각 작품들이 던지는 인상 등에서 세계 미술시장이 왜 이들에게 열광하고 있는지를 뚜렷이 엿볼 수 있다. 31일까지. 유진갤러리. (02) 3444-2481 실사와 디지털 이미지 형상화로 인간 탐구
■ 신상호의 영상展

인간의 삶에 대한 미디어 아트적 상상력을 디지털 애니메이션 작업으로 펼쳐낸 전시회다. 가상현실과 상호작용성은 21세기 미디어 아트를 이루고 있는 두 가지의 커다란 미학적 주제이자 실천개념. 이번 영상전에서 신 화백은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실제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비 경험적인 환상을 또하나의 구조로 구현해내고 있다.

실사이미지의 배경과 디지털로 만든 이미지를 형상화하여 구성, 흑인과 백인, 아시아인 등 3명의 인간상을 보여주며 아이에서 노인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담은 작품 등을 비롯해 인간의 삶의 순환이라는 드라마를 작가의 개성적인 방식으로 표현한 시리즈를 선보인다.

최 화백은 홍익대 미대 및 동 대학원 출신으로 1980년부터 홍익대 미대에 재직, 미술대학장과 산업미술대학원장을 역임했다. 22일까지. 갤러리쿤스트독. (02) 722-8897

팝·재즈·클래식을 조화시킨 거장의 멋진 선율
■ 클로드 볼링의 크로스오버 연주회

크로스오버 음악의 살아있는 거장, 클로드 볼링의 음악세계가 국내 무대에 펼쳐진다. 2005년 <플루트와 재즈 피아노 트리오를 위한 모음곡>으로 감동을 선사하고 간 지 3년만에 찾은 무대다. 그는 프랑스 칸느 출신으로 팝과 재즈, 클래식 스타일을 혼합한 독창적인 작품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다.

랙타임,부기우기,블루스,스탠더드 팝 분야의 레코드 작업도 병행, 크로스오버 음악의 기틀을 제공한 주인공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의 그래미상이라 할 수 있는 그랑프리 디스크를 6회나 수상. 이번 공연에서는 자신의 재즈 퀸텟, 재즈 보컬리스 마르크 토마스와 동행할 예정이다. ‘Autumn Leaves','Lazy Girl'등을 들려준다. 21일. EBS 스페이스. (02) 526-2644

◇ 문화행사 단신

△ 교육프로그램 ‘토요일이 좋아요’ - 24일. 국립민속박물관 (www.nfm.go.kr). (02) 3704-3105 △ 야생화와 숲 여행 - 24일, 31일. 국립중앙박물관 (www.museum.go.kr) (02) 2077-9330 △ 클래식 데이트 (31일), 미술이 보인다! 사회가 보인다! (미술문화의 이해특강. 24일) - 국립현대미술관 (www.moca.go.kr) (02) 2188-6068 △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할지, 미술의 향방을 논하자 - 24일. 대안공간 풀. (www.altpool.org). (02) 396- 4805△ 백정기 작가와의 대화 - 24일. 대안공간 미끌 (www.miccle.com). (02) 325- 6504 △ 수요영화감상 - 21일, 28일. 서울역사박물관 (www.museum.seoul.kr) (02) 120 △ 미술관탐험대 - 24일. 토탈미술관 (www.totalmuseum.org) (02) 379-3994


정영주 기자 pinplu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