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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찾는 사람들 2집' 1989년 서울음반
민중가요와 대중가요의 절묘한 줄타기
진보적 노래 운동의 기념비적 성공신화
발매 1년만에 50만장 팔려… 민주 열사 상징하는 흑백사진 재킷 눈길







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 oopldh@naver.com







조용필의 일인독재가 시작된 80년대 대중음악은 속속 등장하는 다양하고 풍성한 장르의 노래들과 함께 몇 가지 흥미로운 기록을 잉태시켰다. 주류와 언더의 공존이다.

소위 조동진사단과 록밴드 들국화로 대변되는 언더가수들의 약진과 더불어 김민기와 대학 노래패가 만나 결성한 민중가요 노래패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하 노찾사)’로 대변되는 민중가요도 그 시절 분명 주류 대중음악에 지분을 가지고 한자리를 차지했었다.

단순한 '가수'나 , '보컬그룹'이 아닌 '노래운동'을 지향했던 '노찾사'의 음반들은 80년대라는 시대가 배출한 훌륭한 대중문화유산들이다. 노찾사의 노래는 기존의 말랑한 일반가요는 물론 선동적인 민중가요와도 다른 색채였다.

그들이 토해낸 노래들은 격동기의 시대적 아픔을 담아냈고 당대의 민주화 운동 진영과 일반 대중의 정서적 교감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시대적 역할을 이뤄냈다. 1984년 발표된 노찾사의 1집은 음악적 완성도보다 발매여부가 목적이었기에 검열에 통과할 무난한 노래들이 선곡된 프로젝트 음반이었다.

소위 ‘민주화선언’으로 이어진 민중변혁의 성공은 1987년 10월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이들의 첫 합법적 공연을 성사시켰다. 창립 이후 노찾사는 엄청난 대중의 호응을 얻어냈다. 기존의 대중가요와 다른 민중가요가 당대 대중에게 얼마나 강한 호소력으로 감동을 안겼는지 노찾사의 공연현장에서 목격했고 확인되었다.

그런 점에서 이 음반은 발매 이전에 이미 히트가 예고되었다. 1989년에 발매된 노찾사 2집은 진보적 노래운동이 사상 처음으로 상업적인 일반대중가요 시장진입에 성공한 대중음악계의 변혁을 증명하는 기념비적 음반이 되었다. 발매 1년 동안 음반판매는 50만장을 넘어섰다.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일이었다.

드문드문 모습이 지워진 초등학생들의 흑백졸업사진으로 디자인된 노찾사 2집 재킷은 의미심장했다. 민주화 운동으로 사라진 열사들을 상징했던 시대적 아픔을 담은 강렬한 재킷은 일반대중가요 음반에서 볼 수 있는 그것이 아니었다.

파격적인 재킷 이미지만큼이나 ‘솔아솔아 푸르른 솔아’,‘광야에서’,‘사계’,‘마른 잎 다시 살아나’등 수록된 9곡 모두 80년대를 상징하는 명곡들이다. 모두 노래모임 ‘새벽’ 멤버 문승현, 문대현, 안치환, 류형수가 만든 당대의 대중이 가슴으로 수용했던 명품 민중가요였다.

이미 거리에서 수없이 사람들에 의해 불리어지며 수용되었던 이 노래들을 엄혹한 검열당국도 가위질을 하기에는 두려웠을까. 수록곡들은 당시의 검열 기준으로 보아 기존의 대중가요 어법과는 한 참 빗겨있는 파격적인 표현들로 가득 찼건만 그대로 통과되었다. 변혁의 시기였던 당대 대중에겐 적어도 그 정도의 표현이 필요했으리라. 그러기에 노찾사 2집은 시대의 요구에 의해 잉태되고 출산한 명반이 아닐 수 없다.

서울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녹음에서 ‘따로또같이’ 출신의 나동민은 키보드를 중심으로 한 고급스런 편곡으로 대중가요와 민중가요의 경계에서 절묘한 줄타기를 했다.

개인보다는 그룹의 색깔에 충실한 음반이지만 ‘광야에서’와 ‘잠들지 않은 남도’를 부른 안치환과 ‘저 평등의 땅에’ ‘사계’ 솔로 부분의 권진원의 보컬은 탁월했다. 노찾사는 일대 회오리바람을 몰고 왔다. ‘사계’는 주류 대중가요 차트에 오르며 민중가요가 주류가요계를 점령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광야에서’가 광고 음악으로 사용되는 기적 같은 일도 벌어졌다.

노찾사는 당대에 음악 정체성 문제로 진통을 겪었다. 열광적으로 수용했던 대중과는 달리 운동 진영과 대중가요진영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 그들의 노래운동이 가치 있는 음악 실험이었음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 같다. 최근 리메이크 열풍을 타고 댄스그룹 거북이가 ‘사계’를, 래퍼 MC스나이퍼가 ‘솔아 푸르른 솔아’를 리메이크한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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