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와인, 그리고 일품 요리의 만남

프랑스인들이 많이 몰려 사는 서울 방배동의 서래마을. 멋스럽거나 아기자기한 분위기의 카페나 레스토랑들이 최근 많이 들어서 눈길이 가는 곳이다.

이 동네 골목 한 켠에 자리한 ‘비노 플라워’. ‘비노’라면 이탈리아어로 와인인데 꽃(플라워)하고는 무슨 관계지? 꽃집인가!

그리고 이 집을 나서는 이들이 저마다 손에 들고 가는 것은 꽃 한 송이. 또 테이블 마다 한 가운데 꽃 장식이 놓여져 있다. 하지만 여기는 캐주얼 다이닝 레스토랑이다. 그리고 와인이 있는….

안주인 홍서희씨는 3년여 전 와인 숍을 하나 열었다. 그리고 꽃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 오가는 손님들에게 꽃 한송이 씩을 선물하던 것이 아예 꽃까지 팔게 됐다. 그렇다고 꽃집을 따로 차린 것은 아니고 와인 숍 안에 꽃집을 낸 것. 그래서 이름도 ‘비노+플라워’다.

와인과 꽃의 조화! 언뜻 아무 상관 없는 조합 같지만 둘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온도나 습도 등 비슷한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는 것. 적당히 시원하고 습도가 있어야 꽃이 싱싱하게 보존되듯 와인 또한 그렇다. 때문에 결코 넓지 않은 조그마한 공간인데도 와인과 꽃이 늘 함께 한다.

그럼 레스토랑은? 와인을 팔다 보니 테이스팅을 할 만한 곳이 있으면 더 좋지 싶었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비노 플라워 레스토랑이다. 지난 해 옆 골목에 새로 자리를 냈다. 때문에 이름은 같지만 각각 다른 두 곳이 골목 하나 사이에 함께 한다.

레스토랑 실내 공간 배치는 독특하다. 보통 입구에 들어서면 널따란 홀에 테이블이 바둑판 모양으로 놓여져 있는 것이 상례. 그런데 이 곳은 조그만 5각형 구조에 홀 테이블도 몇 개 안 돼 보인다.

하지만 ‘작구나’라고 생각할 즈음 안 쪽으로 들어가 보면 별실 모양으로 독립된 공간이 두어개 보인다. 그리고 화단을 개조해 만든 테라스가 2개. 어찌나 작은지 테이블도 2인용이다. 이렇게 모두 합해도 테이블은 9개가 전부.

주메뉴는 파스타와 피자, 리조또 등 그리 무겁지 않은 음식들. 한 마디로 이탈리아 레스토랑이다. 특히 고기 덩어리를 반으로 잘라 (얼마나 잘 익었는지) 안쪽 면을 위로 보여주는 안심스테이크는 이 집의 자랑거리다. 결코 (냄새가) 역하지 않으면서도 뜨거울 때 꿀에 찍어 먹는 맛이 일품인 고르곤졸라도 인기 메뉴.

메뉴판에는 와인 안주 코너라고도 보인다. 와인과 함께 할 만한 먹거리들인데 매운 홍합찜이나 해물 토마토탕 등이 매우 잘 나간다고. 레스토랑임에도 새벽2시까지 문을 여는 것도 결국 와인 때문이다.

■ 메뉴

수프와 파스타, 커피로 구성된 점심 세트메뉴 1만 3,000원부터. 피자는 1만 2,000원~, 파스타류는 1만 4,000원~. 와인 안주 2만원부터

■ 찾아가는 길

방배중 3거리서 반포천 방향 우측 바이더웨이 안쪽 골목 (02) 593-0344


글·사진 박원식 차장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