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딩파워 송숙희 지음/ 다산라이프/ 12,000원국가정책에서 개인의 처신까지 표현의 전략 다룬 '언어의 사용설명서'
<워딩 파워>는 요즘 같은 협상의 시대에 특히 요긴한 조언을 담은 대중서다. 국가나 정책 등 거대 차원은 물론 개인의 처신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 즉 말과 글에 대한 전략적 핵심을 다룬 지침서다.
클린턴, 생텍쥐페리, 힐러리, 오바마 등 국내외를 막론한 세계 유명 인사들의 연설 등 언어적 행보를 좇아가며 워딩, 즉 말과 글의 표현 차이가 얼마나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를 현실 속에서 보여준다. 그야말로 워딩의 고수와 하수, 그 위력과 주의사항을 집중 지적하고 있다.
책은 크게 ‘왜 지금 워딩파워가 필요한가’라는 주제 아래 정치가에서부터 문학가에 이르기까지 워딩 파워 게임의 진수를 다양하게 예시해 보여주며 독자를 워밍업시킨다. 이어서 워딩 파워 훈련편과 활용편으로 연결시키며 앞서 탐색한 사례들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전문가적 실전대응법을 세세히 코치한다. 리더뿐만 아니라 일반 직장인들에게도 솔깃할만한 자기점검 사항이기도 하다.
현실 사례들이 간결하고 풍부해 쉽게 읽힌다. 동서고금을 드나들며 언급되는 유명인들의 비화나 어록, 관련 심리학자들의 구체적이고 흥미로운 실험과 연구 결과 등을 접하는 재미도 적지 않다.
좀처럼 그 붐이 식지 않는 자기 계발서의 마라톤 열풍속에서도 이같은 언어의 ‘사용설명서’를 실은 책은 흔치 않게 본다. 공연한 호기심 하나. 버락 오바마는 “결코 오지 않을 것 같은 날이 왔다”는 말 한마디로 어쩌면 자신이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는 복선을 미국 유권자들에게 단 한번에 각인시켜 놓았다.
만약 이와 또달리 “반드시 오리라고 믿었던 날”이라고 표현했다면 또 뭔가가 달라졌을까, 아닐까. 말이란 단순한 자․모음의 조합이지만, 어디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일생의 흥망이 좌우될 수도 있다는 점만은 연일 단골 종목으로 ‘유명인 아무개의 구설수 논란’이 끊이지 않는 우리의 현실만 봐도 어쨌든 틀림없는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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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주 기자 pinplu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