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순간'을 이용한 충성도 높은 고객 만들기

한미 쇠고기협상이 최고의 이슈로 떠오른 지금, 가장 타격을 받은 것은 쇠고기 음식을 파는 식당이다. '한우'라고 해도 믿고 먹을 수 없으니 아예 돼지고기나 생선 등 다른 식재료를 취급하는 식당에 사람들이 몰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사실 2000년 대 초반 영국과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됐을 때에도 사정은 비슷했다.

불고기브라더스 이재우 사장은 2000년대 초반 광우병 공포에서도 스테이크 전문점 와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를 비약적으로 성장시킨 외식업계 미다스 손이다. 호주산 쇠고기를 사용해 위기를 기회로 바꾼 그는 두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한국에 소개한 후 다시 한식의 대표 격인 불고기를 주 메뉴로 불고기전문 레스토랑 <불고기브라더스>를 만들었다.

"서비스 업계에 있으면 '진실의 순간'이란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고객과 만나는 접점, 고객이 자사의 상품과 서비스를 선택하고 사용하는 순간이 기업에게는 진실의 순간이지요. 진실의 순간에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하기 위해 저는 일반 직원에게 많은 권한을 줍니다. 음식이 맛이 없다거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직원이 바로 판단하고 음식을 바꾸어 드리거나 다른 서비스로 만회할 기회를 갖도록 하지요. 이 점이 짧은 기간 외식업계에서 성공한 비결이라 생각합니다."

이재우 사장이 추천한 책은 얀 칼슨의 <결정적 순간 15초>이다. 이 사장이 강조했던 '진실의 순간'이란 개념을 맨 처음 소개한 책이다. 스칸디나비아 항공사의 최연소 사장으로 발탁된 저자는 '고객 중심'의 현장 서비스를 강조한다. 현장에 있는 최일선 직원과 고객이 처음 만나는 15초 동안 고객접객 태도가 긍정적이었느냐, 부정적이었느냐에 따라 결정된 기업 이미지는 고객의 머릿속에서 평생 함께한다. 저자는 결정적 순간 15초가 기업과 개인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직원과 함께 실천에 옮겼다.

이 책은 그 실천과정에서 얻은 다양한 사례와 비결을 담고 있다. 직원과 고객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법,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법, 최일선 직원에게 책임과 권한을 동시에 부여하는 법 등 짧은 기간에 눈부신 기업을 만든 경영자의 경영철학이 담겨 있다.

"우리는 손님이 식당을 오기 전 인터넷을 찾는 순간, 전화로 식당을 문의하는 순간, 입구 왔을 때 직원들이 환영하고 안내해주는 순간, 주문받는 순간, 화장실에서 손을 씻는 순간, 계산을 할 때와 환송을 받으며 나갈 때 등 매 순간을 전부 '진실의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 하나라도 잘못되면 다른 직원들이 한 노력이 전부 물거품이 되지요."

한 달에 10권 이상 책을 보는 이 사장은 직원과 한 달에 한 두 권 책을 정해 읽고 독후감을 올린다. 꼭 읽어야 하는 책을 십여 권 정한 후 인사 평가나 승진 때 이를 반영한다. 이 사장이 6,7년 전 이 책을 읽은 후 <결정적 순간 15초>는 바로 '필수 리스트'에 포함됐다.

"이 책에서 저자는 100-1은 99가 아니라 0이라고 말합니다. 사람은 합리적인 동물이 아니라 감성적인 동물이라 백가지를 잘해도 하나를 못하면 소비자가 이탈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반대로 99가지를 잘못해도 하나를 잘하면 감동해서 충성 고객이 될 수도 있습니다. 고객과 접점에 선 현장의 직원들이 누구보다 중요한 이유겠지요. 외식업을 비롯한 서비스 업계에 종사하는 분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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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