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최고 요리사의 '갈라 디너' 쇼

외국의 유명한 셰프(조리장)들이 가끔 한국을 찾아 온다. 주로 프랑스나 이탈리아 같은 요리 강국, 그리고 가끔 스웨덴이나 칠레 인도 등도…. 대부분 특급호텔에서 열리는 해외 요리축제를 위해서다.

이번에는 제법 ‘익숙하면서도 낯선(?)’ 나라에서 셰프가 찾아 왔다. 바로 태국. 그러고 보니 태국 최고급 호텔 셰프의 방한이 그리 잦지는 않았다. 장소도 호텔이 아닌 일반 레스토랑에서 열리는 태국 요리 페스티벌을 위해서다. 서울 역삼동 GS타워 지하에 있는 오리엔탈 푸드 레스토랑 ‘실크 스파이스’가 그 곳.

태국 최고의 요리사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셰프 ‘폼’씨. 태국내 특1급(5성)호텔 레스토랑에서만 25년 경력을 자랑하는 그는 현재 다국적 호텔 리조트 기업인 식스 센시즈(Six Senses)그룹의 푸켓 하이드어웨이 리조트에서 수석 조리장으로 일하고 있다.

“20년 전 한국에 왔을 때는 태국 레스토랑을 찾아 보기 힘들었어요.” “지금은 제법 많아진 서울 속 타이 레스토랑의 인기에 놀랐다”는 그가 보여주는 타이 음식은 뭐가 다를까?

그래서 셰프 폼이 선택한 것은 ‘갈라 디너’다. 갖가지 태국 전통 음식들을 코스별로 나눠 정성스럽게 제공하겠다는 것. “태국 음식들을 여러 가지 시켜놓고 덜어 먹어 본 적이 있으시죠! 그건 집에서 가족이나 친구들과 먹는 방식입니다.” 요리별로 한 가지씩 순서대로 나오는 코스 요리는 태국에서도 궁중이나 특급호텔에서 주로 맛볼 수 있는 고급 성찬이라고 그는 소개한다.

쇠고기 안심 샐러드와 그린 칠리 라임소스, 생선 수프, 쌀국수를 말아 튀긴 왕새우, 커리로 볶은 게요리, 모듬 해산물 수플레, 와규 비프 마싸만 커리, 호박과 양갈비로 만든 파네앙 커리, 망고 누룽지 등이 그가 심혈을 기울여 뽑아낸 갈라 메뉴들. 음식 마다 새콤한 듯 맵기도 하고, 또 강렬한 듯 부드러운 태국의 맛과 향내를 물씬 풍긴다.

단호박 에그 커스터드, 와규 비프 마싸만 커리

치킨 육수를 베이스로 라임과 레몬 갈랑가(생강)를 넣어 만든 생선 수프는 국물 맛이 시큼하면서도 매콤한 것이 세계 3대 수프로도 꼽히는 ?c얌꿍과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육수에 칠리가 들어가 있지 않고 새우와 레몬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 ?c얌꿍과 차이점이라고. “국물에 허브를 살짝 구워 ‘푸른’ 향을 넣은 것도 달라요.”

단호박과 양고기, 소고기를 밥과 함께 찍어 먹도록 한 카레는 향은 강하지만 맛은 달콤하다. 그가 10~16가지 향신료를 갈아 직접 만든 카레 맛이다. “인도 카레와도 다릅니다.”

그가 엄선한 이들 갈라 메뉴는 대부분 기존 메뉴판에는 없던 음식들. 간혹 겹치는 이름의 메뉴라도 맛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서울에서 맛 본 태국 음식들이요? 제 솜씨랑 달라요. 하지만 평가는 할 수 없습니다.” 조심스럽게 견해(?)를 밝히는 그의 대답에는 자신감이 배어 있다.

그의 본명은 폼 타나락-추토. 특히 추토는 태국 왕가를 위해 요리를 한 할머니가 왕실로부터 하사받은 이름이라고 한다. 대신 이번에는 태국 대사관과 관광청에서도 특별히 후원에 나섰다. 대를 이어받은 조리사 가족 출신인 그는 일본 중국 호주 싱가포르 등 세계 각국을 돌며 태국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그가 주도하는 타이푸드 갈라 페스티벌은 7월31일까지 진행된다.

캐슈넛과 닭고기 볶음, 모듬 해산물 수플레

■ 메뉴

6가지 런치 코스 3만5,000원, 디너 코스는 8만원(A), 12만원(B). 코코넛 음료와 와인 또는 샴페인, 주스 무료 제공. B코스는 와인과 샴페인 무한 제공.

■ 찾아가는 길

지하철 2호선 역삼역 출구 GS타워 지하1층 (02)2005-1007


글·사진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