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안방극장은 사극의 여전한 강세와 전문직 드라마의 두각이 돋보였다.

<이산>은 드라마 왕국 MBC의 체면을 살려준 유일한 드라마였다. <이산>은 초반 10%대의 시청률로 지지부진했으나 뒷심을 발휘하며 종영까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수성했다.

<이산>의 선전은 경쟁사들에 우울함만 안겨줬다. SBS <사랑해> <도쿄 여우비>, KBS 2TV <못된 사랑> <싱글파파는 열애중> 등이 조용히 시작했다 조용히 막을 내렸다. <이산>의 종영을 앞두고 SBS <식객>과 KBS 2TV <최강칠우>가 편법 편성으로 논란을 빚는 해프닝도 있었다. SBS <왕과 나>도 안방극장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전문직 드라마의 부상도 눈에 띈다. 외과 레지던트들의 이야기를 그린 MBC <뉴하트>, 스타와 PD, 작가 등 방송가 사람들을 다룬 SBS <온에어>가 화제였다. <뉴하트>는 전작 <태왕사신기>로 기대도 하지 않던 작품이었지만 무려 33.6%의 시청률로 짭짤한 재미를 봤다.

송윤아 이범수 김하늘 박용하가 이끈 <온에어>는 그동안 시청률 가뭄에 목말랐던 SBS에 단비가 된 드라마였다. 그러나 손예진이 맡은 방송사 사회부 기자들의 MBC <스포트라이트>는 시청률에서 참패했다.

KBS는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일일극과 주말극에서만 재미를 봤다. 1TV의 <미우나 고우나>는 40%대의 시청률로 상반기에 방송된 드라마 중 가장 최고 인기를 누렸다. <미우나 고우나>가 40%대로 시청률을 올리는 동안 MBC 시트콤 <코끼리>는 3~4%대의 시청률로 극적인 대조를 이뤘다.

주말 안방극장은 3사가 나란히 나눠가진 형국이었다. 2TV <며느리 전성시대>와 <엄마가 뿔났다> 1TV <대조영> <대왕 세종>(2TV로 채널 이동)까지 20%를 넘는 시청률로 꾸준한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MBC는 주말특별기획으로 편성했던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로 트렌디 드라마를 부활시켰다. 최진실-정준호 커플의 호연으로 MBC 시청률의 사각지대나 다름없던 특별기획 시간대를 살려냈다. 최진실은 ‘줌마렐라’로 불리며 전성기 못지않은 인기를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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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아 기자 lalala@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