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더위가 번갈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불쾌지수도 함께 상승 중이다. 한 철학자와 과학자가 권한 초간단 마인드 컨트롤 비법 하나를 권해본다. 일명‘그러나’요법이다.‘덥다. 그러나 눈보라보다 낫다’,‘바쁘다. 그러나 심심치 않아서 좋다’과연 당신에게도 효과가 있을까? 이쯤해서 상상과 자유가 숨쉬는 문화현장으로 떠나보자. ‘분주하다. 그러나 즐겁다!’

노벨상 작가 작품 각색한 코미디
■ 연극 <도덕적 도둑>

199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다리오 포(Dario Fo)의 작품 중에서도 최고라고 인정받은 희극 를 각색한 작품이다. 촘촘하게 구성된 웰메이드 텍스트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기상천외한 상황 전개, 거침없는 익살과 세태풍자가 조화롭게 버무려진 정통 코미디의 백미(白眉)로 손꼽힌다.

한 소심한 도둑과 수상한 네 남녀, 그리고 억척스러운 도둑 아내가 벌이는 하룻밤 사이의 파란만장한 소동을 그린 연극 <도덕적도둑>은 극의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엉뚱하고 기발한 해프닝의 연속이다. 각 인물들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 속에는 관객의 폭소를 유발하는 유머 코드가 가득하다.

상투적인 개그와 코미디물의 홍수 속에서도 부조리한 현실을 통쾌하게 꼬집고 비트는 뛰어난 코미디로서 진정한 희극의 의미를 잃어버린 현대인들에게 통렬한 웃음을 선사할 것이다. <도덕적도둑>이은 원작자 다리오 포의 승인 없이 워크숍 공연 등 일부 극단에 의해 몇 차례 공연된 바 있으나 정식 라이센스를 얻어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작의 일부를 국내 정서에 알맞게 각색하고, 현재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시사적 이슈들을 첨가했다. 9월 7일까지. 대학로 허밍스아트홀. (02)764-8760

'한여름 밤의 꿈' 한국적 재구성
■ 셰익스피어 남녀상열지사 <일장하야몽별곡>

극단 연인이 셰익스피어의 고전 <한여름밤의 꿈>을 재구성, <일장하야몽별곡>이라는 이름의 연극으로 무대에 올린다. ‘셰익스피어판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 ‘<한여름 밤의 꿈>에 관한 모든 것'으로 불린다.

작년 오프(off) 대학로 페스티벌에서 공연된 작품으로 꿈과 현실, 신화의 세계를 넘나들면서 사랑에 관한 갖가지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풀어내 화제가 되었다.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절제된 시적 언어와 배우의 신체가 어우러지는 이미지 연극으로 각색한 것이 특징이다. 배우들이 각기 3-5가지 배역을 맡아 연기한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 하다.

젊은이들의 사랑과 기성세대의 사랑, 신화 속 인물들의 사랑을 통해 이 시대 사랑의 모습과 이상적 사랑의 모습을 익살스럽게 그려냈다. 20일까지.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02) 533-1885

다양한 레퍼토리·신선한 주법 인기
■ 2008 베를린 필 12첼리스트 내한공연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12명의 첼리스트가 모여 만든 첼로 앙상블 ‘베를린 필 12첼리스트’가 2년 만에 내한공연을 가진다.

지난 1978년 비틀즈의 음악을 편곡해 연주한 음반을 발표하며 눈길을 끌기 시작한 베를린 필 12첼리스트는 클래식을 바탕에 두면서도 다양한 레퍼토리와 신선한 주법을 선보여 인기를 모았다. 이후 빌라로보스와 피아졸라 등 남미 작곡가의 음악을 담은 ‘South American Getaway’와 미국 재즈음악으로 구성된 ‘Round Midnight’, 영화음악을 모은 ‘As Time Goes By’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아직 음반으로 출시되지 않은 프랑스 음악을 중심으로 기존 레퍼토리 중 엄선한 음악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10일과 1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 368-1515

독특한 색채 구사 세번째 개인전
■ 김옥순 <행복한 추억>展

화려하고 독특한 색채 언어를 구사하는 작가 김옥순의 행복한 전시회가 열린다. 작가가 일상에서 가지는 꿈을 특유의 열정과 감성으로 섬세하게 표현, 보는 이를 함께 꿈꾸게 하는 작품들을 내놓았다.

개인전으로는 이번이 3번째. 화려하면서도 안정되고 따스한 느낌이 작품에 독특하게 배어있다. '행복한 추억'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회에서는 단순한 기억의 미화가 아닌 의도적인 정화이자, 밝음을 지향하는 작가의 인생관이 엿보인다. 섬세하게 분할된 면면에 숨고르듯 채워넣은 고운 색들을 통해 작가 자신의 삶과 영혼의 빛깔을 드러내고 있다.

그의 색채와 그림이 풍기는 행복의 편안함이 그대로 전해지기를. 작가 김옥순은 비교적 뒤늦게 미술에 입문,그간 한국․터키 현대미술교류전, 한국․우즈베키스탄 현대미술교류전 등 국내외의 단체전 및 개인전을 가졌다. 현 월산미술포험 회원으로 진갤러리 관장이기도 하디. <행복한 추억>전은 지난 6월 19일부터 7월 2일까지 경기도 월산미술관에서 1부 전시를 펼친 데 이어, 제2부로 7월 7일부터 8월 30일까지 갤러리진에서 계속된다. (061) 392-2114

갤러리 개관 기념 시리즈 전시
■ <鄕里-Reminiscence>전

갤러리 <향리(鄕里)> 개관을 기념하는 총 3회 연속 시리즈 전시회가 열린다. 갤러리는 故 김종휘 화백의 작품세계와 작가적 생애를 기려 설립된 곳으로, 1957년 홍익대 회화과 출신의 故 김 화백은 자신만의 고유한 필치로 평생을 풍경작업에 몰두한 것으로 화단에 널리 알려져 있다.

이번 첫 개관기획전에서는 고인의 미발표작들을 포함한 1990년 초기 유작들로 꾸민 <고향의 풍경>전을 마련, 지난 6월 하순 1부를 전시한 데 이어 현재 제 2부인 홍병학,김경희,김종휘 展이 바통을 이어받아 관람객을 맞고 있다. 중견작가 홍병학은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 이번 전시회에서 수묵적 필치와 원색의 색감을 독특하게 배합시킨 속리산 경업대’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외에도 故 김종휘 화백과 중견작가 이희중, 신예 박정열 등의 작품으로 이뤄진 3부가 뒤이어 대기중이다. 9일까지 2부 전시, 10일부터 19일까지 3부 전시. 갤러리향리. (02) 3673-0585

공성훈·한영호의 '빛의 메시지' ■ High Light 展

‘빛의 메시지(The Message of Light)'라는 부제를 가진, 작가 공성훈, 한영호의 빛 전시회다. 어둠속에서 나타나는 형태들과 빛에 대한 관심을 인상적으로 보여주는 공성훈의 회화는 보여주고 싶은 부분 또는 보고 싶은 부분만을 강조하며 강렬한 빛깔을 띤다. 마치 표적을 겨냥한 스포트라이트를 연상케하는 작품들이다.

때로는 프리즘을 통과해 분해된 듯한 인공조명과 섞인 색채들을 통해 낭만적이면서도 초현실적인 느낌을 구현하기도 한다. 이에 반해 생략된 공간 즉 어둠 속에서 2차원적인 형태만을 탄생시킨 것이 작가 한영호의 빛드로잉 특징이다.

인간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세계 즉 사물의 형상 또는 이미지와 같이 모든 색을 하나의 빛으로 승화시켜 그 형태를 부각시킨다. 미디어 그리고 메시지로서의 빛을 말하는 전시회. 16일까지. UNC 갤러리. (02) 733-2798

■ 문화단신

▲추계예술대학교 미술학부 판화전공 20주년 기념프로젝트 <성成인人식式장場>- 국내 판화과 개설 20주년 기념 전시, 영상전 등. 8일까지. 관훈갤러리 본관 1,2,3층 (02)733-6469 ▲ 황진 네팔 Fine Photographys - 8일까지. 목인갤러리. (02)722-5066 ▲ Young Artist 정소영의 <황금빛 새장 展> -여성의 자아로 상징화하여 표현. 갤러리 나우의 젊은 작가 발굴 및 지원 기획 프로그램 중 일부. 22일까지. 갤러리나우. (02) 725-2930


정영주 기자 pinplu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