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의 열대야가 기승이다. 더위 때문에 자청해 퇴근시간을 늦추는 사무실 피서형 샐러리맨도 등장했다. 잠 못 이루는 한여름 밤, 마음 속의 피서지를 만들어보자. 감동과 재미의 문화현장을 찾아본다.

70년대 인기영화 뮤지컬로 부활
■ 뮤지컬 <진짜진짜 좋아해>

1970년대 후반 임예진, 이덕화 주연의 영화 ‘진짜진짜 시리즈’ 중 하나인 <진짜진짜 좋아해>가 뮤지컬로 각색되어 공연된다.

<진짜진짜 좋아해>는 누구나 한번쯤은 겪었을 학창 시절의 풋풋한 첫사랑, 꿈과 낭만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휴먼 드라마다. 탄탄한 줄거리와 우리 정서에 맞는 음악, 대극장의 스케일과 화려한 비쥬얼로 창작뮤지컬만이 할 수 있는 국내 정서의 반영이라는 장점을 최대한 살렸다.

그룹 송골매의 메인 보컬로 유명한 구창모가 음악감독을 맡아 혜은이의 ‘진짜진짜 좋아해’를 비롯해 70-80년대 히트가요 20여 곡을 극중에 삽입하여 친근감을 높였다. 박해미, 박상면, 이필모 등 브라운관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배우들이 출연해 관객들에게 추억의 음악과 탄탄한 연기를 보여준다. 8월 3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 (02) 741-7251

암흑 속 새로운 일상의 발견
■ 체험전 < Dialogue in the Dark, Seoul 2008 >

자신의 손조차 볼 수 없는 완전한 어둠 속에 놓인다면 세상은 어떤 식으로 다가올까? 예술성 및 교육성, 장애인 인식개선에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 낸 <어둠 속의 대화> 3차 전시가 열린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완전한 암흑 속에 9명이 그룹을 지어 입장한다. 내부의 동선에 익숙한 시각장애인 안내자의 안내를 받으며 다리를 건너고, 차들이 지나는 시내를 지나 과일과 야채를 후각과 촉각만을 통해 고른다.

약 1시간의 관람 후 들르는 카페에서는 미각만을 통해 음료를 맛보며 관객들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의 일상을 새로운 방법으로 보게 된다. 단순히 보는 전시에서 벗어나 시각을 배제한 상태에서 발견하는 새로운 일상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고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한다. 내년 2월 22일까지. 신촌아트레온 13층 갤러리. (02) 525-4120

하나의 작품 속 세 가지 이야기
■ 뮤지컬

일본 소설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단편소설 『덤불 속에서』『용』『케사와 모리토』를 토대로 각색, 하나의 작품 안에 세 가지 이야기를 동시에 담아내는 독특한 형식의 뮤지컬이다.

뉴욕 센트럴 파크에서 일어난 살인사건과 신의 기적에 대한 계시라는 객관적 사실을 각 인물의 주관적 시점을 중심으로 전개한다.

그리고 그들이 말하는 서로 다른 진실을 통해 ‘과연 진실은 존재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한 사건을 바라보는 여러 인물의 다양한 해석, 상반된 진실을 보다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무대의 사면을 모두 객석으로 이용하는 ‘사면무대’ 형식이 독특하다. 김선영, 강필성 등 실력파 배우들이 출연. 8월 24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02) 501-7888

의자로 인간 내면 감정 표현
■ 김영호 개인전

작가 김영호의 의자 시리즈를 만날 수 있다.

강렬한 색채와 대담한 터치, 생략과 강조가 두드러진 작가 고유의 화법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나와 있다. 단지 의자라는 대상 하나만으로도 여러 가지 해석과 다양한 인상을 연출해내는 작가의 세계가 돋보이는 작품들이 나와 있다. 인간 내면의 존재하는 알 수 없는 갈증과 분노 또는 침잠, 경쾌함이 의자라는 소재를 경유해 제각각 다른 기법과 색을 타고 흘러나온다.

작가는 강한 원색을 사용하여 자유자재로 세상의 사물에 얹힌 표정을 담아내며 화면을 주도하고 있다. 얼핏 보기엔 서양화같지만 모두 수묵화. 작가 김영호는 홍익대 동양화과와 동 대학원 동 학과 출신으로, 이번이 다섯 번째 개인전이다. 약 40회의 그룹전, 공모전에도 참여한 바 있다. 22일까지. 영아트갤러리. (02) 733-3410

일본작가의 국내 첫 개인전
■ 쇼우지 카토 개인전

쇼우지 카토는 현재 핀란드에서 활동 중인 일본작가다. 이번 전시회에는 쇼우지 카토가 고양창작스튜디오 프로그램에 초대되어 한국에서 지난 2개월간 머물며 작업한 ‘강(River)’ 프로젝스를 사진 인스톨레이션 형식으로 볼 수 있다. 공간과 환경을 반영하는 논리와 직관을 가진 것이 쇼우지 카토 작품세계의 장점.

이번 전시회에서도 이를 통한 그의 고유한 섬세한 감각으로 표현된 작품들이 선보인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열리는 쇼우지 카토의 개인전이다. 8월 5일까지. 갤러리그림손. (02) 733-1045

로미오가 죽지 않았다면…
■ 뮤지컬 <로미오&베르나뎃>

셰익스피어의 희극 <로미오와 줄리엣>이 로맨틱 코믹 뮤지컬로 부활해 관객들을 찾아간다. <세사미 스트리트> 등으로 유명한 미국의 TV 방송작가 마크 잘즈만이 각색한 <로미오&베르나뎃>은 2003년 미국에서 초연된 후 전 세계 뮤지컬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로미오는 죽지 않았다.

수면제를 먹고 잠들었을 뿐”이라는 다소 엉뚱한 설정이 작품의 배경이다. 500년 만에 잠에서 깨어난 로미오와, 줄리엣을 쏙 빼닮은 갱단 두목의 딸 베르나뎃 사이에서 벌어지는 어긋난 사랑과 시대적 배경의 충돌에서 만들어진 코믹함이 시종일관 웃음을 유발한다.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음유시인 역을 맡았던 김태훈을 비롯해 원종환, 오진영, 김법래 등의 코믹하고도 탄탄한 연기를 감상할 수 있다. 8월 10일까지. 나루아트센터 대극장. (02) 368-1616

■ 문화단신

▲ 서울역사박물관 체험행사 - 꿈마을 체험교실 : 초등학생 대상. 29일부터 8월 14일까지 몽촌역사관에서 진행 / 청소년박물관교실 : 중학생 대상. 9월 6일~11월 15일까지 경희궁 등지에서 진행. / 직장인을 위한 역사아카데미 : 성인 대상 모집. 9월 2일~10월 28일까지 총 10회간 진행되는 프로그램. (02) 724-0291 ▲ 춘천미술관 전시작가 및 전시기획 공모 - 만40세 이하로 최근 3년 이내 개인전 또는 기획전 초대 경력이 있는 신진작가 응모 가능. 평면, 입체, 설치 등. 8월 31일 접수마감. (033) 241-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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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주 기자 pinplu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