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북경올림픽 성공 개최 기원 서공임·센떠롱 2人전 감탄과 아쉬움 속 대단원

21세기 민화를 통해 한국과 중국이 뭉쳤다. 지난 7월 29일부터 서울 내자동 주한중국문화원에서는 2008 북경 올림픽 성공개최를 기원하는 한중 교류 초대전이 열렸다. 이는 한국의 정상급 민화작가 서공임 화백과 중국의 대표급 자수예술가 센떠롱(SHEN De Long)씨의 작품이 전시된 2인전으로, 이라는 주제로 펼쳐졌다.

특히 민화작가로서 30년째 전통민화연구와 작업에 몰두해 온 서공임 화백은 이번 전시회에서 전통민화의 틀을 넘어 현대적 기법과 다양하게 접목한 새로운 민화세계를 선보여 국내외 관람객과 평단의 찬사와 호평을 받았다. 모란과 나비, 호랑이 등 전통민화에 나타난 주요소재를 사용, 그러나 이를 과감한 현대 미술 기법으로 다양하게 재구성, 재창작함으로써 전통민화에 대한 종전의 선입견을 불식시키며 민화의 세계를 화려하게 부활시켰다.

스테인레스 스틸을 재료로 날아다니는 나비를 만들어 입체화하는가하면, 기존 작품을 캔버스에 인화한 뒤 그 위에 다시 대담한 선의 나비를 그려넣는 회화적 기법을 재차 가미, 우리 고유의 오방색을 원색 그대로 사용하는 등 서 화백의 독자적이고 진취적인 현대적 민화의 세계를 극적으로 표출해냈다. ‘나의 그림자는 네가 없으면 생겨나지 않는다’(두 호랑이와 모란을 그린 작품), ‘영웅의 귀환’(대형 호랑이와 나비), ‘한 남자가 가슴에 별을 품고 앉아 있습니다’(대형 호랑이와 모란) 등 각 작품마다 시적인 제목을 붙인 점도 각 작품에 대한 이해와 인상을 강력하게 부각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영웅의 귀환’은 이번 교류전 출품작 중 국내외적으로 가장 인기와 주목을 받은 명작 중 하나. 서 화백은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현대적 장르로 재탄생된 민화의 밝은 미래를 제시해주고 있다.

중국의 자수예술가 센떠롱의 작품 역시 국경을 초월한 관객들의 찬사를 자아냈다. 사실상 사양산업, 사장되는 예술로 침체화된 우리나라 자수계와는 달리 끊임없는 현대화 작업을 통해 아름다운 작품을 제작, 자수시장을 부흥시킨 중국 예술계의 특성을 보여주었다. 특히 머리카락보다 더 가는 초극세사의 섬유를 사용해 매우 정교한 자수기법을 선보인 것은 물론, 일반 서양 회화작품으로 착각할만큼 섬세한 센떠롱의 인물 초상화 자수작품은 특히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한ㆍ중의 정상급 대표작가로 구성된 이번 한중 교류초대전은 이미 1차 행사로 지난 6월 27일부터 7월 5일까지 북경 소재 주중한국문화원에서 성황리에 성대한 전시회를 펼친 바 있다. 뒤이은 2차 행사로 이번 한국 전시회를 갖게 된 것. 보다 다감한 예술적 교류차원에서 서공임 화백과 센떠롱은 각기 자신의 작품을 상대방에게 교차 전달, 상대의 작품내용을 각자 자신만의 고유기법으로 각각 자수품, 회화작으로 ‘교환 작업’한 4점의 작품 또한 이번 교류전의 압권. 신선한 발상과 시도로 갈채를 받았다. 북경 올림픽의 성공을 염원하며 마련된 이번 교류전은 북경 올림픽 공식 개막 무렵인 8월 9일까지 펼쳐진 뒤, 감탄과 아쉬움 속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정영주 기자 pinplu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