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대나 유행하는 출판 아이템이 있다. '자기계발서'로 불리는 처세술은 이미 트렌드를 넘어 하나의 장르가 됐고, 사진과 가벼운 글을 엮은 여행 에세이는 몇 년 간 붐을 이루고 있다. '책에 관한 책' 역시 최근 몇 년 새 눈에 띄게 늘어났다. 자칭 '독서 전문가'란 사람들이 책을 고르고 읽고 쓰는 '노하우'를 알려준다.

"필요한 책 읽을 시간도 없는데 이런 것까지 봐야 하나?"라고 생각하겠지만, 어떤 책이 '양서'인지 고민하는 사람에게 '독서 비법전수' 책은 꽤나 유용하다. '책은 어렵고 딱딱하고 지겨운 것'이란 고정관념을 가진 독자라면 이 책부터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최근 발간된 '책에 관한 책' 3권을 추천한다. 알록달록한 컬러 사진을 곁들여 한층 발랄하고 가벼운 방식을 취하고 있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책 세상을 탐하다>는 전유성, 성석제, 공선옥, 공병호, 홍세화 등 우리시대 책벌레 29인의 이야기다. 이들은 책을 통해 자신의 세계에서 벗어나 넓은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무기를 지닐 수 있었다고 말한다.

척추를 곧추세우고 맑은 정신으로 책을 읽는다는 시인 이문재, 여름 휴가 때 호텔방에 틀어박혀 일주일동안 책만 읽었다는 소설가 김훈 등 독서광 29인의 에세이가 엮여있다. 그들이 어떻게 책을 탐하게 됐는지, 그들이 갖고 있는 '내 인생의 책'은 무엇인지, 독서에 관한 애정을 듬뿍 담았다.

<유럽의 책 마을을 가다>는 미술평론가 정진국의 책 마을 탐방기다. '책 마을'은 헌책방이나 고서점이 모여 있는 동네를 말한다. 저자는 2007년부터 2008년 초봄까지 유럽 24곳의 책 마을을 돌며 만난 수많은 책과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 130년 전 고흐가 쓴 편지, 140년 된 미술사가 라파엘로의 전기, 200년 전 셸리의 편지 등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은 책이 대접받는 동네에서 책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책을 읽는 방법>은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로 국내 알려진 일본 소설가 히라노 게이치로의 독서 비법 전수서다. 그는 단 한 권을 읽더라도 책 속에 숨겨진 비밀을 발견하는 '슬로리딩'을 권장한다.

작가가 설정해둔 미세한 장치와 고안을 낱낱이 포착해 내는 것부터 독자 스스로 자유롭게 책의 의미를 발견해 내는 '오독력(誤讀力)'을 기르자는 것이 진정한 슬로리딩의 방법이다. 저자는 천천히 즐기면서 읽는 슬로리딩 테크닉을 알려준다.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