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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여행] 미국서 날아온 호프만 주방장 "와인 맛 보면 요리가 떠올라요"
나파밸리 명품 와인 5종과 어울리는 음식 선보여




글ㆍ사진 박원식기자 parky@hk.co.kr



대부분의 요리사들은 먼저 음식을 생각하고 다음에 어울리는 와인을 결정한다. 그럼 와인을 먼저 맛보고 요리를 선택한다면?

그런 요리사가 한국에 찾아왔다. 미국 나파밸리에서 날아 온 페리 호프만. 프랑스어로 별을 뜻하는 ‘에뚜와’레스토랑의 총주방장이다.

“저는 먼저 와인을 맛보고 주방에서 음식을 조리하기 시작합니다. 항상 와인을 염두에 두고 모든 요리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다른 셰프들과 차이가 있지요.” 모엣헤네시 그룹 초청으로 방한한 그는 최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의 고층 전망을 자랑하는 레스토랑&바 ‘스카이 라운지’에서 ‘와인과 음식의 매칭’을 선보였다.

호프만 셰프가 와인과 음식의 조화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게 된 데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다름 아닌 그가 일하고 있는 레스토랑 ‘에뚜와’가 와이너리(포도주 양조장) 안에 들어서 있는 ‘아주 특별한’ 레스토랑이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안에 자리한 에뚜와는 이 곳 수 많은 와이너리 중에서도 유일하게 와인 회사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으로 유명하다. 1977년에 처음 문을 열었는데 이 후 2년 만에 와이너리 안에 레스토랑을 오픈하는 것이 금지되면서 지금은 ‘처음이자 마지막’ 와이너리 속 레스토랑이 돼버렸다. 로버트 몬다비가 운영하는 당시 최정상급 와이너리도 에뚜와처럼 자체 레스토랑을 갖고 싶어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는 후문.

“근무처(?)가 아무래도 와이너리에 있다 보니 와인 수확하는 현장에서 포도밭 일꾼들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생산되는 와인이 장차 어떤 맛을 내게될 지 특성을 미리 파악하게 되는 기회를 자연스레 얻게 되지요.” 그는 와인을 맛보면서 음식을 준비하는 일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매우 어렵고 도전적이지만 그래도 재미있다”고 말한다.

그가 이번에 한국에 가지고 온 주력 와인은 5종. 나파 밸리의 명품 브랜드 ‘뉴튼(Newton) 와이너리’의 ‘레드 레이블 클라렛 2006’ ‘언필터드 멜로 2002’ ‘더 퍼즐 2004’ 등 레드와인 3가지와 화이트 와인 ‘레드 레이블 샤도네이 2006’ ‘언필터드 샤도네이 2005’ 2가지이다. 그는 도메인 샹동 와이너리 소속으로 일하고 있지만 뉴튼 와이너리도 같은 모엣 헤네시 그룹 소속이라 이번에는 뉴튼 홍보(?)를 맡게 된 셈.

와이너리 규모만 506에이커에 달합니다. 이 안에 120여개의 포도밭이 있는데 토양도 바람도 일사량도 모두 제각각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와이너리 마다 다 다른 와인 맛을 생산하고 있다는 얘기이지요.” 그는 여기서 나온 와인들을 또 다시 블렌딩 하는 과정에서 또 한 번 무궁무진한 ‘맛의 진화’가 이뤄진다고 털어 놓는다.

그가 첫 번째 고른 와인은 언필터드 샤도네이 2005 화이트 와인. 여기에 멜론 조개 라임을 삶아서 식힌 바닷가재 요리를 그는 매치시켰다. 얇게 저민 멜론을 마치 S자 모양으로 말아 놓은 듯 세워 펼쳐 놓고 사이사이에 바닷가재 살점을 조화시킨 것이 그가 내놓은 애피타이저. 라임즙까지 뿌려 풍부하면서도 상큼한 음식 맛이 코코넛 향을 풍기는 와인 맛과 잘 어울린다.

1. 아보카도 타르타르, 엔다이브 피클의 새우요리
2. 멜론 조개 라임을 삶아서 식힌 바닷가재
3. 예루살렘 아티초크, 금귤 타마린드, 민트와 어린 비둘기 구이
4 .흰 콩 커스타드, 구운 포도, 블랙 트러플과 올리브 오일에 삶은 도미


다음은 레드 와인 차례. 음식으로는 예루살렘 아티초크, 금귤 타마린드, 민트와 어린 비둘기 구이가 대기중이다. 우리에게는 드물지만 프랑스 식탁에는 제법 많이 오르는 비둘기 고기를 사용했다는 것이 이채롭다.

제법 비싼 고기라는 것이 그의 설명. 예루살렘 아티초크는 감자나 토란과 비슷하지만 다른 종류. 갈아서 퓨레로 만들어 썼다. 조화시킨 와인 퍼즐은 여러 와인을 절묘하게 섞어(블렌딩) 만들었다고 붙여진 ‘수수께끼’같은 이름이다.

흰 콩 커스타드, 구운 포도, 블랙 트러플과 올리브 오일에 삶은 도미도 그가 추천하는 메뉴. 도미를 올리브 오일에 담가 5~6분 정도 끓지 않게 익히는 과정을 거쳐 내놓는다는 것이 특이하다.

뜨거운 기름에 담가져 있었는데도 결코 튀기거나 삶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셰프의 주장. 대략 70~80도 정도의 온도에서 서서히 익혀 생선의 육즙이 밖으로 빠져 나가지 않고 기름이 적당히 스며들어 부드럽다. 옆에 놓인 것은 흰 콩을 섞어 만든 계란 찜, 그 위에 샐러드가 폼 나는 자세로 놓여 있다.

이 요리에는 다시 화이트 와인 샤도네이가 어울린다. 생선 요리가 당기지 않는다면 아보카도 타르타르, 엔다이브 피클의 새우요리를 그는 대신 추천한다.

“제가 만드는 요리 스타일은 컨템포러리, 즉 현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 프랑스 정통 테크닉과 아시안 푸드의 영감이 가미돼 있다고 할까요.” 그는 자신의 요리 스타일에 대해 ‘오픈 마인드’를 강조한다. 특히 아시안 음식에 사용되는 많은 재료와 조리법이 자신에게는 새로운 영감을 주고 있다는 것. 그래서 그는 수시로 인근 샌프란시스코나 LA의 코리아 타운도 즐겨 찾는다고.

미국 최대 와인생산지로 잘 알려진 나파 밸리에서 태어나고 자란 호프만 주방장은 15세에 처음으로 주방장으로서 경력을 시작, 미슐랭 레스토랑 등 10여년간 주방장으로서의 경력을 쌓아왔다.

2007년부터는 도메인에서 직접 운영하는 에또왈(Etoile) 레스토랑의 수석 주방장으로써, 와인메이커, 소믈리에 그리고 주방장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오고 있다. 특히 와인과 함께 신선한 재철 식자재로 만든 고 품격 요리의 조화를 연구한다.

“한국 음식 중 코리안 바비큐 메뉴를 미국에서 맛보았습니다. 한국에서와 맛이 다르다고들 하더군요.” “외국인들이 싫어하는 것으로도 이름난 ‘번데기’도 본토 맛을 보고 싶다”는 그는 “한국인들이 나파 밸리 와인과 요리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하도록 도와 드렸다는데 의미를 찾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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