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피아노의 방음 기능·장치 활용해 소음 걱정 끝

음악을 사랑하는 당신은 요즘 피아노 매장 앞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취학기가 가까워진 딸 아이에게도 피아노 공부를 시킬 때가 된데다 당신 자신도 내심 어릴 적 배우다 만 피아노를 다시 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런 당신이 선뜻 피아노 구입을 망설이는 이유는 딱 두가지다. 한가지는 이웃 때문이다. 아파트에 사는 당신은 얼마 전만해도 윗층, 아래층간에 피아노 소리 문제로 다투다 결국 소송 직전까지 이른 뒤 밤낮없이 피아노를 두드리던 피아니스트 지망생 아이네 가족이 이사를 떠나는 것으로 시끄러운 싸움이 끝나는 것을 본 터다.

또하나는, 그렇다고해서 그 저렴하고 다기능의 장점도 많다는 디지털피아노를 들여놓기는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몇 년전 디지털피아노를 샀던 친구가 특히 뜯어말린다. “처음엔 좋아보이지만 아마 얼마쯤 지나면 결국 특유의 전자음에 싫증 나 후회할 지 모른다”고 친구는 말한다.

어쿠스틱과 방음, 이 2가지 조건을 동시에 만족시킬만한 교집합은 없을까? 있다. 최근에 등장한 신기술이 그것을 가능케했다. 그 누구에게도 소음의 피해를 끼치지 않으면서도 어쿠스틱 피아노 고유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방법 4가지를 소개한다.

◇ No부담!-디지털 어쿠스틱 피아노

- 가격과 운반성 등에서 가장 손쉽게 택할 수 있는 방법이다. 종전의 전자음 기반의 디지털 특유의 음색과 건반 터치감이 최근 대폭 개선됐다. 디지털이면서도 어쿠스틱 피아노음을 표현해내는 신개념 디지털 어쿠스틱 피아노가 최근 유명 피아노 제조업체들마다 다수 선보이고 있다.

원리는 기존 어쿠스틱 피아노의 음원을 샘플링해 디지털 피아노의 발음 시스템에 대칭 연결시킴으로써, 어쿠스틱 기능을 선택할 경우 기존 디지털 음이 아닌 전통 피아노가 지닌 아날로그 음으로 들린다는 것이다.

각 제조사마다 다르나 평균 70만원 안팎이면 최신 모델을 구할 수 있다. 기존 디지털 피아노에 있던 방음기능을 활용해 헤드폰 또는 이어폰으로 어쿠스틱음을 연주자만 들으며 외부 노출없이 즐길 수 있다. 디지털 어쿠스틱 피아노 중에서도 그랜드 피아노의 음색을 샘플링하거나 그랜드 피아노의 건반 터치감을 특징적으로 살린 제품들도 있다.

◇ 사운드 오브 ‘사일런트 피아노’

- 전통 어쿠스틱 피아노를 선호하는 이들에게 적합한 방음형 신상품이다. 디지털 방음장치가 개발되면서 이를 전통 피아노에 접목, 올 봄에 출시된 최신형 피아노다. 기존 어쿠스틱 피아노를 연주하면서도 필요에 따라 방음시설을 작동시키면 외부에 소리가 새어남이 없이 헤드폰이나 이어폰 등으로 혼자 연주를 하며 자신의 연주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기본 원리는 디지털 피아노에 접목한 기술과 같다. 전통 어쿠스틱 피아노 음원을 샘플링하여 이를 방음장치로 만들어 부착시켰다.

생산때부터 ‘사일런트 피아노(Silent Piano)’로 완제품화하여 출시했다. 전통 피아노보다도 다소 가격이 높지만, 소음분쟁에 휘말릴 염려없이 언제 어디서든 전통 피아노 고유의 음색과 어쿠스틱 악기 자체의 고유한 멋을 누리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할 만 하다. 선택 기능이 있으므로, 방음 여부를 원하는대로 조작해 사용할 수 있다. 야간에도 사용가능.

◇ 소리막는 하마-초간단 방음장치

- 이미 기존 어쿠스틱 피아노(비 방음형)를 갖고 있거나 중고 피아노를 구입하는 등으로 비용은 줄이되 비슷한 효과를 보고 싶은 이들에게 권할만한 방법이다. 즉, 자신이 갖고 있는 피아노에다 별도의 디지털 방음장치만 개별 구입해 장착하면 된다. 이 어쿠스틱 피아노 부착용 디지털 방음장치는 국내 업체인 제니오 시스템이 독자개발한 것으로, 장치 자체도 부피가 작고 단순하다. 피아노의 연주대 우측 하단에 간단히 장착하면 된다.

평소에는 일반 피아노로 쓰다가 필요한 경우 이 장치의 특정 레버를 움직이면 외부에 소리를 내보내지 않고 자신만 자유롭게 연주를 즐길 수 있다. 헤드폰이나 이어폰, 스피커 등으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 신개발 방음 시스템에 샘플링 된 음원은 세계 최고의 피아노 소리를 집음, 샘플링한 것이다. 현재 국내외를 막론하고 세계 굴지의 피아노제조사들이 이 장치를 활용중인, 피아노업계의 최신 히트 상품이다. 납, 수은을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적인 제품으로도 유명하며, 모든 종류의 어쿠스틱 피아노에 부착 가능하다. 가격대는 피아노의 제조년도, 모델에 따라 각각 다르지만, 대략 50만원대(일반 피아노, 기본 사양)에서 100만원대(그랜드 피아노) 정도다.

◇ 소리의 통로를 막아라!- 방음공사

- 피아노 뿐 아니라 모든 악기 연주자들에게 해당될 수 있는 방식. 그러나 설치시 비용과 공사 시간이 만만치않아 전문연주자들이나 교습소 외에는 사실상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 연주 공간 전체에 방음공사를 시공할 경우 방음자재에 따라 AA급은 평당 600~700만원, 최하 C급은 평당 200~300만원선의 경비가 든다.

시공기간도 5~7일에 이른다. 비용을 더 아끼는 방법으로 조립식 방음부스를 만들 경우 비용 대비 방음효과는 좋으나 부스내의 공기환기 및 부대 시설의 기술이 뒤따르는 단점이 있다. 공사기간 1~2일 소요, 비용은 500~1000만원선이다. 그 외 바닥재 울림판, 흡음판 등을 피아노 주변에 설치해 소리를 줄이는 간이방음 시설이 가능하나, 방음효과가 현저히 떨어진다. 약 35만원~60만원 소요, 1시간이면 설치 가능하지만 야간이나 새벽에는 연주를 피해야 한다.


정영주 기자 pinplu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