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집 앨범내고 19개월만에 국내무대 '금의 환향'직설적 가사·중독성 있는 리듬 '대중 속으로'

남성 그룹 동방신기가 금의환향했다.

동방신기는 26일 4집 앨범 <주문-미로틱(Mirotic)>을 발표하고 19개월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동방신기는 <허그><라이징 선><오-정반합>등으로 노래를 연달아 히트시키며 2006년 연말 가요시상식에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이들은 이후 홀연히 국내 무대를 떠나 일본 시장에서 다시 신인의 자세로 돌아갔다.

이들은 각고의 노력 끝에 7월 오리콘 주간차트에서 세번째 1위를 차지해 외국인 아티스트 사상 최다 기록을 세우는 성과를 거뒀다. 사실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 대만 홍콩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전역에 동방신기는 차트의 순위뿐만 아니라 음악적 존재감을 뚜렷이 하고 있다.

거침없이 성공신화를 써온 동방신기가 고개를 돌며 국내무대로 돌아온 것은 여러 지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24일 서울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만난 동방신기는 이번 활동을 ‘전환점’이라고 규정했다. 음악적을 중심으로 활동 전반을 대중성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역시 음악이다. 타이틀 곡 <주문-미로틱>은 동방신기가 추구해온 SMP(SM Music performance)에서 탈피한 곡이다. 동방신기는 사회성 짙은 가사와 강렬한 사운드 그리고 일사분란한 군무를 특징으로 하는 SMP의 얼굴이었다. <오-정반합><라이징선> 등이 대표적이다. 일반 대중도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직설적인 가사와 중독성 있는 리듬이 가장 큰 변화다.

리더 유노윤호는 “우리 팬들이 물론 중요하지만, 일반 대중에게도 ‘동방신기가 이런 모습도 있구나’란 생각이 들도록 기존의 모습을 많이 버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시아준수도 “요즘 트렌드가 클럽 음악이란 점을 감안했지만, 우리도 나름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동방신기만의 색깔과 대중성 사이에서 접점을 찾으려 했다”고 말했다.

동방신기가 4집 첫 무대로 21일 서울 시청앞 광장을 택한 것도 대중성과 무관하지 않다. 10대의 우상에서 국민 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한 몸부림으로 비쳐진다. 3집 첫 무대를 잠실주경기장으로 잡으며 팬들의 결속력을 높였던 것과 상반된 선택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시아준수는 “경기장에서 하면 팬 분들과 저희의 축제로 끝나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경찰분들도 저희 노래를 듣고 계시고 버스에서 내리신 분들도 다 오셔서 끝까지 보셨어요. 그 자체가 너무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유노윤호도 “막상 무대에 올라가니까 광장이 꽉 차있어서 기분이 너무 좋은 거에요. 아직 저희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도 다시 한 번 느꼈고요”라고 말했다. 영웅재중과 시아준수는 각각 남산타워와 뚝섬 등 강남과 강북에서 모두 보이는 장소를 다음 무대로 손꼽기도 했다.

대중성에 방점을 둔 동방신기는 나아가 20년이 지난 후 전 세대에게 사랑받는 명곡을 남기는 게 자신들의 ‘절대목표’라고 했다. 차트 정상을 차지하고 연말 시상식에서 상을 받는 것을 그리고 미국에 진출하겠다는 거창한 목표를 기대했던 취재진에게는 다소 의외의 답변이었다.

동방신기는 한 세대가 지나도 누군가가 자신들의 노래를 다시 부를 수 있는 ‘불후의 명곡’을 남기는 것이 자신들의 일생일대의 목표라고 ‘절대’라는 단어를 앞에 붙이며 목소리를 높였다. 3집에서 다섯손가락의 <풍선>을 그리고 이번 앨범 에서 <잊혀진 계절>을 리메이크한 것도 목표를 곱씹기 위한 다짐이라고 덧붙였다.

“<잊혀진 계절>은 저희 또래의 아버지 어머니가 좋아하는 곡이잖아요. 그 노래를 30대와 40대를 위해 부르는 건 아니에요. 다만 예전 노래를 부르면서 저희 또래와 어른 세대가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물론 저희 노래도 세대가 바뀌었을 때 누군가에 의해 다시 불려지는 게 저희의 ‘절대목표’에요. 미국진출이 다들 저희 목표라고 생각하시는데 저희가 정말 원하는 건 그런 명곡을 남기는 거에요.”(유노윤호)


김성한 기자 wing@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