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중계석이 방송가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4일 전체회의를 열고 MBC와 SBS의 베이징 올림픽 ‘막말 해설’과 MBC의 올림픽 출전 약소국에 대한 ‘비하 자막 및 발언’이 관련 방송심의 규정을 어긴 것으로 판단, 각각 ‘주의’ 제재를 내렸다. 방송법상 ‘주의’는 법정 제재 대상으로 재허가 심사에 활용되는 방송평가 등에 감점 요인으로 작용하는 중징계이다.

방통심의위에 따르면 MBC는 개막식 중계방송 중 일부 국가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비하성 자막과 발언을 방송해 ‘방송의 공적책임’ 규정을 어겼다. 일부 경기에서 해설자가 반말을 하거나 야구 경기 중계가 끝났는데도 해설자의 사담을 여과 없이 방송해 ‘방송언어’와 ‘품위유지’ 규정을 위반했다. SBS는 레슬링 경기와 수영 경기를 중계하면서 진행자가 경기 흐름이나 기술에 대해 해설을 하는 대신 고함과 반말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물의를 일으켰다.

최근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의 ‘부산 편’도 스포츠 중계석을 둘러싸고 논란이 있었다. ‘1박2일’ 촬영팀이 프로야구 관중동원 신기록을 세운 부산 사직구장을 찾은 것을 두고 MBC ESPN 중계팀이 쓴소리를 가하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한명재 캐스터는 중계 당시 한 관객이 경호원에게 표를 보여준 뒤 돌아가는 장면을 보고 “야구장에서 이게 말이 되는 일인지 모르겠다. 연예 오락 프로그램이 여기서 촬영하고 있는데 방송을 위해 관중들을 못 들어오게 하는 건 어느 나라 방송에서 가능한 일인가, 주인과 손님이 바뀌어서는 안된다”며 촬영이 경기에 불편을 사고 있다며 비판했다. 하지만 조사결과 이 경호원은 관객에게 정확한 좌석을 안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MBC ESPN측은 ‘프로그램에 대한 악의가 없었다.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1박2일’은 이미 이번 일로 프로그램 종영까지 언급될 정도로 여론의 뭇매를 받은 뒤였다. 네티즌들은 ‘자사 프로그램인 무한도전 팀이 왔어도 그렇게 비판했을까’‘스태디 캠 을 사용 못하게 한 것을 왜 1박2일 팀에 화풀이하느냐’ 등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올림픽 직후 중계자의 발언에도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아나운서나 방송인과 달리 주관적인 발언에 호의적이었던 스포츠 해설에 대한 시청자들의 시각도 변하고 있다. 말로 하는 일인 만큼 보다 신중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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