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음식' 마이클 E. 오크스 지음/ 박은영 옮김/ 열대림 펴냄/ 12,800원현대인의 음식에 관한 오류와 맹신 왜곡된 식생활 꼬집어

지난 한 주 국내 모든 신문은 ‘멜라닌 사태’가 1면을 장식했다. 광우병 파동에서 시작해 생쥐머리 새우깡에 이르기까지 잊을만 하면 한번 씩 터지는 먹을거리 사고 때문에 소비자들은 “무엇을 먹어야 할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안전한 먹을거리를 찾는 대중의 심리는 먹을거리를 다룬 책 출판으로 이어진다. 광우병에 대한 전문 과학 서적이 소개되는가 하면, 육식에 대한 비판을 담은 인문서적, 안전한 음식을 고르는 비법을 담은 생활서적 등 다양한 먹을거리 서적이 쏟아지고 있다.

신간 <불량 음식>은 이 연장선에 있다. 무엇을 먹어야 할 지 불안한 현대인은 음식에 관한한 상당한 오류와 맹신을 갖고 있다. 책은 우량 음식과 불량 음식의 논란을 바탕으로 대중의 왜곡된 식생활을 지적한다.

저자인 마이클 E. 오크스는 좋고 나쁜 음식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영양학에 토대를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 사회적, 역사적 요소와 정치적인 사건, 개인적인 성향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10여년 간 약물과 행동, 행동신경학 분야를 연구해 왔으며 영양 심리학을 파헤친 책들을 출간해 왔다.

책은 재미있는 사례로 시작된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음식에 대해 더 민감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비타민과 미네랄 등 영양성분에 대해 남성이 더 많은 관심을 보이며 설문조사에서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의 적이라고 대답한 감자와 파스타에는 놀랄만한 영양분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실상 비타민이나 미네랄 함량은 사과보다 맥도날드의 빅맥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빅맥에는 13종의 핵심 비타민과 미네랄이 들었지만 사과에는 오로지 비타민 C 한 종류밖에 없기 때문이다”라며 이 논리를 이어간다.

이어 식품의 영양성분인 지방, 소금, 설탕이 어떻게 해서 ‘건강의 적’으로 부정적인 평판을 듣게 되었는지, 사과나 햄버거, 감자, 아이스크림의 평판은 실제로 어떻게 다른지 분석하고 음식에 대한 일반인들의 오해를 지적한다. 짧고 쉬운 설명과 상식을 뒤엎는 사례, 2~3페이지의 짧은 구성은 음식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높인다.

이 책은 날마다 마주치는 다이어트와 영양에 관련된 수많은 지침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텔레비전에서 전문가가 조언하는 영양지침이 명백한 주류의 견해일지라도 한번쯤 회의해 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책을 덮을 때쯤이면 웰빙을 위해 언제나 ‘좋은 먹을거리’를 찾아다니는 우리의 강박증을 풀 수 있지 않을까.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