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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패션100년'… '깁슨 스타일'서 온라인 쇼핑몰까지
19세기말부터~ 현재까지 국내 대표 의상과 시대적 배경 소개
신혜순 지음/미술문화 펴냄/30,000원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



몇 주 전 ‘가을맞이 브런치 모임’이 끝나고 신사동 가로수 길을 걷고 있을 때, 20 대 초반의 학생이 기자 일행을 따라왔다.

“패션과 학생인데요, 사진 찍을 수 있을까요? 서울 지역별 패션 특징에 대한 리포트 쓰고 있는데 사례로 발표하려고요.”

간절한 눈빛에 우리 일행은 어색하게 포즈를 취해주고 얼른 자리를 떠났다. “워스트 사례로 쓰려거든 눈에 까만 테이프를 붙이고 발표해 달라”고 소심하게 부탁하면서. 2008년 한국의 패션은 서울 지역에서도 강남과 강북이 다르고 다시 ‘강남 라인’에서 청담동과 가로수 길로 나뉘며 ‘강북 구역’에서 신촌과 명동은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등 ‘글로벌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언제부터 서울 거리에 ‘최첨단 유행 패션’이 넘쳐 났던 것일까?

<한국 패션 100년>은 국내 패션의 역사를 19세기 말부터 2009년까지 현대의상 도입기, 발전기, 개화기, 전환기, 성숙기로 나누어 보여준다. 각 시대의 사회적 배경을 설명하고, 대표적인 의상을 소개하고 있다.

1860년대 개항기부터 일제시대까지는 현대 의상의 도입기였다. 1895년 단발령이 내려졌고, 문무백관부터 양복을 입어야 했다. 그 모범으로 고종 황제는 대례복으로 프록코트와 실크 모자를 착용하고 나타났다.

이것으로 한국 복장개혁은 전환점을 찍었다. 이 당시 멋쟁이들에게는 하이 네크라인에 부풀려진 소매, 타이트한 허리, 종 모양 치마의 일명 ‘깁슨 스타일’ 옷이 유행했다. 1920년대에는 직선적인 드레스와 투피스, 1930년대에는 밀리터리 스타일이 한 시대를 풍미하기도 했다.

1- 폴카 도트 플레어 드레스 : 박정희 대통령 영부인 육영수 여사가 착용했던 플레어 드레스. 폴리츠로 스커트를 부풀리고 백색 칼라와 커프로 산뜻함을 더해준다. 1962년
2- 플레이팅 스커트 세트 : 어깨는 주름으로 부풀리고, 커프스와 하이네크라인은 레이스로 된 깁슨 스타일의 프린트 실크 투피스. 1900~10년대 초에 많이 이용된 대표적인 기법인'플레이팅 트림'을 스커트 끝단에 부착했다. 1905~10년
3- 카키색 밀리터리 슈트 : 숄칼라, 더블브레스티드, 타이트한 7부소매. 패드를 넣은 어깨로 이루어진 군복스타일의 튜닉 톰과 타이트 스커트로 구성된 슈트. 1949년 최경자


30년대 말에서 40년대에는 일본의 군수물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간단한 양장과 ‘몸뻬’가 국민복으로 강요되었다.

옷감이 부족해 블라우스와 스커트로 간신히 의생활을 유지했고, 군복을 개조해 입는 것이 흔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마카오 양복감으로 양복을 맞춰 입어 센세이션을 일으킨 이들이 있었으니, 이들을 ‘마카오 신사’라고 불렀다.

1950년대는 한국전쟁이 발발하여 미군에서 흘러나온 군수물자를 활용한 옷들이 대부분이었다. 낙하산 천으로 만든 낙하산 블라우스, USA 마크가 찍힌 군복을 염색한 점퍼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쟁으로 폐허가 되었지만 서울 명동에서 양장점들이 문을 열기 시작했고, 여성 잡지 <여원>에서 처음으로 패션 화보를 실었다.

70년대, 오일 쇼크로 세계 경제 상황은 어려웠으나 한국은 활발한 무역 정책으로 섬유산업이 호황을 누렸다. 치마 길이가 다양해지고 진(jean)이 거리를 휩쓸었다. 통기타· 판탈롱· 생맥주는 당시 젊은이들의 3대 상징. 1980년대부터는 유행의 속도가 빨라지고 다양한 패션 브랜드가 생겨났다.

1990년대 명품 로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고, 샤넬, 크리스티앙 디오르, 루이뷔통 등 외국 유명 브랜드들이 백화점에 속속 입점했다. 대중의 패션 수준이 높아지면서 전체적인 코디네이션 개념을 살려 자신만의 개성을 살렸다. 2000년대에는 동대문 패션 타운이 패션 산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고, 한류 열풍 또한 패션에 영향을 미쳤다. 온라인 쇼핑몰 또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패션은 시대를 반영한다. 20년대 신여성의 ‘깁슨 스타일’과 60년대 윤복희의 미니스커트, 70년대 청바지는 패션을 넘어 시대의 아이콘이 됐다. 현재 우리의 온라인 문화와 소비 지향적 신세대의 모습을 ‘온라인 쇼핑몰’과 ‘신상’이란 두 단어가 대표하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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