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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탁 휴넷 대표 "직원행복이 기업 성공의 출발점"
'행복경영 전도사'
120만 회원의 '행복한 경영이야기' 1,000회 돌파
세계적 경영자·석학 명언 풀이한 이메일 인기







김윤현 기자 unyon@hk.co.kr
사진=임재범 기자







■ 돈 버는 기이한 규칙.

다른 사람이 당신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을

결코 자신이 하지 말라.

다른 사람이 당신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 늘어날수록,

당신 외에는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에

당신이 쏟아 부을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도 늘어난다.

-E. W. 스크립스

■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는

반드시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이 있기에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스크립스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아는 것이

해야 할 것을 아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하지 말아야 할 사항들을 모두 알게 된 사람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을 할 수 밖에 없다’고

그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행복한 경영 이야기 2008년 6월5일자)

대한민국의 120만 직장인들은 매일 아침 하루를 열면서 이처럼 한 줄기 섬광 같은 잠언을 이메일로 받아 본다. 날마다 내용과 메시지는 달라지지만, 그 속에는 한 가지 정신과 가르침이 일관되게 흐르고 있다.

그것은 ‘행복한 직장’을 만들어가는 방법에 대한 것이며, 나아가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는 비밀에 관한 것이다. 짧지만 강렬한 몇 줄의 경구를 읽는 동안 독자들은 ‘맞아, 맞아!’하며 공감과 깨달음의 시간을 갖게 된다.

모닝커피보다 더 그윽하고 깊은 향으로 직장인들의 정신을 일깨우는 이메일의 정체는 ‘행복한 경영 이야기’(행경이라고 줄여 부른다)이다. 이제 수많은 사람들의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는 이 행경을 보내는 주인공은 직장인 평생학습 전문기업 휴넷의 조영탁(43) 대표다. 그는 세계적인 경영자나 학자의 명언에 자신의 간결한 해설을 덧붙여 이메일 회원들에게 발송하고 있다.

그가 처음 행경을 띄운 것은 2003년 10월이다. 이후 5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한 장, 한 장의 편지가 차곡차곡 쌓여 지난 6월2일 마침내 1,000회를 맞이했다. 그 사이 회원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조 대표는 아마도 대한민국 모든 직장인이 행복해질 때까지 행경 쓰기를 멈추지 않을 것 같다. 스스로 ‘행복경영 전도사’를 자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4일 오후 휴넷을 찾았을 때, 기자는 세상에서 좀체 보기 힘든 장면을 접할 수 있었다. 번듯한 기업의 대표가 칸막이로 구분된 책상에서 평사원들과 함께 어울려 일을 하고 있지 않은가.

급한 업무지침을 내리기 위해 잠깐 앉아 있겠거니 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다른 직원들의 책상과 맞붙어 있는 그 자리가 조 대표의 집무실(?)이 맞았다.

“실은 앤드루 그로브 전 인텔 회장을 벤치마킹했어요. 그도 집무실을 따로 두지 않았어요. 파티션으로 업무공간을 구분해 놓고 거기서 일을 했지요.”

물론 인텔이 세계적인 기업인 데다 그로브 전 회장 역시 탁월한 경영자로 꼽히기에 좋은 점을 배울 만하지만, 조 대표는 아예 두어 걸음 더 나아간 듯했다. 그의 설명이다. “우리나라 경영자들은 권위적이고 위계적이죠. 저는 그 때문에 기업 내 의사소통이 잘 안 된다고 봅니다. 조직이 하나로 뭉치려면 서로간에 심리적 장벽이 없어야 합니다. 제 선택은 그런 뜻을 담고 있어요. 물론 단점도 있지요. 간혹 멍하니 있을 때는 직원들 눈치가 보이더라구요. 하하!”

조 대표의 신념이자 철학인 ‘행복경영’의 개념은 기업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 즉 고객, 주주, 직원, 사회가 다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경영으로 요약할 수 있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듯이 행복경영에도 단계가 있다. 그 중 가장 먼저 이뤄야 할 조건이 ‘직원행복’이다.

요즘 앞서가는 기업은 대부분 고객만족, 고객감동을 핵심 경영방침으로 내세운다. 그런데 조 대표는 고객보다 직원의 만족과 행복이 더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테면 발상의 전환이다.

“직장인 평생학습을 위한 회사를 차린 뒤 가장 먼저 든 궁금증은 잘 나가는 기업은 왜 잘 나갈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책을 뒤지고 기업 사례를 탐구하면서 어느 순간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샘 월튼(월마트), 하워드 슐츠(스타벅스), 리처드 브랜슨(버진그룹) 등 세계 초일류기업 경영자들 중에는 ‘직원이 최우선’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적지 않더군요. 저도 많은 공부 끝에 직원이 먼저라는 것을 이론적으로 정립할 수 있었습니다.”

직원 최우선 이론은 어찌 보면 아주 명확한 진리를 담고 있을 뿐이다. 세상 어느 기업도 고객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하지만 그 고객을 위해 상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역은 바로 기업의 직원들이다. 만약 그들이 불만으로 가득 차 있다면 경영성과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 아닐까.

‘행복경영’의 선순환구조는 이렇다. 직원들이 행복하면 자연스레 업무의 질이 높아지고, 업무의 질이 높아지면 고객이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온다. 고객이 만족하면 당연히 수익이 늘어날 것이고, 이는 결과적으로 주주의 이익으로 귀결된다. 즉 직원행복이 주주행복의 출발점이자 최대동력인 것이다.

“휴렛패커드 공동창업자 데이비드 패커드는 어떤 회사도 회사를 성장시킬 인재를 확보하는 능력 이상으로 성장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기업인들은 의외로 인재확보에 관심이 적은 게 현실입니다. 이제 상상력과 창의력, 아이디어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사람이 곧 기업인 시대가 된 것이죠. 성공하는 기업이 되려면 인재를 확보하고 그 인재가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조 대표는 5년 가까이 행경 이메일 서비스를 해오면서 행복경영의 이론을 실제적인 경영방법론으로 승화시켰다. 그 내용을 담은 <행복경영>(김영사)이라는 책을 지난해 말 출간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사랑받는 기업’이 화두로 제기되는 등 세계적인 기업경영 트렌드가 물질 추구에서 정신 및 감성 중시로 바뀌어가고 있기 때문에, 행복경영은 21세기 대한민국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확신이다. 실제 SK 등 국내 일부 기업은 ‘행복’을 경영의 테마로 삼고 있기도 하다.

행경은 1,000회를 돌파하기까지 매번 주옥 같은 교훈을 회원들에게 선사해 왔다. 이를 위해 조 대표는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독서편력 속으로 기꺼이 빠져들었다. 그 중에서도 그가 가장 좋아하는 경구는 무엇일까.

“저는 ‘자리이타’(自利利他)와 ‘선의후리’(先義後利)라는 말을 경영과 인생의 이념으로 삼고 있습니다. 전자는 남을 이롭게 함으로써 자신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뜻이고, 후자는 의를 앞세우면 이익은 따라온다는 의미겠지요. 저는 기업이라는 것도 돈 버는 게 아니라 사회적 기여를 목적으로 하게 되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조 대표는 세상살이가 어렵기 때문에 더욱 행복하다고 말한다. 배울 게 많아서 좋다는 것이다. 이 대책 없는(?) 행복경영 전도사가 만들어갈 앞날이 참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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