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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통조림' 저자, 행복발전소 송길원 소장
"'미·고·사·축'에 가정의 행복이 있죠"
미안해요·고마워요·사랑해요·축하해요 국민 목사의 행복 키워드







정영주 기자 pinplus@hk.co.kr
사진 임재범 기자







■ 이 사위가 사랑받는 이유



약 2주전,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한 ‘국민목사’의 장모 장례식장. 떠난 분도 떠난 분이지만, 무엇보다 남은 가족들의 아픔이 클까봐 사위는 걱정이다. 모두가 숙연한 가운데 이 50대 사위가 갑자기 손아래 처가 식구들과 동서들을 모아놓고 짐짓 심각한 표정으로 천연덕스럽게 입을 연다.

“ 장인도 오래전 가셨고, 이제 장모마저 떠나셨으니 이제 다들 고아 맞지? 그러니 앞으로 나한테 잘 못 보이면 진짜 고아원(보육원)에 확 보내버린다! 지금부턴 내가 보육원장이니 내 말 잘 안 들으면, 알지?”

듣고 있던 가족들, 눈물이고 뭐고 다 던지고 킥킥댄다. 이 사위, 추도식 때도 또 한 건 한다. 조문객들이 함께 모여 고인의 생전 행적을 되새기며 추념하는 자리. 사위가 뭘 들고 나와 꺼내 읽는다. 장모의 유품 속에서 발견한 생전 예배때의 설교 요약 메모 중 일부를 베껴놓았다. 태연자약, 또박또박 읽어내린다.

“ 생전 장모님께서 쓰신 내용입니다. <간음한 자들이 발각돼 심판을 받게 됐다. 간음한 여자가 끌려나와 사람들 한가운데에 세워졌다. 그런데 왜 (남자는 두고) 여자만 끌려왔을까, 도대체 왜?!!> ”

침울하던 장례식장이 삽시간에 웃음판으로 출렁였다. 남다른 방식으로 사려깊은 사위의 활약 덕에 고인은 눈물 대신 축복과 축제의 웃음으로 배웅을 받으며 마지막 길을 떠났다.

■ 국민 목사의 국민 유머



꾀 부리면 탈 난다. 알려준대로만 착실히 따랐으면 단박 찾을 길을 한참 휘돌고서야 발견했다. 행복발전소, 사랑의 가정연구소 송길원(51) 소장. 위에 말한 그 사위다. 그는 요즘 방송가에서부터 서점가에 이르기까지 종횡무진 인기상승 중이다. 초면인데도 낯이 익다. 앉자마자 기자에게 선물 하나 건네준다. 역시 참기 어려운 웃음이다.

“방송에 자주 나가다보니 이젠 알아보는 사람들도 꽤 많아졌어요. 그런데 하고많은 인사중에 ‘생각보다 얼굴이 더 까맣네’, 심지어는 ‘간이 나쁘신가봐요’, 어떤 분은 ‘어라, 이마에 주름도 있으시네!’하는 분도 있어요. 그러면 제가 그러지요. ‘여러분 책을 읽다가 중요한 대목이 나오면 어떻게 하세요? 밑줄 그으시죠? 하느님이 인간을 만드실 때도 워낙 중요한 사람이다보니 밑줄 그으신거예요. 그것도 얼마나 중요했으면 두줄이나 그었겠어요’라고요.”

한참을 웃다가 기자가 물었다. “그럼 가로 밑줄은 알겠는데, 세로 밑줄은 하느님이 왜 그으셨대요?” 소장의 뒷 답이 기억나지 않는다. 이후에도 내내 웃음을 터뜨린 기억만 걸려있다.

■ 행복통조림, 소통해야 행복하다



송 소장은 최근 ‘행복통(通)조림’이란 책을 냈다. 가정의 행복을 만드는 비결을 자세히 일러주는 책이다. 갈피 갈피 잊지말아야겠다고 페이지를 접다보면 책 전체가 수부룩 접히게 되는 행복찾기 지침서다.

사실 그에게는 그닥 새삼스러운 출판도 아니다. 행복발전소를 연 이래 그간 꾸준히 관련 책들을 펴 왔다. 불황기라는 요즘 출판시장에서도 그의 책은 신통맞도록 동티나게 잘 팔린다.

발행된 지 채 몇주도 지나지 않은 이번 ‘행복통조림’ 역시 벌써 인세수입 천여만원을 오가고 있다. 그래봐야 그의 주머니에 들어갈 돈도 아니다. 발행과 동시에 그는 이미 인세 1억 원 기부를 예약해 둔 곳이 있다. 얼마 전 다문화가정을 이루며 한국에 시집온 뒤 심한 폭행을 당해 숨을 거둔 베트남 출신 19세 신부 소식과 일기 내용을 접한 뒤 그는 그 자리에서 펑펑 눈물을 쏟았다.

그리고 그 희생자 돕기 운동을 결심했다. ‘국제결혼’이란 꺼칠한 표현 대신 ‘다문화가정’이란 용어를 처음 사용한 곳도 송 소장네 연구소다. 웃길 때 웃기더라도 할 일, 할 말은 빠짐없이 다 한다. ‘베트남 각시’ 이야기가 나오자 그의 밝던 얼굴에도 잠시 그늘이 스쳤다.

전파, 지면, 연단 할 것 없이 행복비법을 전수하는 명강사로 주가가 오를대로 오른 그는 한편 오랜 기간 목회자의 길을 걸어온 목사이기도 하다. 단, ‘교회 없는 목사, 신자 없는 목사’다. 신학에 발을 들여놓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그는 줄곧 사람들 속에 나란히 섞여 있었다.

가정 및 가족 상담활동을 펴고 있는 그의 도움을 받았거나 익히 그의 뜻에 동조해 동참을 자청한 각계각층 유․무명의 동반자들이 그의 곁을 함께 하고 있다. 바로 하이패밀리(Hi-Father And Mother I Love You)다. 막역한 이들 사이에서는 ‘송 소장과 그 일당들’로도 불린다.

오프라인 회원수만 약 8천명. 송 소장이 직접 쓰는 행복 메시지를 받아보는 이메일링 회원수는 그보다 훨씬 더 많다. 그것도 입소문, 글소문에 나날이 회원수가 불어나는 중이다. 행복을 전하는 그의 메시지 핵심은 ‘미고사축’으로 압축된다.

‘미안해요,고마워요,사랑해요,축하해요’의 준말인 미고사축은 그의 강연을 듣거나 책을 읽어본 이들에겐 이미 널리 전파된 행복의 키워드다. 이 네 마디만 잘 써도 행복이 쉬워진다. ‘행복통조림’을 열어보면 소장의 상세한 현장 사례담이 더욱더 용기를 돋워준다. 미고사축은 송 소장의 특기이자, 지금도 본인 자신의 가족을 지켜주는 가정건강 비결이기도 하다.

■ 인상파 소년이 유머인기강사로





“ 아마 제게 유쾌하게 사는 유전자가 있나봐요. ”

그도 처음부터 유쾌하진 않았다. 교사였던 아버지의 잦은 전근 때문에 어릴 적 그는 외조모 손 아래 이산가족 아닌 이산가족처럼 외롭게 자랐다. 6남매중 장남. 게다가 동생들 중 일부는 친척집으로도 흩어졌다. 늘 심각하고 우울했던 사춘기 남학생. 정서불안 증세까지 겪었다.

워낙 지독한 ‘인상파’다보니 친구들이 입버릇처럼 ‘너는 커서 목사가 돼라’고 농반진반 세뇌를 시켰다. 실제로 그는 신학대에 진학했다. 대학시절, 그는 괴짜 문제아였다. 흰 고무신을 끌고 교내를 누비는가 하면, 손목시계 대신 괘종시계를 들고 다녔다. 학교의 시위란 시위에도 단골로 출현했다.

“ 그러다 언젠가 미팅이 있었는데, 노래를 시킬 것이 두려워 저는 대신 유머책들을 뒤져 웃기는 얘기들을 모아갔어요. 그런데 제 얘기에 사람들이 막 웃어대는 거예요. 그러저러던 것이 나중엔 타 대학 축제 사회도 맡게 되고, 그리고 오늘까지도 이렇게...(웃음)”

자신의 이야기에 웃음을 터뜨리는 청중을 본 내성적인 청년. 그 느낌이 과연 어떠했을까?

“ 그 쾌감이란 오르가즘 수준이예요. 바로 그 오르가즘때문에 점점 더 빠져들게 되고요. ”

유머집이란 유머집은 다 섭렵, 나중엔 스스로 재구성 기술까지 생겼다. 한때는 사람들이 웃지 않으면 자책감에 사로잡히는 강박증도 겪었다. 목사가 된 뒤에도 말 못할 해프닝을 만났다. 진지하게 설교를 하려 섰을 때도 사람들이 자꾸 웃어대기만 했다. “그럴 땐 정말 저는 울고 싶더라고요.”

■ 명강 비결? 내 이야기!



그의 행복강연이 인기강세인데에는 이유가 있다. 말만 뻔한 이론이 아니라 소장 자신의 달고 쓴 경험이 강연 속에 그대로 녹아있기 때문이다. 농담할 땐 호인같지만, 사실은 고집으로 치면 못말리는 ‘끝장파’. 한때의 그 역시 이혼서류 날인 직전까지 이른 적이 있다.

“ 신혼 3년쯤 지났을 때인가 집사람과 벼랑까지 간 적이 있어요. 사사건건 다투던 어느날 집사람이 불쑥 이혼서류를 들고와서 내밀더군요. 그걸 보고 저는 버럭 성질을 내고는 ‘그래, 도장 찍어주마’하고 정색을 했어요. 정말 도장을 찍고는 그대로 달아나버릴 생각을 했어요. 그러자 제 성격을 아는 집사람이 멈칫하더니 바로 물러서더라고요. 그후부터 집이 조용해졌어요. 하지만 그게 위장된 평화란 걸 안 건 한참 뒤였어요. 대학원에서 심리학 공부를 하면서요. 아내 혼자 죽어지낸 거였죠. 아내와 언젠가 또한번 충돌한 잠시 뒤 제가 아내에게 다가가 ‘내가 잘못했다’고 처음으로, 진심으로 사과했어요. 그러자 아내가 끝없이 눈물을 쏟아내는걸 봤어요. ”

당시 그는 한 의과대의 교목으로 재직 중이었다. 본인 부부조차 이 정도인데 남들은 오죽하랴 하는 마음에 간절히 다른 가정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갖기 시작했다. 퇴사후 독립, 1992년 ‘기독교가정교역사역소’를 세우고 본격적인 가정살리기 운동을 시작했다. 행복발전소의 전신이다.

송 소장네 발전소는 각 상담사업과 후원회 등의 힘으로 돌아간다. 행복발전소는 가정문제에 대한 다양한 정보 제공은 물론, 자체 개발한 가족사랑 프로그램도 여럿 운용 중이다.

현재 소장이 진행 중인 상담건처럼, 때로는 법원으로부터 공식의뢰받는 소송 관련 상담건도 적지 않다. 굳이 종교적 신분을 따지자면 ‘목사’지만, 종교를 넘어 세상 모든 이들의 행복문제를 다룬다. 실제로, 목사인 그를 찾는 스님들도 다수, 타 종교인들도 스스럼없이 발전소 문턱을 드나든다.

■ 행복메신저, 철인 칭호에 도전하다



소장은 용감무쌍한 마라토너이기도 하다. 달리기를 시작한 건 3년전 중년의 위기를 극복하려고 선택한 방법 중 하나였다. 동네 조깅에서 시작해 마라톤으로, 하프코스 완주 도전으로, 풀코스 도전으로, 그리고 이제는 심지어 철인3종경기로까지 팔을 뻗쳤다. 이미 2차례나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 사실 동네 몇바퀴씩 돌다가 얻은 자신감으로 덜컥 하프코스 마라톤 대회에 신청해 뛰어들었을 땐 대회도중 죽는 줄 알았다.

“ 하도 힘들어서, 누구 하나라도 앞에서 그만두면 바로 뒤따라 그만두려고 계속 기다렸어요. 그런데 아무도 그만두질 않는 거예요. 미치겠더라고요. 그런데 참 희한한게 그렇게 반환점까지 돌고, 결국 완주하고 나니까 이게 중독이더군요. 아주 무서운 중독이요.”

다가오는 7월에 열릴 철인3종경기 대회를 앞두고 그는 요즘 더 바빠졌다. 참가신청은 이미 완료. 마라톤과 수영, 사이클 종목을 분주히 오가며 연마하고 있다. 50대에 접어들던 해, 이미 스스로 자신에게 50대 진입 기념선물로 선사하고자 계획했던 일이다. ‘철인’이란 칭호를 주고 싶었다.

이번 경기엔 또다른 애틋한 뜻도 함께 들어있다. 여러 가지 기부형 프로그램을 응용, 말하자면 희망달리기와 비슷한 행사다. 이렇게 모은 기부금에다 그의 개인적 기부액까지 합쳐 19세 베트남 각시 돕기 운동에 쓸 계획이다. 이런저런 설명 뒤에 소장이 으쓱 한마디를 보탠다.

“ 중년은 이렇게 멋지게 보낼 필요가 있다고요!”

게다가 매일 각종 일간지에다 영자신문까지 꼼꼼이 읽어대는 ‘文武’ 양면 무장의 송 소장. 와중에도 방송을 보고 상담을 청하거나 직접 찾아드는 방문객들도 접객, 심각한 불화로 찾아온 부부 중 상당수를 직접 화해시키기도 한다.

“ 때론 ‘이 길이 마지막이라고 찾아왔다가 마음을 돌렸다.’며 제 눈 앞에서 들고온 이혼장을 찢는 부부도 있어요. 이혼은 정말 신중해야 할 문제예요.”

끝으로, 유쾌한 그가 심각하게 들려주는 화두 하나. “비를 맞고 있는 사람에게 진정으로 위로가 되는 게 뭔지 아세요? 우산을 받춰주는 게 아니라 같이 비를 맞아주는 거예요.” 홀로 비를 맞아본 사람만이 알아들을, 비 맞는 자들만의 암호이자 열쇠다.

◇ 송길원은

고신대와 동 대학원 졸업, 고려대 대학원 상담심리학 수료. 미국 RTS에서 가정사역 관련 논문으로 학위 취득. 현 커뮤케이션 포럼 '은유와 상상' 포럼 대표. 숭실대 기독교학 대학원 겸임교수. 행복발전소, 하이패밀리 소장. 하이패밀리로 2004년 대통령상 수상, 2005년 국민포장 수상. 저서 <유머코트>,<말, 3분이면 세상을 바꾼다>,<나는 해피 홈으로 간다>, <행복통조림>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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