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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허(能虛) 김성종 스님 "명상은 '참된 나'를 찾아가는 과정"
그림은 佛法 전하는 소통 수단… 7월 프로방스 예술제 참가도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







오는 한여름 프랑스의 가장 특색있는 자역 중 하나인 프로방스에 한국의 불심(佛心)이 그림과 함께 피어난다. 시인이자 화가인 능허(能虛) 김성종 스님의 작품이 7~8월 간 프로방스에 열리는 국제환경예술엑스포에 전시될 예정이다.

능허 스님은 지난해 8월 인상파의 거장 세잔느(1839~1906)의 자취를 찾아 그의 고향인 프로방스를 방문했다. 세잔느가 살아 온 생애의 현장에서 화가로서의 삶을 살피고 ‘세잔느 색체’의 비밀을 알바오기 위해서였다.

스님은 그곳에서 강렬한 태양의 붉은 빛과 그 빛을 맞는 포도나무, 백송, 황토 흙, 하얀바위 등의 갖가지 사물들이 원색으로 발산하여 명쾌하고 맑은 색의 변화를 보여주는 장엄한 풍광 을 목격했다. 자연에 세잔느가 있었다.

그리고 프로방스 거리를 거닐며 찾은 갤러리와 그곳 예술인들과의 인연으로 프로방스 예술축제에 한국인으론 유일하게 참가하게 됐다. 30여년의 동ㆍ서양을 넘나드는 회화 이력과 ‘환경’예술제에 부합하는 스님의 독특한 작품성이 인정을 받은 것이다.

스님은 출가(21살)하기 전인 16살부터 그림을 그렸다. 19살 때는 독학으로 서양화를 공부했다. 출가하면서 수행과 함께 본격적으로 그림에 정진했다. 스님에게 그림은 곧 수행이었다.

그림 뿐 아니라 능허 스님은 독특한 수행법을 거듭해왔다. 국내는 물론 해외를 주유하며 불법을 구하고 그것을 몸소 실천했다.

1983년 불교 국가인 태국으로 건너가 2년간 수행을 하면서 ‘탁발(托鉢)’의 의미를 깨닫고 이를 태국인들에게 행하였다. “탁발은 경문(經文)을 외면서 집집마다 다니며 동냥하는 일로 가장 간단한 생활을 표방하는 동시에 아집(我執)과 아만(我慢)을 없애고, 보시하는 이의 복덕을 길러 주는 공덕이 있습니다.”

태국에서 돌아온 그는 85년 중국 소림사로 들어가 5년간 참선 수행과 무술을 익혔다. 소림사는 중국 선종의 창시자인 달마 선사가 9년간 면벽수도의 좌선을 한 곳으로 알려졌다.

달마는 불교의 근본이 참선을 통한 깨달음이란 것을 몸소 실천으로 보여줬는데 능허 스님은 소림사에서 그러한 깨달음을 얻고자 했다. 스님은 5년 간 수행하면서 우주의 에너지(氣)를 체득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였다고 한다. 아울러 달마 선사가 쇠락한 기력을 되찾기 위해 수련했다는 무예(우슈, 쿵푸)도 함께 익혔다. 몸과 정신이 하나라는 수행의 과정이었다.

징기스칸(물감, 금 2007), 어느 개인 날(아크릴 2008), 새벽안개(oil on canvas 2008)


92년부터 3년 간 머문 베트남에서는 독특한 수행과 깨달음을 얻었다. 프랑스와 미국의 오랜 지배를 받았으면서도 이를 끝내 이겨내는데 베트남인들의 불심이 큰 역할을 한 것에 주목하고 그 실체에 다가간 것이다.

“마음에 선한 것을 쌓으면 전생의 나쁜 세업(世業)을 없앨 수 있다는 게 베트남인들의 보편적인 생각이죠. 그들을 통해 회향(廻向)의 의미를 깊게 깨달았습니다.”

회향은 스스로 쌓은 선근(善根, 좋은 과보를 낳게 하는 착한 일)ㆍ공덕(功德, 좋은 일을 하여 쌓은 업적과 덕)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어 자타(自他)가 함께 불과(佛果)의 성취를 기하는 것이다.

스님의 구법은 이상적이면서 현실적이다. 2006년 몽골을 방문해 징기스칸 후예들의 위대한 힘의 본체를 살피고 티베트의 정신적 지주인 달라이라마의 정신을 주위에 알린 것은 한 예다.

여러 수행법을 체득해 온 능허 스님은 요즘 주로 명상을 통해 불법을 전한다. 그림은 여전히 불법을 전하는 중요한 소통 수단이다. 그러면서 그의 명상은 불교에 머물지 않고 이를 넘어 ‘참된 나’를 찾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수행에서 불교의 수행방법인 간화선(看話禪), 묵조선(默照禪), 참선(參禪)은 물론, 각 나라의 수행법을 겸비하는 이유다.

어머니의 기도(oil on canvas 2007), 명마의 분신(물먹, 종이 2007)


그중 스님은 ‘위빠사나(vipassana) 명상’을 중시한다. 부처의 수행법이기도 한 위빠사나 는 ‘사물을 바라본다’는 뜻의 팔리어로 주된 명상 방법은 머리 위에서부터 발끝까지 온몸의 감각을 관하는 것이다.

위빠사나 명상의 주된 가르침은 ‘알아차림’이다. 좋으면 좋은 것을 알아차리고, 싫으면 싫은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알아차리지 못하면 집착이 생기고, 집착이 생기면, 그로 인해 고통이 생기는 것이라고 한다.

“‘알아차린다는 것’은 바로 몸을 통해서 가능한 것인데, 외부 물질세계는 일정한 과정을 거쳐 우리의 마음 안으로 자리합니다. 외부의 것들이 우리 몸에 접촉될 때, 그 감각이 좋다거나 나쁘다는 분별을 주게 되면 그 마음은 ‘업’이 되고, 그 업은 다시 ‘상카라(행동)’를 만듭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여지없이 다시 고통의 윤회를 되풀이하게 되죠.”

명상은 그러한 업이 쌓이는 것을 막고, 쌓인 업을 풀어내는 수행과정이라는 게 스님의 가르침이다.

스님은 프로방스로 함께 갈 작품을 완성해 놓고 다시 새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자신을, 타인을, 대중을 정화하는 자연이 주제인 그림들이다. 스님의 명상이 세상의 업을 씻어내는 밀알리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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