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만 회원에 13개 직영 매매 센터 운영… 해외 중고차 수입은 팬 서비스

“2000년에 사업을 시작하면서 장안평 중고차 시장엘 처음 가봤어요. 당시만해도 중고차라고 하면 누군가 타다 버린 차라고만 생각했죠. 그런데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쓸만하기만 한 게 아니라 거의 새것 같은 차량들도 많더라고요. 그때부터 중고차에 대한 개념 자체가 바뀌게 됐어요. 출고돼서 한 바퀴만 굴러도 전부 중고차라는 거죠. 결론적으로 중고차 VS 새차 구분 짓기 보다는 하나의 ‘자동차 유통시장’이라고 보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국내 중고차 전문기업 SK엔카의 박성철(46) 대표는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중고차’의 개념에 대해 낡거나 오래돼 못쓰는 것이 아닌 또 하나의 ‘유통시장’과 같다고 이야기했다.

중고차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타는 사람은 2~3년이 지나도 내 차는 ‘새차’라고 믿고, 차를 구매하는 바이어들은 길거리의 모든 차들을 ‘중고차’로 본다는 점’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SK엔카는 25세~40세 가량의 어느 정도 경제력을 갖춘 남성들 가운데 중고차를 사고 싶지만 시간은 없고, 신뢰성에도 의문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비즈니스 플랜을 내놓아 2000년 사이트 오픈 이후 현재까지 약 130만 명의 회원을 보유, 하루평균 신규 매물 등록 수만 약 5,000대를 기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국에 13개의 직영 SK엔카 매매센터를 운영하며 실직적인 중고차 매매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업 초기만해도 중고차 시장이 ‘신뢰도’가 굉장히 낮았어요. 소비자들은 무조건 딜러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피해를 보는 소비자들이 많았던 거예요. 게다가 호객행위가 난무하고 있어서 차량을 구입한 후에도 클레임처리나 AS를 못 받는 경우가 태반이었죠. 이처럼 중고차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게 급선무인 상황에서 SK엔카가 설립된 거예요.”

박성철 대표는 SK엔카를 설립하게 된 계기를 이야기하며 중고차 시장의 만성적인 문제에 대해 꼬집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중고차 시장이 글로벌 마켓에서 경쟁력이 높다고 말하는 박 대표는 “국내 차량은 고급옵션이 꽤 잘 돼 있는 편인데 개도국이나 더운 지방에서는 에어컨조차 없는 차량이 많아 우리나라 중고차들이 해외에서 선호도가 높은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해외 중고차 수입에 대한 전망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SK엔카에서 해외 중고차량을 수입하고 있어요. 독일, 일본, 미국 등 일부 나라에서 소량으로 수입하고 있는데 개성 표현 욕구가 강한 소비자들을 위해 희소가치가 있는 중고차들을 주로 수입하죠. 또 엔카 고객들 가운데 차량을 자주 바꾸는 소비자들을 위해 다양한 차량을 제공해준다는 차원에서 중고차량을 수입하기도 해요.”

해외 중고차 수입사업에 대해 일종의 펜서비스와 같다고 말하는 박 대표는 “앞으로 나라는 물론 차종과 범위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중고차라는 어휘가 어감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에요. 하지만 부모님이 모는 차도, 친구가 타는 차도 모두 중고찬데 중고차라고 해서 차별하거나 기분 나빠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전 주인의 희로애락이 담겨져 있는 중고차가 더 소중하거나 의미가 있을 때가 있습니다. 생활의 소중했던 추억들이 다른 사람에게 잘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중고차 사업을 하고 싶습니다.”

국내 중고차 시장의 미래에 대한 SK엔카 박성철 대표의 믿음과 열정은 무한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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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희 기자 leonelga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