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포드 시노베이트 아시아대표' 영국소비자의 7가지 특징' 발표

"영국인은 모두 정장을 입은 신사일까요?"

7월9일 영국무역투자청이 개최한 ‘유럽본부 및 지사설립에 관한 세미나’에서 세계적인 소비자 리서치회사인 시노베이트 아시아본부 질 텔포드(Jill Telford) 대표가 참여자들에게 던진 첫번째 질문이다.

텔포드 대표는 이날 영국진출을 계획하는 한국기업을 겨냥해 ‘영국소비자의 7가지 특징’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가졌다.

오랜 소비자소자 경험과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그가 제시한 영국소비자의 7가지 특징은 ▲영국인은 대체로 공적인 부분에서는 점잖고 보수적이다 ▲그러나 개인생활에서는 술과 스포츠에 열광하는 등 공적인 부분에서 보이는 면과 많이 다르다 ▲가십을 좋아하며, 유명인의 사생활을 파헤치는 옐로우 저널이 큰 인기를 끈다 ▲양심적 소비가 대세다 ▲엘리자베스 여왕을 비롯한 전 국민이 첨단기술혁명에 참여하는 추세다 등이다.

기업활동에 대한 규제가 별로 없고, 외국기업에게도 자국기업과 같은 세금을 적용하며,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로도 적합한 영국은 세계시장진출을 목표로 하는 기업에게 여러 면에서 매력적인 나라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부분의 국내 기업인들에게 영국은 생소하고, 진입장벽이 높은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텔포드 대표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영국인을 점잖은 신사의 이미지로만 인식하고 있다”며 “그러나 사생활을 들여다보면 흥청망청 술을 마시고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젊은 여성과 같이 영국인의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기업이 음식이나 술, 패션 사업으로 영국에 진출하면 유망할 것 같습니다. 영국인은 먹고, 마시는 것을 너무나 좋아하는 민족이거든요. 또, 많은 한국인들이 영국패션 하면 굉장히 고급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는 달라요. 영국인들은 한국인들만큼 명품을 선호하지 않거든요. 대다수 영국인들은 싸고, 질 좋고, 개성 있는 옷을 좋아하지요. 패션산업이 발달한 한국은 그런 점에서 매우 유리하다고 봐요.”

호텔 분야 역시 텔포드 대표가 꼽은 영국에서의 유망 사업 중 하나다. 영국인보다 한국인의 서비스가 월등히 우수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한, 전통을 중시하는 영국 고유의 이미지 뒤에는 젊고, 역동적이며, 적극적으로 첨단기술을 사용하는 현대적인 영국이 있다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여왕마저 몇 년 전 본인 명의의 이메일을 개설했고, 2001년부터 모바일폰을 사용하고 있어요. 참, 그리고 아이팟도 소지하고 있다더군요(웃음.) 영국인의 평균 인터넷 사용시간은 한국인보다 길어요. 하지만 영국기업은 한국만큼 IT산업을 개발하지는 못하고 있으니, 한국에서 발달한 게임산업이나 모바일폰 사업으로 영국에 진출하면 전망이 밝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델포드 대표는 그러나 한국 제품에 대한 영국 소비자들의 인식은 그다지 높지않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 ‘양심적소비’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영국에서 어느 나라 제품이냐 혹은 얼마나 유명한 브랜드냐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게 그의 의견이다.

그는 “영국 소비자들은 열린 마음으로 좋은 물건이면 무엇이든 사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텔포드 대표는 영국인으로, 시노베이트 홍콩사무소에서 아시아 소비자와 영국소비자 연구를 함께 하고 있다.


전세화 기자 cand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