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급 아파트형 공장 기대하세요" 수도권 시장에 야심찬 도전장…가산디지털단지 '랜드마크' 세울 것

미분양 아파트가 넘치는 데다 신규 건설물량까지 크게 줄어들면서 건설업계가 심상찮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자금난에 빠진 상당수 중소업체들은 부도 국면으로 내몰리고 있으며, 대형업체들도 보수경영으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을 만큼 사태가 심각하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다. 아무리 어려운 때라도 눈만 부릅뜨면 살 길을 찾을 수 있는 법이다. 그런 점에서 광주ㆍ전남지역에 근거지를 둔 지방건설업체 새천년종합건설(정인채 대표ㆍ이하 새천년)의 당찬 도전이 눈길을 끈다. 새천년은 최근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서 아파트형 공장 ‘IT 프리미어 타워’ 개발에 들어갔다. 이 지역은 첨단 디지털기업이 밀집해 있는 가산디지털단지 가운데 3단지에 해당된다. 가산디지털단지는 현재 1, 2단지에 이어 3단지 조성 작업이 한창이다.

요즘 같은 불경기라면 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다. 더군다나 대형업체의 영향력이 큰 수도권 건설시장에 지방업체가 도전장을 던지는 것도 수월치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새천년 정인채 대표는 과감한 수를 던졌다. 물론 아파트형 공장은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치밀한 시장분석이 선행됐다. 실제 아파트형 공장은 최근 몇 년 새 벤처기업, 중소기업들로부터 꽤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전언이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 아파트형 공장의 분양률이 상당히 호조를 띠고 있습니다. 특히 지상 20층, 지하 2층 규모의 IT 프리미어 타워는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성장지역인 가산디지털단지 내에서도 우뚝 솟은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새천년은 많은 수익을 남기기보다 ‘좋은 작품’을 만들어 선보임으로써 앞으로도 수도권 고객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업체가 되려고 합니다.”

정 대표는 현재 대한토목학회 광주전남지회 부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그는 전남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뒤 3년여 공무원 생활을 거친 뒤 건설업계에 투신했다. 동부건설에서 23년간 엔지니어로 근무하며 토목담당 임원을 역임했을 만큼 ‘정통 토목인’이다.

그는 2001년 약 10억 원의 자본금을 마련해 스스로 최고경영자의 길로 들어섰다. 출발은 미약했지만 30년 가까이 건설현장에서 갈고 닦은 뚝심과 특유의 신뢰경영을 앞세워 해마다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올해 새천년의 매출은 55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정 대표는 사업 초창기 주로 관급공사를 수주하는 전략을 취했다. 사실 관급공사는 따내기만 하면 수익이 보장되는 안전한 사업이다. 문제는 관급공사의 메리트가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국토개발은 큰 틀에서 거의 이뤄졌다고 봅니다. 전체적인 관급공사 물량이 감소하고 있어 저가 수주 경쟁이 붙는 등 이익창출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지요. 중소업체들은 새로운 사업전략과 성장동력을 갖추지 않으면 살아 남기 힘든 현실입니다.”

이런 인식으로 정 대표가 택한 돌파구가 바로 자체 사업이다. 가만히 앉아서 공사 수주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스스로 유망한 사업을 찾아 적극적인 수익창출을 도모하는 것이다. IT 프리미어 타워는 새천년이 자체 역량과 신용도를 바탕으로 시도하는 첫 번째 사업이다.

그런 만큼 정 대표는 남다른 열정과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첫 삽을 잘 들어 수도권 고객들에게 제대로 첫 선을 보이고야 말겠다”는 다짐이다. 평소 신용을 사업의 첫째 덕목으로 삼고 있는 정 대표의 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IT 프리미어 타워는 ‘정보기술의 으뜸, 미래 디지털시대를 선도할 첨단 아파트형 공장’을 지향한다는 의미에서 지은 이름이다. 입주기업을 배려한 설계도 돋보인다. 가령 통상적으로 지하에 배치되는 주차장을 2, 3층으로 올린 것이나, 다양한 지원시설을 갖춰 최대한의 업무 편의를 제공하는 것 등이 그런 사례다. 그 덕분인지 분양 공고가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청약 열기가 뜨겁다고 한다.

전체 131개 실로 이뤄지게 될 IT 프리미어 타워에는 공장 107개, 업무지원시설 13개, 근린생활시설 11개가 들어선다. 공장에는 주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들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가 꿈꾸는 새천년의 미래는 ‘큰 기업보다는 예쁜 기업’, ‘작지만 탄탄한 기업’이다. 즉, 허약한 기초 위에 무리한 외형 성장을 추구하기보다는 탁월한 기술력과 품질력을 갖춘 내실 있는 기업을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경영철학은 어쩌면 그가 고객으로 맞이할 중소, 벤처기업 경영자들에게도 하나의 모티브가 될 것 같다.


김윤현 기자 uny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