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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 브리더 최선미, 순종 고양이 번식 '마이다스의 손'
결혼기념일 선물로 받은 페르시안 고양이 인연… 매년 캣쇼 개최 예정




글 이인선 객원기자 sun906@naver.com
사진 임재범 기자 happyyjb@hk.co.kr



최선미 씨가 브리딩한 두 마리의 아메리칸 컬이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에서 최고의 고양이로 뽑혔다.(위)
젊은이들에게, 특히나 젊은 여성들에게 고양이는 이제 삶의 키워드 중 하나가 되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고양이 관련 커뮤니티만도 300여 개를 훌쩍 넘고 규모가 가장 큰 커뮤니티의 회원은 15만 명에 육박한다.

요물로 취급되던 고양이가 매력적인 반려동물이 된 것은 최근 5년 사이의 변화다. 자연히 순종 고양이를 찾는 사람도, 또 순종 고양이를 번식시키는 캣 브리더를 하고 싶어하는 이들도 늘었다.

미국 CFA(The Cat Fanciers' Association)에 등록된 캐터리(혈통 등록이 된 고양이를 번식, 보존하는 캣 브리더)인 최선미 씨는 이런 변화를 고스란히 체험하고 있다. 그녀 역시 6년 전, 남편에게서 결혼기념일 선물로 받은 페르시안 고양이를 시작으로 캣 브리딩을 시작했는데, 이젠 그 수가 30여 마리에 이른다.

“고양이가 젊은 사람들 코드에 잘 맞아요. 귀찮게 하지 않고 절대적으로 의지하지 않으면서 튕기는 맛이 있거든요. 놀아주지 않으면 알아서 놀아요. 그런데 쉬고 있으면 조용히 다가와서 무릎에 앉거나 배 위에서 꾹꾹이(아기고양이가 젖을 잘 나오게 하기 위해 어미 배를 누르는 행동)를 하기도 하죠. 고양이 좋아하는 사람들은 독립적인 성향과 자기 색깔이 강한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서 그녀에게서 고양이를 분양 받은 이들도 대개 디자이너, 의사, 만화가, 사진가 등의 전문직 종사자들이라고 한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있자니, 어디에 숨어있었는지 고양이들이 주위에 모여들며 낯선 이를 탐색하기 시작한다. 그녀가 브리딩하는, 귀가 뒤로 살짝 말린 아메리칸 컬과 얼굴을 눌러 놓은 듯한 귀여운 인상의 페르시안 고양이들이다. 하지만 경계하는 기색도 없이 곧 몸을 부비며 친근감을 표한다.

“성장기에 따라서 고양이 성격이 달라져요. 태어나고 15일 정도면 눈을 뜨는데, 그때부터 2개월 사이의 관리가 가장 중요하죠. 한 사람이 꾸준한 사랑으로 보살펴주면 사람과 잘 어울리게 되요.”

복층으로 이루어진 그녀의 집 위층에는 나이가 많거나, 중성화(불임수술)했거나 혹은 번식이 가능한 수컷 고양이들을 모아놓았고 아래층에는 태어난 지 6개월 전후의 어린 고양이와 캣쇼에 나갈 암컷 고양이들을 모아놓았다.

발정기가 따로 없는 수컷들의 체계적인 브리딩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어린 고양이들을 집중적으로 보살펴주기 위함인 것. 고양이의 친근한 성격은, 캣 브리더로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캣쇼에서도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캣쇼를 통해서 이 고양이가 얼마나 국제적인 표준에 부합하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요. 꾸준히 재평가 받으면서 고양이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우승을 통해 캐터리로서의 위상도 높아지죠. 눈 컬러나 꼬리 라인, 얼굴 골격 등에 대해서도 평가를 하지만 성격도 중요한 심사기준이에요. 심사위원을 할퀸다거나 하악대면 사회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되어 점수도 떨어지거든요.”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그녀는 고양이와 끊임없이 놀아줬다. 강아지풀처럼 생긴, 일명 오뎅꼬치로 불리는 고양이 장난감을 공중에서 흔들거리면 고양이들이 껑충 뛰어 오른다.

수직운동을 하는 고양이에겐 놀이가 곧 운동인 셈이다. 그런데 장난감에 반응하는 고양이는 어째 아메리칸 컬뿐이다. “아메리칸 컬을 피터팬 고양이라고도 해요. 어릴 때와 자라서의 성격이 크게 다르지 않거든요. 쾌활하고 탄력이 좋아서 점프도 잘해요.” 반면 페르시안은 점잖은 성격이다. 여유 있는 걸음걸이가 귀부인 같은 면모를 지녔다.

그녀의 말을 빌자면 집안의 ‘살아있는 인테리어’일 정도로 아름다운 털은 애묘인들의 로망이 되곤 한다. 하지만 페르시안이 캣쇼에 한번 출전하기 위한 땀과 노력은 고되다.

캣쇼 날짜가 잡히면 몇 달 전부터 준비를 시작하는데, 아메리칸 컬의 경우 목욕시간이 1-2시간인데 반해 페르시안은 3-4시간이 걸린다. 캣쇼할 때만 단장을 할 경우엔 한 올 한 올이 살아있는 듯한 털이 만들어지지 않는 탓이다.

국내 캣쇼는 그녀가 캐터리를 시작하던 2003년에 시작됐다. 그 해 미국에서 분양 받은 그녀의 페르시안 고양이가 베스트 고양이로 뽑히면서 애묘인 사이에서 유명인사가 되었다. 이제는 시간이 흘러 그녀가 브리딩한 페르시안 혹은 아메리칸 컬 고양이가 국내외 캣쇼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러시아 캣 브리더에게 분양한 아메리칸 컬 고양이는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 곳곳의 캣쇼에 출전해 우승을 석권한 경력도 가지고 있다.

브리딩한 고양이 이름에는 캐터리의 이름이 나란히 적히게 되어 덕분에 그녀의 명성도 높아졌다. 그녀의 고양이는 패션화보 등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는데, 일본에서만 발매된 가수 나훈아의 앨범자켓에도 등장한 적이 있다.

그녀는 최근 캐터리로서뿐 아니라 캣쇼 클럽으로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8월 말 자신의 캐터리 이름과 같은 ‘캣플라워’란 이름으로 ‘CFA 캣플라워 캣쇼’를 양재동에서 개최한 것이다.

미국 CFA에서 캣쇼 자격을 부여 받은 클럽은 국내에 5개 정도인데, 그 중 하나가 ‘캣플라워’이다. 앞으로도 캣쇼를 매년 개최할 예정이라는 그녀는 그 동안 비용과 검역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했던 해외 캣쇼에도 직접 도전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캣 브리더에 대해 단순한 호기심이나 수익사업으로 접근하는 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하던 그녀는 GM대우 부사장 내외의 방문을 서둘러 준비했다.

그녀가 브리딩한 아메리칸 컬을 분양한 그들이 여행 동안 맡겼다가 다시 데려갈 시간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아메리칸 컬 중 털이 긴 장모종인 그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그녀가 말한다. “이렇게 긴 털은 사자의 갈기같이 늠름하고 멋스러워요. 털이 짧은 단모종은 몸매와 근육이 아름답죠.” 그녀의 고양이 사랑이 끝날 줄 몰랐다.

◇ 최선미 프로필

국내 페르시안, 아메리칸 컬 캐터리 1호. 국내 첫 CFA 캣쇼에 출전한 그녀의 페르시안 고양이가 베스트 캣으로 우승했다. 그녀가 브리딩한 고양이가 국내외 다수의 캣쇼에서 우승을 거뒀다. 현재 www.catflower.com라는 캐터리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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