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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프라하의 눈물, 그리고 아름다운 패배

김소희 코치,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위해 혼신



‘프라하의 기적’은 없었다. 하지만 승리보다 아름다운 패배가 있었다.

7월 3일 0시40분(한국시간). 제115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열린 체코 프라하의 힐튼호텔 컨벤션 센터는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 투표 결과가 발표되던 순간, 환호와 탄식이 엇갈렸다. 현장에서 가슴을 졸이며 평창 유치만을 고대하던 김소희(27) 국가 대표팀 여자쇼트트랙 코치는 자신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을 가만히 훔칠 뿐,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모습이었다. 아름다웠다.

자리에서 일어나 캐나다 밴쿠버의 승리에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는 그의 모습에서는 한국 여자 쇼트 트랙의 스타라는 사실에 버금가는 스포츠맨십이 빛났다. 거기서 끝날 승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의 패배는 내일의 또 다른 도전임을 알기 때문이다. 동계 올림픽 유치의 꿈은 무산됐지만 세계도 우리나라도 모두 놀란 평창의 높은 득표 결과는 새로운 도전 의식과 기대감을 한껏 부풀리기에 충분했다.

강원도 산골 평창이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 투표에서 세계 유수의 도시들과 막상막하의 선전을 벌인 데는 자신을 던져가며 뒤에서 열심히 뛴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분명 커다란 수확이었다.

특히 개최지 투표에 앞서 벌어진 후보 도시 프리젠테이션은 IOC위원들의 막판 표심에 큰 변수로 작용했다. 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금ㆍ동메달 수상자인 김 코치가 발벗고 나선 프리젠테이션이 가져다 준 결과다. 전형적인 동양 미인에다 수려한 외모와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평창의 ‘드림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지지를 호소한 프리젠테이션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자신감과 의욕으로 똘똘 뭉친 그의 표정과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부동표 흡수의 요체였다. 김코치는 “1표라도 더 받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 하다보니, 올림픽에서 뛸 때 보다 훨씬 떨렸다”고 말했다.

결과는 밴쿠버의 승리였지만 그에겐 최선을 다했기에 뒤돌아 보는 아쉬움은 없어 보였다. 그는 “기회가 되면 스포츠 행정쪽에 진출하고 싶다”며 “2014년 동계 올림픽 개최를 위해 다시 한 번 뛰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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