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세계여행] 캐나다 알버타주 공룡주립공원


쥬라기 공원으로 떠나는 시간여행
공룡화석의 7,000만년 전 지형 '배드 랜드'

공룡의 화석이 발견되고 있는 캐나다 알버타주 공룡주립공원. 우리나라에서는 공룡 발바닥 화석이 발견된 것만으로도 화제가 되는 반면 이곳에서는 머리에서부터 몸통, 팔, 다리 등 한 마리의 공룡이 온전한 모습을 한 채 화석으로 쉬 발견된다. 마치 살아 있는 듯한 그 생생한 모습은 도시인에게 그야말로 충격이다.

캐나다 알버타주 캘거리에서 북동쪽으로 120㎞ 남짓 가다 보면, 끝없이 계속되는 푸른 대초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바위와 모래뿐인 황량한 들판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른바 배드 랜드(bad land)라 불리는 이곳은 오랜 세월에 걸친 빙하와 폭우의 침식 작용으로 형성된 황무지인데 공룡화석의 보고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일대의 지층은 약 7,000만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미 발견된 공룡화석만도 수십 만 점에 이른다.

흙과 모래 등으로 뒤덮인 배드 랜드는 흡사 미국의 그랜드캐년을 그대로 축소시켜 놓은 것과 같다. 그 많은 초록빛 숲은 온데간데없고 허연 속살을 내비친 황폐한 대지. 오죽했으면 배드 랜드(bad land)라 불렸을까.


공룡 마스코트 소도시

배드 랜드의 중심에 드럼헬러같은 작은 도시들이 있다. 도시의 마스코트처럼 공룡 동상들이 세워진 이색 도시인데 그리 특별히 볼만한 것은 없다. 다만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공룡주립공원으로 가는 관문이라는 점에 그 의미를 둔다.

도심에 서서 주변을 돌아보면 야트막한 산이 시야를 가로막는다. 사실은 시야를 가로막는 산은 산이 아니라 평지에 해당한다. 도시 자체가 지대가 낮은 협곡 속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 6,000명, 아주 사소한 일조차 이곳에서는 대단한 화제가 될 것만 같은 소도시가 주는 인상은 편안하다. 아니 너무 조용하다. 도심에서 불과 10여분 거리에 로얄 티렐 고생물박물관이 있다. 박물관은 1985년 10월 일반에 개방됐다. 이 지역에서 발견된 공룡화석을 연구, 전시하는 곳으로 35개의 완전복원된 공룡들이 인상적이다. 다양한 종의 공룡화석이 발견된 것은 물론이고 이 지역에서 발견된 공룡화석만으로 채워진 박물관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특히 티렐 고생물박물관이 관심을 끄는 것은 단순한 전시 중심의 박물관이 아니라는 점. 수십 명의 연구원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현장 탐험에서부터 화석채취, 화석복원, 연구보고 등의 적극적인 연구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5월부터 10월까지는 연구원과 함께 화석채취 탐험에 나설 수도 있다.

드럼헬러 외곽 10㎞ 지점에는 배드 랜드 지형으로 인해 생겨난 기묘한 바위군인 후두스가 있다. 버섯모양의 바위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이 신기하다. 후두스는 아프리카어로 ‘신기하다’는 의미의 말로 바람과 물과 세월이 만들어낸 신비로운 조화다.


거친 지면 배드랜드 체험

드럼헬러에서 레드 디어 강을 따라 남서쪽으로 약 2시간 정도 내려가면 드넓은 베드 랜드 지형이 펼쳐진 공룡주립공원에 이른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알버타주 남동부의 브룩스시에서 북동쪽으로 약 50㎞지점에 위치한 거대한 배드랜드의 중앙에 위치한다.

이곳은 드럼헬러에서 보았던 배드랜드와는 그 규모가 다르다. 누군가 대지를 푹 파놓은 듯한 거친 대지, 배드랜드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다는 사실을 금방 깨칠 수가 있다. 드럼헬러에서 보았던 후두스가 이곳에서는 너무나 흔한 볼거리(?)다. 그만큼 많이 발견되기 때문인데 그 모양이 전통적인 버섯모양엣 스핑크스, 피라미드 형상을 한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몇몇 공룡화석은 박물관으로 옮겨 놓지도 않고 그 현장에 가건물을 세우고 보존한 것도 있어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앙상하게 뼈를 드러낸 공룡 화석, 서너 마리의 황소를 助틂塚?듯한 거대한 몸체의 공룡화석 등을 현장에서 감상할 수도 있다.

이곳에서는 1889년 고고학자 웨스턴이 레드 디어 강 계곡에서 공룡의 화석을 발견한 이후 지금까지 모두 25종 이상의 공룡뼈 화석이 발굴되었다. 약 7,500만 년 전의 백악기 지층에서 공룡이외에 어류, 양서류 등의 화석이 발견되기도 했다.

20세기 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고생물의 화석을 경쟁적으로 채취해 가자, 정부에서 1925년 발굴된 화석의 거래를 금지하고 발굴도 엄격하게 규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 후 1955년 주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1979년 유네스코 세계 자유유산 목록 가운데 자연공원으로 등록되었다.

공원 내에는 건조한 기후에도 불구하고 많은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레드 디어 강가에는 코든 우드 나무가 집단 서식하고 캠프장, 피크닉장소, 하이킹코스 등이 마련되어 있다.

공원 관람을 위한 버스투어가 마련되어 있다. 하루 4회 정도 운행하는 버스 투어는 거친 지형을 달릴 수 있는 버스에 관광객을 태우고 배드랜드 지역을 돌아보면 공룡화석이 발견된 현장, 생물들을 감상하는 것. 물론 예약이 필수다.

개별적으로 공원내부를 탐사할 수도 있지만 외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이라면 불편한 점이 많다. 이직까지 한국어로 된 자료나 안내문을 찾아볼 수 없다.

또 1987년에 개관한 로얄 티렐 고생물박물관 별관이 있는데 발굴된 공룡화석에 관한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유네스코 트레일

유네스코 트레일은 알버타주내에 위치한 유네스코 자연유산을 답사하는 여행 프로그램이다. 캐나다에는 총 13개의 지역이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그중 무려 5개가 알버타주에 위치한다. 그것은 공룡주립공원, 헤드 스매쉬드 인 버팔로 점프, 위터튼 레이크 국립공원, 밴프&제스퍼국립공원, 우드버팔로국립공원 등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캐나다 여행상품이 대부분 밴프&제스퍼국립공원을 중심으로 한 로키산맥 관광이 대부분인 현실을 감안할 때 당장 여행상품으로 개발되기는 어렵지만 캐나다 재방문객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이나 학생, 교사들을 상대로 한 학술탐사에는 매우 잘 어울리는 여행의 테마가 된다. 캐나다관광청☎02-3455-6065


☞ 비자 1994년 5월 1일부로 캐나다 체재 기간이 6개월 미만이고, 관광, 친지방문의 목적으로 캐나다를 방문할 경우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다. 그러나 단기적이라도 캐나다에서 직업을 가질 경우나 6개월 이상의 어학 연수를 갈 경우에는 비자를 받아야 한다.

☞ 시차 알버타주와 한국과의 시차는 -16시간이다. 하지만 시차보다 적응하기 어려운 것이 일광시간이다. 알버타의 여름엔 새벽 5시부터 밤 10시30분까지 해가 지지 않아 충분한 수면을 취하기 어렵다.

전기환 여행작가


전기환 여행작가 travy@travelchanne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