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 續續 힐러리 vs 커울터

좀 엉뚱한 발상 일지 모른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지난 1월 국정연설에서 밝힌 “이라크가 나이제르에서 우라늄을 구입한 정보가 있다”는 대목에서 출발, 정보 조작ㆍ남용의 혐의가 확대되면 미국 내 베스트 셀러 논픽션 부문 순위가 어떻게 바뀔까 하는 것을 상상해 보는 것이다.

다시 말해 7월 첫주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있는 힐러리의 ‘살아있는 역사’를 2위인 커울터 (여지껏 필자는 발음을 착각, Coulter를 커틀러라 잘못 썼다.)의 ‘반역’이 따라 잡을까 하는 상상이다.

커울터는 부시의 이라크 침공을 반대하는 민주당을 ‘미국에 반역하는 자유주의자들의 집단’임을 책에서 명백히 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내년 대선후보와 상원의 일부의원은 “이라크 의 대량살상 무기에 대한 부시, 그의 안보보좌관 라이스의 정보 조작 및 남용은 청문회와 탄핵감이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 속에 커울터는 지난 6월 24일 책을 낸 후 전국에서 160 여 차례 TV 방송과 신문 인터뷰에서 “힐러리와의 랭킹 싸움에 자신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녀의 책은 내 책보다 2 파운드 더 나간다.(562쪽 대 355쪽) 그녀의 책은 듬직한 것이다”고 답했다. 책 무게와 그녀가 지지하는 부시의 지지도 하락의 영향인지 그녀의 책은 이번 주 NYT에서는 2위에서 4위로 밀려났다. 힐러리의 책은 5주째 1위다.

워싱턴 포스트의 칼럼니스트 리차드 코헨은 조금은 냉소적으로 그녀의 책을 평했다. “이 책은 자유주의자에 대한 야유다. 1950년대 이래의 민주당은 반역자의 당이라는 주장의 재현이다. 그녀의 책 마지막 줄에 ‘자유주의가 도착한 마지막 논리는 반역이다’는 표현은 이 책의 모든 것을 말해 준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에 오를 것이다. 그렇게 되면 보수주의 운동은 자진(自盡)할 것이다. 그런 행복한 때가 오기를 바란다”고 혹평했다.

그녀를 반 자유주의 언론의 주축의 하나인 ‘프론트 페이지’의 칼럼니스트로 데려간 발행인 데이빗 홀로위츠(1960년대 뉴레프트 운동의 기수. ‘극좌주의자의 아들’의 저자)는 “나는 앤 커울터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칼럼에서 그녀의 잘못을 지적했다.

홀로위츠는 민주당을 반역자의 당으로 삼는다면 존 케네디 대통령은 반역자인가, 소련과 베를린, 쿠바에서 맞선 그는 친공산주의자인가에 대해 커울터의 견해가 모호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녀는 폭스 케이블 TV에 나와 이와 관련, 이렇게 답했다. “그는 공화당 대통령보다는 약했다. 그러나 나는 민주당이 제도적으로 반역성이 있다는 것을 내 책에서 주장했다.”

“어쨌든 케네디는 반역자인가?”, “아니다. 그는 반역자는 아니다.” “그렇다면 그는 반역죄를 범했나?”, “그는 심정적으로는 우파였다. 좋지 않은 정책가에 둘러싸여 나라의 안보를 망쳤다.”

홀로위츠는 케네디의 안보를 도운 국무, 국방, 재무장관은 공화당원이었고, 닉슨보다 더 반공적이었음을 명확히 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코헨과 홀로위츠의 평의 영향인지 워싱턴포스트의 베스트 셀러에는 7월4주에 힐러리의 책은 4위에서 1위로, 커울터는 2위에서 4위로 밀려났다.

힐러리의 자서전 ‘살아있는 역사’에 대한 비평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우파를 대표하는 ‘위크리 스탠더드’의 사외 편집자인 오르케는 서평에서 “이번 여름 읽지 말아야 할 책 중의 하나가 이 책”이라면서 “대통령의 아내, 외딸의 어머니로서의 인간성을 너무 부각시켰고, 정치적 야심을 부부의 사랑으로 은폐했다”고 혹평했다.

오르케는 “그녀가 남편 클린턴과 함께 펼친 8년은 ‘하수도 쥐새끼’같은 조지 스테파노플러스(클린턴 정부 초대 대변인), ‘방울형 지렁이’같은 시드니 부루멘탈(클린턴 정부 2기 언론 담당 수석보좌관)을 활용해 르윈스키 사건을 호도한 ‘지옥’의 시대였다”고 썼다.

힐러리에 의해 94년 의회 중간선거 실패 후 다시 백악관 선거 전략가로 95년 스카우트 된 딕 모리스는 점잖게 힐러리에게 공개 편지를 보냈다. “당신은 내가 클린턴의 보좌관들과의 불화로 90년 아칸소 주지사 선거 후 클린턴을 떠난 것처럼 썼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한 선거 대책회의에서 내가 그에게 대들자 나를 부엌 바닥에 팽개치고 목조르고 때리려는 그를 도저히 섬길 수 없었다. 그때 당신이 그를 말리지 않았다면 큰 일이 났을 것이다. 당신의 회고록에서처럼 사실을 왜곡 하는 게 싫어 나는 클린턴과 등졌다.”

힐러리와 커울터의 두 책은 극우, 극좌가 서로를 죽이려 싸우는 것이 책의 판매고는 올리나 자유주의 실현이나 강화에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음을 말蠻娩?

박용배 언론인


박용배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