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맞아 룸살롱 아르바이트 급증, 누드모델, 안마시술소 도 인기

[르포] 여대생 황색 아르바이트 집중 점검

방학맞아 룸살롱 아르바이트 급증, 누드모델, 안마시술소 도 인기

지성의 전당인 대학이 유흥업소 ‘공급기지’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방학을 맞아 황색 아르바이트에 뛰어드는 여대생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 일대의 룸살롱이나 안마시술소에서 여대생들을 만나는 게 더 이상 이야기 거리도 안될 정도다.

지난 10일 홍대 인근에 위치한 한 대로. 한 남성이 지나가는 취객들을 상대로 열심히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다. 다름아닌 인근 룸살롱에서 고용한 호객꾼이다. 그는 “늘씬한 여대생을 다량으로 확보하고 있다”며 업소를 홍보하는 전단지까지 나눠준다.

취재진이 관심을 보이자 인근에 대기하고 있던 고급 승용차가 곧바로 모습을 드러낸다. 차가 멈춘 곳은 서교동 서교호텔 인근의 N노래클럽. 하지만 말이 노래클럽이지 내부는 초호화 룸살롱이나 다름없다. 내부 인테리어나 규모가 강남 일대의 ‘10% 룸살롱’ 못지 않다.


"여대생 구합니다" 벽보

클럽측에 따르면 이곳에서 일하는 여성 중 절반 가량은 인근 대학에서 공수한 여대생들이다. N클럽 조모 부장은 “까다로운 절차를 통해 서울 뿐 아니라 수도권 일대의 대학에서 재학중인 여대생들을 뽑아왔기 때문에 수질은 최고다”며 “원한다면 즉석에서 학생증을 확인해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방학을 맞아 황색 아르바이트에 뛰어든 여대생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업계의 추정에 따르면 현재 밤업소에 나가는 여대생들의 수는 이미 전체 ‘나가요 걸’의 30~40%를 상회한다. 더군다나 방학까지 겹쳐 밤거리를 헤매는 여성들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의 특징은 업주와 여대생의 역할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종전까지만 해도 마담이 직접 업소에서 일할 아가씨를 물색하러 다녔다. ‘물좋기로’ 소문난 홍대나 신촌 인근의 카페를 돌아다니며 마음에 드는 아가씨를 찾았다.

그러나 요즘은 상황이 전도됐다. 알아서 찾아오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업주측에서 아르바이트를 원하는 여성들을 상대로 면접을 실시하는 진풍경마저 연출되고 있다.

실제 모 여대 부근 인근 골목에는 여대생들을 구하는 유흥업소 구인 벽보를 쉽게 볼 수 있다. 벽보마다 ‘출근시간 자유’ ‘당일결제 가능’ 등 여대생들의 구미를 자극하는 조건들이 빼곡하게 적혀있다. 일부의 경우 “단기간에 목돈을 벌 수 있다”며 노골적으로 여대생들의 탈선을 부추기기도 한다.

이곳에서 만난 여대생 김모씨(23)는 “요즘 학교 주변에서 이 같은 광고를 보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며 “돈이 급한 사람은 이미 벽보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어 자세한 조건까지 문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업소에서는 이 같은 과정을 통해 확보된 여성들을 상대로 1차 심사 과정을 거친다. 손쉽게 목돈을 만질 수 있다는 생각에 여대생들이 대거 몰리면서 그 중에서도 괜찮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단계다. 조건에 미달하는 여대생들은 그 자리에서 집으로 돌려보낸다.

KBS 별관 인근에 위치한 B룸살롱 마담 오모씨(28)는 “학력이 딸려 어쩔 수 없이 유흥업소에서 일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요즘은 오히려 목돈을 만질 욕심에 여대생들의 지원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성업중인 안마시술소에도 여대생들이 몰리기는 마찬가지다. 이들 업소는 보통 ‘스포츠 마사지’ ‘휴게텔’ 등의 간판을 내걸고 영업중이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가 ‘여대생 안마시술소’로 특화해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얼마 전 이곳을 다녀왔다는 김모씨(28)는 “역삼동에 위치한 P업소와 A업소에 가면 여드름이 아직 가시지 않은 여대생들이 나와 안마를 한다”며 “여대생 안마시술소에 대한 소문은 이미 알만한 사람은 알고 있는 사실이다”고 말했다.

여대생들이 안마시술소로 몰려드는 이유는 비교적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들이 하루에 받는 돈은 평균 9만~12만원. 어느 정도 숙련되면 하루에 15만원도 벌 수 있다. 게다가 룸살롱과 같이 손님에게 시달리거나 2차를 나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여대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LA원정 아르바이트족

최근에는 국내는 좁아 해외로 원정을 나가는 ‘원정 아르바이트족’까지 등장했다. 미국 LA의 경우 이미 ‘대한민국 서울시 나성구’라고 불릴 정도로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때문에 한국식 섹스산업도 고스란히 이전돼 있는 상태다. 이들은 관광비자로 출국한 뒤, 교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룸살롱이나 안마시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미국과 한국 언론에도 등장했던 일종의 안마시술소인 ‘에스떼’가 대표적인 예. 이밖에도 출장 안마에 노래방 도우미까지 적지 않은 여대생이 미국으로 건너가 동포들을 상대로 몸을 팔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돈을 벌면서 ‘외국물’을 먹어보겠다는 심산이다. 그러나 생각과 달리 상처만 받고 돌아오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는 게 경찰측의 설명. 경찰청 외사과의 한 관계자는 “미국 LA 등지에서 룸살롱이나 단란주점을 퇴폐적으로 운영하다 현지 경찰에 검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곳에서 고용한 여종업원 중 상당수는 국내에서 건너간 여대생들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추세에 대해 우려하는 눈빛으로 지켜보고 있다. 이명구 성인문화평론가는 “생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하는 학생도 있겠지만 상당수가 흥청망청 쓰다 보니 빛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경우다”며 “물질만능 시대의 마수가 학생들로까지 파고드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여대생들 무드모델 '붐'
   

여대생들 사이에 누드모델 붐이 일고 있다. 종전까지만 해도 여대생들이 누드모델로 활동하는 사례는 좀처럼 드물었다. 그러나 누드모델에 대한 인식이 좋아진데다 수입이 짭짤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누드모델로 입문하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누드모델협회 하영은 회장은 "방학http://www.chosun.com/w21data/html/news/200307/200307240046.html을 맞은 요즘 '어떻게 하면 모델이 될 수 있냐'는 문의전화가 끊이지 않는다"며 "여러가지 절차를 통해 테스트를 가진 후 합격하면 모델일을 주선해주고 있다"고 귀띔했다.

일단 회원에 가입하게 된 여대생들은 그림 모델에서부터 사진 모델, CF 및 영화 대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게 된다. 몇시간만 고생하면 수십만원을 벌 만큼 벌이가 괜찮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일부 부도덕한 업자들이 누드모델 입문을 미끼로 추파를 던지기 때문이다. 하 회장은 "누드모델의 경우 체계적인 교육이 필수이기 때문에 협회를 통해 입문하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이석 르포라이터


이석 르포라이터 zeus@newsbank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