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 훤하게 삽시다] 운동이 삶의 질을 높여준다

우리의 원시인 선조들은 의식주를 직접 해결해야만 했었다. 직접 들과 산으로 나가 동물을 사냥하여, 직접 껍질을 벗기고 요리를 하고, 옷과 움막을 지어야 했다. 태초 우리의 몸은 그러한 원시생활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졌다. 그런데 문명의 발달은 우리가 직접 움직이지 않아도 우리의 필요들을 해결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의 몸은 하루 종일 움직이도록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활발히 움직여야 강해지고, 사용하지 않으면 약해진다. 오랜 기간 석고붕대를 감아 움직이지 않았던 팔과 다리가 석고를 푼 후 위축되고 뻣뻣해져 초라해 지는 것을 경험한 분도 있을 것이다. 생활이 편리해져 컴퓨터 앞에 않아 손가락 움직이는 것만으로 생활을 꾸려나갈 수 있는 요즘이야 말로 정말로 운동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운동의 장점을 알고 있지만 실제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새로 운동을 시작하는 것은 당장 귀찮고 성가신 일인 반면 운동에 의한 이점은 운동을 시작하고 한참이 지나야 피부로 느껴진다. 보건사회연구원과 보건복지부가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보면 성인인구의 73.7%가 평소에 전혀 운동을 하지 않으며, 주 1회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비율은 불과 26.3%이다.

건강에 도움이 되려면 최소한 1주일에 3번 이상, 한번에 20분 이상 운동해야 하는데 이러한 기준을 적용시킨다면 운동을 실천하는 비율은 전체 성인인구의 8.6%에 불과하다.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운동을 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더니 가장 흔한 대답은 역시 “운동할 시간이 없다” 였다. 하지만 운동을 위해 필요한 시간은 하루 20분 정도로 짧다. 이 정도는 뉴스, 드라마, 연예가 소식을 보며 보내는 시간, 커피 한잔하면서 담배 피우는 시간, 전화로 수다 떠는데 걸리는 시간보다 짧은 시간이다. 우리가 운동을 하지 않는 진짜 이유는 운동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몸을 움직이고 정신을 움직이는 데에는 산소와 에너지가 필요하다. 규칙적인 운동은 우리 몸이 산소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한다. 그러므로 좀 더 많은 일을 하고 좀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도 덜 지치게 된다. 반대로 운동 부족이 되면 매일 매일의 일상생활 즉, 걷기, 쇼핑하기, 청소하기 등도 조금만 더하면 힘들어지게 된다. 이는 몸이 산소와 에너지 이용을 효율적으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에너지를 비축해두면 기운차게 더욱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아도 이에 적응 할 수 있는 여력이 있어 쉽게 견디어 내므로 일을 처리하는 데 생산성도 높아진다. 근육이 늘어나고 군살이 없어져 외모도 좋아지며 성장호르몬 분비도 많아져 젊어진다.

밤에도 깊게 잘 수 있고 아침에 상쾌하게 일어난다. 요통, 두통, 감기 등 잔병 치레도 덜 하게 되니 의료비도 절약된다. 무엇보다도 규칙적인 운동으로 힘이 넘치게 되면 하루 일과를 마친 후 좋아하는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겨 삶의 질이 좋아진다. 하루 동안 해야 할 일을 마치고도 남은 에너지가 생긴다면 파김치가 되어 집에 돌아와 씻지도 못하고 TV를 켜둔 채 잠들어 버리는 일과 주말에 하루 종일 잠을 잔다고 가족들에게 구박을 받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무엇인가 자기 자신을 위해 좋을 일을 규칙적으로 할 수 있을 만큼 통제된 삶을 산다는 것에서 자심감과 자존심이 높아진다.

이렇게 좋은 운동도 무조건 나가서 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이 글을 읽고 당장 오늘 밤부터 나가서 뛰게 되면 내일은 하루 종일 장단지가 아플 것이고, 오후에는 졸립고 더 피곤해지게 된다. 운동에도 따라야 할 규칙이 있다. 다음 주에는 어떻게 하면 바르고 쉽게 운동을 생활화 할 수 있는가를 이야기 해보겠다. 독자 여러분들도 자신에게 적합한 운동 방법들을 한 주 동안 궁리해 보는 것을 어떨지요?

박현아 가정의학 전문의


박현아 가정의학 전문의